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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ㅣ 문학사상 세계문학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1997년 9월
평점 :
부끄러울 뿐이다. 질질 끌다가 겨우 겨우 읽어냈다. 무려 8일이 걸렸다.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겠다.
책을 읽는 적당한 속도는 100페이지/하루 정도라는 생각을 했다. 무작정 읽기만 하는 건 자기 계발이든 개발이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적당히 생각을 하면서 읽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다만 이렇게 늦게 읽으면 호흡이 깨져서 처음부분의 내용이 잘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은 물론, 막판에 가서는 쫓기는 독서를 하게 된다.
(단편집은 평균 8~10개 정도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2~3편씩 읽는 게 옳을 것 같다. 단편도 장편도 호흡조절이 중요하다.)
작가는 일본에서 상당한 인기와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나츠메 소세키다. 자세한 건 알아서들 찾아 보시고, 내 느낌으론 새의 선물과 조금 흡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장 큰 차이는 인물의 능동/수동성에 있다고 본다.
본디 단편이었던 것을 열개의 이야기를 더 추가해서 장편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반의 호흡과 후반의 호흡이 다르다. 초반부분은 주인공이 고양이라는 것이 꽤나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주인공 고양이는 점점 관찰자가 되어간다. 전지적 시점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주인공이 고양이인것에 대부분의 독자는 눈치를 챘겠지만 이건 고양이의 눈으로 인간을 풍자하는 것이다. 집필 시기와 현재는 무려 100년 정도 차이가 난다지만 지금 읽어도 대부분의 비판이 뜨끔하다. 고양이의 주인 구샤미는 소세키 자신을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그 주위 인물도 아마 주변 인물이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중간 중간 굉장히 유머러스한 부분이 있어 크게 웃게된다. 그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삼천포로 엄청나게 빠져된다. 하나의 이야기를 끌고가다 말고 한참 샜다가 다시금 복귀한다. 이것 자체가 지식인에 대한 풍자인지 작가의 특성인지는 다른 작품을 더 봐야 알것 같지만 굉장히 재미있는 부분중에 하나다.
ps. 이것을 보느라 너무 오랜시간을 들인 나머지 그간 산 책과 빌린 책등 볼책이 다섯권이나 쌓였다. 당분간은 독서에 집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