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나는 현재 활동하는 한국 최고의 작가들 중 하나는 김영하 라고 말할 것이다. 나는 이 소설에 완벽히 매료되어 버렸다. 김영하가 글을 잘 쓰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을 가져본 적은 없었지만, 내 마음속엔 늘 김영하는 소설보다는 에세이가 더 재미있는 작가로 인식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런 생각들은 싸그리 사라진다. 그는 진정한 의미로 소설가의 칭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

 

몇몇 에세이와 여행기를 읽으며 그가 한예종의 교수직을 버리고 글을 쓰는 것에 전념하기 위해 캐나다로 간 것을 알고 있었다. 매체를 통해서는 그의 작품들이 10여 개국에 번역되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두 사건 모두에 조금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우선 첫째의 것은 그는 한국에서도 글을 충분히 잘 쓰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고, 다음의 것은 그의 작품이 훌륭한 것은 맞지만 10개국에 번역될 정도인가? 싶은 의문이 있었다.(이건 물론 내 오만한 착각이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두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었다. 

 

그의 전작 퀴즈쇼를 읽고 나서도 분명히 재미있기는 한데,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불만족스러웠었던 기억이 있다. 그게 뭐라고 정확히 집어 말하기는 애매했지만, 하여튼 그런 감정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도무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완벽한 네러티브였으며, 완벽한 이야기였다. 내가 김영하의 소설에서 가장 좋아하는 면이 위에서 내려다보지 않는다는 점이었는데(교훈이나 권의의식이 없다는 점. 그래서 나는 그의 첫 소설을 싫어한다.) 이 책은 그런 ‘훈계’없이 오로지 이야기만으로 작가가 말하려는 바를 전달한다. 너무도 유려하며 매력적이게 진행되는 이야기에 나는 아주 깊이 빠져버렸다. 

 

그리고 나는 은연중에 김영하가 조금은 거품이 있는 것 같다는(수많은 문학상을 타고, 10여개국에 번역되는 일들) 생각을 하고 살았던 내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워졌다. 나는 그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었다. 나는 앞으로 그런 생각을 했던 과거의 내 자신에게 회개하는 의미로 김영하 전도사가 될 것이다. 그는 분명 세계에 이름 날릴만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가장 재미있는 책을 읽을 때면 늘 눈보다 마음이 먼저 앞서나간다. 눈은 앞 문장을 좇고 있지만 마음은 빨리 다음 문장을 읽어 일어날 이야기를 알고 싶어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그런 마음이었다. 아직 읽지 못했던 김영하의 작품을 싸그리 찾아 읽을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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