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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번 주는 예비군과 알바 하는 것 때문에 시간을 낼 수 없어서 책도 거의 읽지 못했고, 그나마 읽은 책도 일주일 만에 독후감을 쓰게 된다. 올해만큼은 책을 좀 많이, 열심히 읽고 싶었는데 몇 달 되지도 않아 벌써 결과가 시원찮아지고 있다. 조금 더 노력해야겠다.
김영하의 단편은 아주 키치적이다. 그런 동시에 깊이도 지니고 있다. 김영하가 요즘 왜 제일 잘 나가는 작가인지는 그의 최근 작품들을 보면 아주 쉽게 알 수 있다. 솔직히 그의 초기작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그건 그의 초기작들이 지나치게 순문학적(이라는 말이 있을 수 있다면)이었기 때문이었다. 내 성향과 좀 맞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벼운 동시에 재기 넘치게 바뀌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지금, 현재에 대해 쓰기 시작한다. 그 뒤로 나는 그의 작품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다양한 길이의 단편 모음집인데, 그 중 몇몇은 다른 책에 발표된(여행자 시리즈)글도 포함되어 있다. 정말로 김영하는 다른 작가들과는 무언가 다른 소설쓰기를 보여주는 듯한데, 그게 바로 그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한다. 별 거 없는 이상한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것 같은데, 막상 그 글을 읽고 나면 우린 그 글에 자유로울 수 없다. 마음에 인장이 새겨진 것 마냥 신경 쓰인다.
이걸 마지막으로 그간 출간된 그의 작품을 전부 읽게 된 것 같다. 특히 최근에 많이 몰아서 읽게 되었는데, 그간 그에 대해 가진 감정이 흠모의 수준이었다면 이젠 당당한 애정이 된 것 같다. 김영하의 글이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