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진욱 옮김 / 문학사상사 / 199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 놓은지는 거의 일년 가까이 되어가는 것 같지만 읽지 않아서 이번 기회에 마음을 먹고 읽는다. 이 책을 읽은 것은 고등학교 2학년 12월(J의 생일 선물로 사줬는데, 오히려 내가 먼저 읽게 되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 언젠가(이것도J에게 빌려 읽었다). 이번이 세 번째다.

세 번을 읽지만 역시 하루키 최고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와 세계의 끝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는 두 가지 이야기가 교차적으로 진행되는데, 두 이야기는 각자 읽어도 좋을 만큼 다르고, 반대로 각자 읽으면 안 될 정도로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전자는 여타 하루키의 작품(쥐 시리즈나 상실의 시대 등등)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쨌든 삼십대 초반의 이혼남이 주인공이니 말이다. 그러나 네러티브라는 면에서는 다른 작품들과 많이 다르다. 현실과 환상사이에서 시소타기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된다. 주인공이 가끔 슈퍼마켓에서 쇼핑하거나 음식을 만들기도 하지만, 이런 저런 모험도 한다는 점에서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계의 끝 파트인데 이건 하루키의 어느 소설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든다. 완벽히, 그리고 매력적인 환상의 세계를 제조함으로써 하루키는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부족한 점을 매꿈과 동시에 주제를 강화시킨다. 문체 또한 같은 작가가 쓴 작품이니 완벽히 다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분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그리고 완전한 설명을 해주지 않는 하루키답게 그림자나 벽, 문지기 따위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데 그것이 아주 재밌다.

자세한 건 2권을 읽고 생각해 봐야겠다.

 

뒤에 부록으로 붙어있는 해설은 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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