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억 역사의 상상 - 우리시대의 지성 5-011 (구) 문지 스펙트럼 11
주경철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1월
평점 :
품절


역시 최근의 관심은 역사다. 국문학사를 들으며 국사에 관련된 책을 읽다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됐다.(문학에 관심이 없어진 것도 부수적인 이유일 것이다.) 일단 뿌리 깊은 한국사 시리즈를 어느 정도 읽고 나서 세계사 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싶다. 이왕이면 미시적인 시각의 책으로. 우선적으로 이 책에서 소개한 페르낭 브로델에 가장 흥미가 간다.

이 책도 물론 역사와 관련된 책인데, 대체로 우리가 잘 몰랐던 역사, 혹은 외면했던 역사에 대해 소개한다. 세계의 흐름이 유럽을 중심으로 바뀌면서부터 모든 것은 유럽의 기준을 따르게 된다. 역사를 보는 시야, 역사관 또한 다르지 않다. 지금은 생태주의, 생태주의를 내세우는 유럽이지만, 불과 50여 년 전인 1952년 영국에서 최악의 스모그 현상으로 1만 2000여명이 죽어버렸다. 믿을 수 있겠는가. 1만 2천이라는 숫자가? 어쨌든 빼 먹을 만큼 빼 먹었던 유럽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이제 와서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수업을 같이 듣는 미국 학생(88년생) 제리드와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는 동양역사를 전공한다고 하는데, 개화시기를 배우며 제너럴 셔먼 호 사건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런 일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알게 되어 놀랐다는 이야기와 함께 당시 미국에서는 남북 전쟁 중이었기 때문에 그 외의 다른 사건들은 큰 비중을 두어 배우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했다. 가장 놀랐던 것은 필리핀이 미국의 식민지였던 것도 잘 몰랐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철도가 많이 발달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자동차를 더 팔아먹으려는 자동차 회사의 수작이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최근 이런 책들을 읽으며 생각한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사실 너무도 간단해 보인다. 지금 서울대에서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선택했지만, 그로 인해 국사의 표준점수가 낮아질 것을 염려해 오히려 국사의 선택자가 적어졌다는 촌극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역사는 인간의 삶 그 자체다. 어떻게 해서 우리가 여기에 서 있는가를 보여주는 아주 극명한 기억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당연한 얘기지만)현재도 계속 역사가 되고 있다. 그런데 왜 역사를 배워야 하나요? 라고 물음표를 띄운다면 뭐라 대꾸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그래도 한 마디 하라면 어쨌든 역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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