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도살장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 아이필드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번 커트 보네거트의 마더 나이트를 무척이나 힘들게 읽었던 기억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다시 한 번 그의 소설을 읽어보고 싶어 빌렸다. 초반부 2차 대전과 드레스덴 폭격 등등의 소재가 아주 흥미로웠다. 역사를 무척 좋아하는데다가 작년에 유럽에 갔을 때 아주 우연히 드레스덴에 들러 본 일이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아주 집중해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갈수록 그 의지가 흩어졌다. 

 

이유는 보네거트 특유의 문체 때문이었는데, 그 몽환적이며 두서없어 보이는 문체는 나와 잘 맞지 않았다. 이야기의 진행 자체가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았고, 그것은 곧 집중력이 떨어짐을 의미했다. 갈수록 이 소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결국 무척 재미 없게 페이지만 대충 넘겨서 책을 마무리했다.  

 

음악을 들을 때도 아주 세계적인 밴드의 음악이 이상하게 잘 귀에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나의 경우는 뮤즈), 보네거트는 내게 있어서 문학적인 궁합이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미국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장르 문학을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러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무튼 그렇게 책을 읽었으니 이 책에 대한 뚜렷한 감상이 있을 리가 없다. 부끄러운 독서였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른 뒤에 다시 이 작가의 책에 도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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