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교전 2 악의 교전 2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권에 이어 흠잡을 데 없는 2권이었다. 하나씩 밝혀지는 하스미의 과거와 주변 인물들의 사연들은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한다. 특히나 중반 이후 펼쳐지는 하스미의 ‘사냥’은 200~3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었음에도 독자를 압도하여 한순간도 긴장감을 놓지 않게 만드는 엄청난 힘이 있었다. 어쩌면 이 책은 그 부분을 위해 전반부에 충분한 긴장감을 만든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 뒤로는 스포일러가 있다.)

 

1, 2권에 걸쳐 세심하게 주변 이야기들을 서술했던 많은 인물들이 책 한 장, 두 장만에 픽픽 죽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좀 과하다는 생각을 했다. 하야미와 같은 독자들에게 큰 매력을 주는 인물들이 죽을 땐 작가에게 불평을 쏟아내고 싶을 정도의 감정이 들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것이야말로 작가가 의도한 이야기였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하스미의 무차별살인은 자주는 아니지만 일어날 가능성이 조금은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런 일들에 휘말려 주변 사람들을 잃었거나, 죽임을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런 일 자체가 무척 현실성 없이 느껴질 거다.

 

이 작품에서 계속되는 학생들의 죽음은 바로 그런 죽음이다. 각각의 삶에 충분한 존엄성과 사연과,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있지만 한 명의 정신 나간 인간에 의해 살해당하게 되면, 한 인간의 우주는 순식간에 멸망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들에 대해 공감할 수 없는 사이코패스라는 존재는, 그런 가차 없는 살인을 통해 더욱 개성이 확연해지는 것이며, 보통의 사람들에게 극한의 공포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정말로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1권의 감상 말미에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생길 것 같다고 썼는데, 확실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 생겼다고 정정하도록 하자. 공포 소설에 심한 거부반응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든 재미있게 읽을 법한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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