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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 - 디자인 오피스 넨도의 사토 오오키
사토 오오키 지음, 이현욱 옮김 / 미디어샘 / 2017년 7월
평점 :
사토 오오키의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는 아주 재미있는 책이다. 저자 사토 오오키는 디자인 회사 '디자인 오피스 넨도'의 대표이다. 이 책은 저자가 '디자인 오피스 넨도'를 운영하며 버려진 수많은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모아놓은 책이다.
사실 성공을 하려면 실패를 알아야 한다. 하나의 완성된 기획안을 100이라고 놓는다면, 기획안을 쓰기 위해 모아야 하는 정보는 최소 120~150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모은 것을 큐레이팅하고 정리해야 하나의 완성된 기획안이 나온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정말로 흥미롭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은 완성되기 위해 떨어져 나간 20~50사이에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런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떨어져 나가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너무 파격적이어서 결정권자가 그것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마케팅을 할 때 이런 경향이 많다. 새로운 것은 리스크가 크고, 그래서 결정권자들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한다. 다음으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아이디어 자체는 재미있고 좋지만,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려운 경우(기술 등의 문제)가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경우는 기록해 두었다가 시간이 지나고 살리는 방법이 있다.
이 책은 그렇게 떨어져 나간 아이디어들에 대해 쓰고 있다. 예를 들어 이 책에 등장하는 '쓰레기통'을 디자인하는 데는 꽤나 많은 품이 들어갔다. 최종 시안으로 나온 것들도 6개나 되지만 그것들을 제외하고도 기획 단계에서 폐기된 재미난 아이디어들이 많다. 다소 부족하고 완성도 떨어지는 의견들이겠지만 그것들이 정말로 아무런 의미가 없을까? 그건 아니다. 모두 무언가 '딱' 맞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딱' 맞는 순간은 다음 번에 다시 올 수 있다. 그럴 때를 대비해 우리는 아이디어를 비축하고 저장해두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은 굳이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지 않아도 재미있는 일반론적인 성향이 있다. 대부분의 일들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이 사업을 하고 있거나 할 생각인 사람에게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제공해 줄 것이다. 물론 일반 교양서로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