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미국사 - 태초의 아메리카부터 21세기의 미국까지 이야기 역사 5
이구한 지음 / 청아출판사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상식 밖의 세계사를 읽다가 문득 미국의 역사가 궁금해져서 빌렸다. 이 책과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미국사> 둘 중 하나의 책을 빌리려고 고민하다 이 책을 빌렸다. 두께가 비슷해서(600페이지 정도) 아무거나 빌리자는 생각에 이 책을 빌렸는데, 우선 말하면 이 책은 별로였다. 

 

사실 미국의 역사는 다들 잘 알다시피 그리 길지 않다. 역사 자체가 이민의 역사이기 때문에 300여년 정도 밖에 되지 않고, 그런 만큼 그 사람들(민족이라는 말을 쓰기 힘든 나라다.)의 정신이나 사상 등을 엿보기 위해서는 미국사 자체만이 아닌 유럽사를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재 미국과 유럽은 인종은 흡사하나(그나마도 많아봐야 전체 인구의 절반정도겠지만.) 각자 걷고 있는 길은 무척이나 다르기 때문에, 그 차이를 알기 위해서는 300년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라는 생각에서 책을 빌렸지만, 우선 이 책은 두께에 비해 그리 구체적인 역사를 다루고 있지 않았다. 초반부의 역사야 잘 모르니 넘어가도, 후반부(20세기 들어서)의 미국사는 세계사속에서 읽었기 때문에 조금 알고 있었는데, 그 부분을 무척이나 대충 서술했기 때문에 초반부의 허술함을 돌아볼 수 있었다. 또한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무척이나 보수적이다. 아니 그 수준이 아니라 이 책은, 냉전시대에 미국을 선/소련을 악으로 규정하는 아주 일차원적인 허점을 보인다. 그리하여 미국은 세계에 우뚝 선 최고의 국가고 그 길을 걸어옴에 있어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고, 악들을 물리치다보니 이 자리에 와 있었다는 식이다.  

 

또한 미국에 대한 불리한 역사-식민지 건설이나 남아메리카에 한 행동들, 베트남전 등-는 대부분 아주 짧거나 사실만을 간단히 서술했기 때문에 어쩐지 제대로 된 미국사를 알게 된 기분이 들지 않는다. 특히 책의 서술의 굵은 뼈대가 전부 정치를 중심으로-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며, 그때의 정치적 주요 인물과 정책은 누구였는가 따위-진행되기 때문에 정치를 제외한 문화 등 다른 역사를 이루는 요소들은 알 수 없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잘 몰랐던 미국사의 초기 부분은 재미있게 읽어나갔지만, 후반에 갈수록 무척이나 책을 읽기 힘들었다. 미국사가 궁금해 이 두터운 책을 읽었지만 조금도 알게 된 것 같지 않다. 미국사에 관한 다른 책을 다시 빌려볼까 고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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