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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 - 관도대전(官渡大戰)
장정일 글 / 김영사 / 2004년 11월
평점 :
장정일 삼국지의 가장 큰 특징은 (내 생각에는) 리얼리티다. 후대에 삼국지를 쓴(나관중이라던가)사람들이 그때 그때 시대 상황에 맞추어 이런 저런 일들을 추가하기도 하고 믿기 어려운 일들도 마구 써 넣었는데, 장정일의 삼국지는 담백하다. 초선을 꼭 왕윤과의 양녀라는 끈과 나라를 생각하는 효녀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인물로 만들지 않아도(단지 출세를 바랐던 궁녀였더라도) 초선의 이야기는 충분히 타당성을 얻는다.
사실 도술을 부리는 장각이나 우길이 소설적 재미에는 더욱 부가시켜 준다고 하더라도, 아무리 옛날일이지만 실제로 도술을 부리는 인간이 있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기에 삼국지는 소설이지, 역사서가 아닌 것이다. 삼국지에 쓰여져 있는 모든 일이 있었다고 믿는 독자는 없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점에서 장정일 삼국지의 특징은 단점으로도 보일 수 있다. 삼국지는 소설이지 역사서가 아닌 것이다. 장정일 삼국지에서는 우길이 부리는 도술 대신, 당시 강동의 상황(강동 지역은 삼국시대 오나라때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했다고 우리는 세계사에서도 배우지 않았던가)을 통해 아주 논리적으로 손책의 죽음과 우길의 관계를 그려냈지만, 우길이 도술을 부려 손책을 죽였다 라고 하는 쪽이 소설로써는 훨씬 흥미를 끈다. 하지만 단점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던 것은 삼국지의 허무맹랑함이 싫은 독자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고, 그런 독자들은 단연 장정일 삼국지를 반길 것이다.
3권은 분명히 관우의 오관참육장이 나올 부분인데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게다가 관우가 조조의 인간적인면에 흔들리는 모습도 보인다. 평소 읽던 삼국지와 다른 점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즐거움이란!
3권까지 읽은 지금 파악할 수 있는 장정일 작가가 삼국지를 쓰기에 염두해 둔 것들은
1.리얼리티(논리성, 타당성)
2.중립성(중화사상X)
3.중립성(선/악의 대립적 구도가 아닌 조금 더 객관적인 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