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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테라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6월
평점 :
1.카스테라
이 소설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소설. (내 생각으론)그리고 가장 잘 쓴 소설.(가장 마음에 드니 가장 잘 썼다는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하다.) 묘하게 환상적인 이야기와 씁쓸하면서도 가슴 따뜻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언덕이라곤 해도 이렇게 아스팔트가 잘 놓여진 길인데 왜 인간들이 안 오는 거지?
(중략)
불쾌지수가 높은 날도 불쾌지수가 낮은 날도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여름이었다.
나는 늘 불쾌할 정도로 외로웠다.
-카스테라,박민규
2.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작가가 인터뷰 등에서 항상 말하던 시스템에 관한 소설.
역시 세상은 이런 식이지.
3.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작가는 분명 한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새로운 이야기만 쓰려고 해도 결국은 각각의 소설에선 공통점을 찾을 수 밖에 없다. 이 소설집에선 드문드문 '삼미 슈퍼스타즈'의 인격이 뭍어나는데 이 소설이 바로 그 하나.
원래 좀 노는 편이었는데, 이상하게 그날 이후 나는 조용한 소년이 되어버렸다.
(중략)
그것은 슬픈 일도 기쁜 일도 아니었으며, 누구를 원망할 성질의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박민규
4.몰라 몰라, 개복치라니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5.아, 하세요 펠리컨
어쨌거나 박민규의 소설이 가볍다고 진지하지 못하다고 까대도,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 그리고 의미 있다.
6.야쿠르트 아줌마
박민규식 '개구라'
7.코리언 스텐더즈
이 소설집에서 역시 가장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 외계인의 공격을 받는 공통체라. 역시 현실을 직시하며, 주인공은 인간적으로 나약하다. 무척 마음에 든다.
그 공동체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나는 지금은 사라진 kbs1의 제 3지대 라는 프로그램에서 봤기 때문에 더욱 그의 소설엔 리얼리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8.대왕오징어의 기습
고등학생이 된 이후로 b와는 대왕오징어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던 주인공이었지만 대왕오징어는 주인공도, b도 잊지 않고 있었다.
어쩌지? 저공비행으론 자칫 요격될 가능성도 있어. 너도 알잖아?
-대왕오징어의 기습,박민규
9.헤드락
확실히 아무리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학자라도, 가장 예술적인 소설을 쓰는 소설가라도, 그에게 화가 난 최홍만과 밀실에 가두어두면 무릎꿇고 사죄할 수밖에 없다. 깊은 생각과 많은 지식은 이토록 의미없는 것이다. 그것을 너무도 잘 표현했다. 이 작가는.
잘못했습니다.
라는 사실을 부디 호건이 알아주길 바랐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잘못했습니다 가 계속해서, 게다가 진심으로 - 터져나왔다.
-헤드락,박민규
다시 봐도 슬프고, 처참하다. 화가 난다.
10.갑을고시원 체류기
마찬가지로 동시대에 대한 정면 응시와, 삼미 슈퍼스타즈의 인격.
나도 고등학교 때 한 달 정도 고시원에서 살아봤다. 생각 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