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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계단을 보라
윤대녕 지음 / 세계사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윤대녕 초기 단편모음집. 난 아무래도 최근 윤대녕의 글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서, 초기의 작품들을 읽고 있노라면 즐거우면서도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끼곤 한다. 몇몇 작품은 의무감에 읽었지만, <배암에 물린 자국>, <신라의 푸른 길>, <남쪽 계단을 보라>, <피아노와 백합의 사막> 네 편은 무척 좋았다. 아주 오랜만에 문학을 읽은 것이었는지는 몰라도, 자기 전 침대에 누워서 책을 처음 펴서 첫 단편 <배암에 물린 자국>을 읽는 기분은 정말로 좋았다.
특히 윤대녕 초기 작품집은 윤대녕의 삶을 투영하는 듯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아주 흥미로운데, 그가 유년에 자란 충남 지방이 많이 나와 유독 반갑다. 그의 글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대전 이야기도 좋지만, 무엇보다 이 단편집에서는 공주에 대한 이야기가 여럿 나와서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귀여니의 무슨 소설인가에 있지도 않은 공주의 한 지명이 나올 때는 마음이 불편했었던 기억이 나는데, 상당히 자세하게 묘사되는 윤대녕 소설 속 공주는 실제로 그가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구나 짐작할 수 있어 좋았다. 내가 잘 알고 있는 공주에 대해 나오기 때문에 소설 속 묘사되어지는 도시의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어 더욱 생생하다.
이제 이 독후감을 끝으로 당분간은 독후감이 올라가지는 않을 것 같다. 독후감의 빈도가 나날이 줄어드는 것은 나 자신의 게으름이 단연 첫 번째겠지만 몇 안되는 이 글들에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에게 양해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