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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 공동 통화가 어떻게 유럽의 미래를 위협하는가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박형준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몇 년 전 유럽여행을 갔던 적이 있었다. 우연찮게 프랑스에서 스페인 사이의 국경을 '걸어서' 넘어간 적이 있는데, 그때의 경험이 아주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 대륙과 이어진 곳에 살고 있지만, 분단국가이다보니 마치 섬같은 곳에 살아서 그랬던 것 같다. 국경 표시 같은 것도 없이 걷다 보니 스페인이었다.
흥미로운 것들 중 하나는 그날 아침에 들어갔던 슈퍼와 스페인에 도착해서 갔던 슈퍼의 물가가 무척이나 달랐다는 것이었다. 스페인 쪽이 거의 0.7배 정도로 쌌던 것으로 기억한다. 같은 '유로'를 쓰는데 이만큼이나 물가가 달랐다는 것은 놀랍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차이는 있다. 강남대로에서 먹는 김치찌개와 우리 집 근처의 허름한 식당에서 먹는 김치찌개의 값은 전혀 다르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가 수십 개국의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 발생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것은 유럽(유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로>는 단일 통화를 쓰는 여러 나라-유럽과 유로에 대한 책이다.
그리스나 스페인의 경제 불황과 영국(유로는 쓰지 않았지만)의 유럽연합 탈퇴 등의 이슈는 2000년대 경제, 사회계의 큰 이슈였다. 이 책은 그러한 유럽의 경제적 정치적 상황들에 대해 '유로'라는 단일 통화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일어났던 스페인 카탈루냐의 독립 운동도 단일통화 유로 사용과 그것으로 인한 경제 불황과 깊은 연관이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단일 통화의 사용을 실패로 보고 있다. 그리고 책 전반을 거쳐 그러한 단일 통화 사용이 왜 실패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실패해왔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
사실 책의 세세한 내용들을 전부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그만큼 두텁고 깊이가 있는 책이기 때문에 그랬다. 하지만 우리나라와는 또 다른 역사와 상황을 가지고 있는 유럽 지역의 나라들에 대해서 '통화'를 통해 분석, 이해하는 부분은 분명히 흥미로웠다.
유럽연합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궁금증, 광대한 범 국가적인 지역에서 단일 통화를 쓰는 것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