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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가 온다
백가흠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거듭 의문을 가지고 여기도 몇 번이나 쓰긴 했지만 세상에 문학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특히나 이런 소설을 읽을 때에는 그 의문이 더 커진다. 확실히 대다수의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사는 주인공들의 이야기, 그것도 가능한 특이하고 기괴하게 비틀어진 이야기를 만들려고 하는 이러 소설을 읽을 때 말이다. 대체 주변에 자신의 아내가 다방 레지여서 마을 사람들이 대부분 관계를 가졌고, 그것을 복수하기 위해 관계를 가진 사람들의 부인을 전부 겁탈하고 도망친 후 명태잡이 원양어선을 타고 우르과이로 도망쳐 양치기가 된다는 사람이 어디있단 말인가. 물론 이야기는 인상깊고 재미있다. 소위 말하는 '문학적'가치는 있을지언정 이런 소설을 어따 써먹겠는가. 사실대로 말하면 나도 근래 읽은 소설집 중 가장 재미있는 편이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그렇기 때문에 소설이 단순한 오락인 것일까. 현실을 떠난 단순한 오락. 그렇다면 다른 모든 오락들과 마찬가지로 문학도 싸구려 취급을 받아야 하는데, 그게 그렇지 않다.
대체 이런 너무도 '문학적인'문학이 갖는 의의는 대체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