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스페셜 에디션 한정판)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인터넷에서 이 소설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길래 <태연한 인생>만큼 치열한 예약 경쟁을 뚫고 겨우 빌려보았다. 읽고 난 후에 든 생각은 책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은데, 이것이 ‘실화’라고 주장하는 책의 판매 주장에는 조금 의문이 들었다.
물론 전부 거짓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이야기의 많은 부분에서의 리얼리티가 좀 떨어졌고 네러티브가 무척 작위적이었다. 삶이란 그렇게 복선이 많지 않은데. 이 책이 단순히 소설이라거나 작가의 인생에 플러스 알파를 한 작품이라고 한다면 그냥 즐겁게 읽고 넘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도 작위적인 느낌이 나는 이 책을 두고 100%완전 실화라고 주장하는 데에는 의문이 많이 들었다.
사실 작가가 실화라고 하면 그냥 믿으면 될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다소 불편한 마음이 들었던 것은 작품 속 주인공이 호스티스라는 직업에 대해 말하는 것이었다. 사실 일본의 실정은 잘 모르지만 한국과 비슷하다고 생각해봤을 때, 물장라는 직종은 얼마간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가 그리는 물장사의 세계는 너무도 ‘긍정적’이기만 하다. 만약 그녀의 책을 읽은 여성 독자가 작가의 모습을 보고 그 세계에 뛰어든다는 생각을 하면 기분이 조금 아득해진다. 같은 맥락에서 그녀가 생의 마지막 행위로 택하는 ‘도박’또한 위험하다.
내가 이 책에 리얼리티가 없다고 말하는 이유도 그것에서였다. 어떤 경험에 대한 좋은 글들은 중립성을 가지고 있다. 하나의 행동은 장단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균형 있게 쓰는 것이 좋은 작가일 거다. 하지만 하는 일마다 어려운 점 없이(작가가 말하는 유일한 어려운 점은 피곤함일 뿐이다.) 술술 풀리는 이 책은 그렇기에 현실성이 떨어진다. 권선징악적 동화에 분노하는 대중들은 그것을 조금만 바꾼 어른들의 동화에는 쉽게 열광한다. 그것은 당장 우리의 삶이 팍팍해 대리 만족을 하고 싶은 열망의 표출인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그렇다고 그런 이야기들에 너무나 쉽게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책을 열고 단 열 페이지만 인생의 어려움에 대해 논의한 뒤 그 뒤로는 하는 일마다 잘 되었다는 이런 식의 이야기가 갖는 맹점은 너무 크다. 단순한 현대의 팬터지라고 생각해 읽고 넘기면 나쁠 것 없겠지만, 이것이 인생이라고 믿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