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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ㅣ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18
시오노 나나미 지음, 오정환 옮김 / 한길사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거창한 제목만큼 읽기에 어려운 책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아주 재미있다고 말할 만한 책이다. 이 책의 줄거리와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구구절절 하는 것은 정말로 쓸모없는 일처럼 느껴지는데, 그보다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욱 유익할 듯하다. 역사서인지 소설인지 아님 그 중간의 어떤 것인지 알기 힘든 이 책은 작가와 떼어 놓고 생각하기란 불가능한데, 이유는 이 작가의 창작 배경 때문이다. 나는 얼마 전에 이 작가의 ‘침묵하는 소수’라는 에세이집을 읽었는데, 그곳에서 이 작가가 이 책을 포함한 다른 책들을 창작하는 동기에 대해서 아주 잘 나와 있다. 읽어보길 권한다.
그러나 읽지 못할 사람들을 위해 몇 마디 적자면 이 작가의 주 관심사가 바로 이탈리아인 것이 그 동기다. 책을 쓰기 위해 이탈리아와 그 역사, 인물들에 대해 조사한 것이 아니라 그것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것이 흘러 넘쳐 이 책을 비롯한 다양한 글들이 된 것이리라.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너무 재미있다. 자신이 분명하고도 명확하기 인식하고 있는 것들을 독자들을 위해 친절히 전달하려 노력하는 작가적 흔적이 엿보이기 때문에 거드름 피우는 거만한 소설가들과는 다른 진솔한 매력이 있다.
그리고 역사적 사건을 소설적 형식을 빌려 기록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스테판 츠바이크의 광기와 우연의 역사와도 일맥상통한다. 그 책 또한 아주 좋은 책이므로 추천해주고 싶다. 요즘 늘상 독후감을 항상 마무리하는 마지막 구절인 듯한 ‘작가의 다른 책도 찾아봐야겠다’를 적으며 글을 마친다. 제발 저 말이 현실로 일어나야 할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