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 전집을 사려 했으나 없어서 별 수 없이 입 속의 검은 잎을 샀다. 마흔 정도 되는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죽은 기형도 시인. 그의 시에는 진정성이 있었다. 대부분의 작가는 물론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글을 쓴다. 소설이나 수필은 물론이고 희곡, 시 또한 그것은 다르지 않다. 기형도의 시 속에는 기형도가 있다. 어렸을 때의 어려운 환경을 단순히 어려웠다 쓰지 않고, 특정적인 사건을 통해 이야기 한다. 비단 여렸을 때 뿐 아니라, 대학시절은 물론 투병생활의 모습까지 슬쩍 엿볼 수 있다. 시라는 것은 굉장히 난해하고 어렵고 재미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분명 그런 시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기형도의 시는 재미있었다. 소설을 좋아하다보니 서사적인 시에 많이 끌린 것도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재밌었다. 내가 생각하는 시를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집 한권을 사서, 하루에 꼭 시 한편씩을 읽는다. 시 한편을 하루에 열번, 스무번씩 읽는다. 그런 후 시집을 다 보면 그 중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시가 나온다. 후에는 그런 시들을 계속 읽어간다. 시란 노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 드는 트랙만을 계속 듣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다. 뭐, 앞으로 이런 저런 시집을 많이 읽어봐야 하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