영화, 포스터 그리고 사람들 - 영화의 첫인상을 만드는 스튜디오 이야기
이원희 지음 / 지콜론북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책이 '종이로 된 실물 책'으로서 굳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정제된 정보를 집약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어떤 종류로든 인터넷에 올라간 글들을 '책'으로 만드는 과정은 지난하고 길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검열을 거친 후에야 그 글은 비로소 '책'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과정들을 거치지 못한 어설픈 책은 '책'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 포스터 그리고 사람들> 같은 책이야말로 '책'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잘 보여주는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영화의 포스터를 디자인하는 여러 회사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피그말리온, 프로파간다같은 영화나 디자인에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한 번쯤 들어보았을 디자인 회사 말이다.  

저자 이원희는 우선 그들이 만든(디자인 한) 포스터와 영화들에 대해 말한다. 그러고 난 뒤 그 포스터를 디자인 한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의 회사의 약력이나 이력에 대해 말하고 난 뒤, 포스터를 그렇게 디자인하게 된 과정과 계기, 의도에 대해 말한다.  

중간 중간 삽입되는 영화의 포스터와 그들의 작업 공간의 멋진 모습은 이 책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디자인과 관련된 책이기 때문에 북디자인도 상당히 멋지고 높은 수준이다.) 


이 책은 실로 발로 뛰로 발로 쓴 느낌이 물씬 든다. 풍성한 취재와 이야기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영화나 포스터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흥미로워 할 만한 가치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이 책이야말로 '책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라고 거창하게 말한 것이다. 

스마트폰이라는 매체의 등장으로 누구나 어디서든 개방된 공간을 향해 글을 쓸 수 있게 된 시대여서 그런지, 어딜가든 넘치는 텍스트를 볼 수 있다. 실로 텍스트 과잉의 시대인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정말로 의미있고, 정제된 텍스트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은 정말로 잘 짜여진 글과 구조 덕분인지 읽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준다. 굳이 이 분야에 관계가 없다고 해도 한 번쯤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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