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무덤에서 춤을 추어라
에이단 체임버스 지음, 고정아 옮김 / 생각과느낌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정이현의 수필집에서 소개한 책 중 읽은 두 번째 책. 한 마디로 평하자면 용두사미. 아주 재치 있고 재기 있게 시작한 책 초반은 도무지 글에 눈을 떼지 못하고 여러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해댔는데,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엄청나게 실수한 기분이 들었다.

영국 작가 특유의 아주 위트 있는 유머를 보여주는 문체부터 작품의 소재, 주제 그리고 주인공 핼의 캐릭터마저 전부 마음에 들었던 것과 함께 간만의 독서라 그런지 책을 쑥쑥 읽어 나갔는데, 배리가 등장하기 시작하며 네러티브가 삐걱대기 시작했다. 이 책 또한 이야기의 개연성을 상실하기 시작하였고, 설득력을 잃어갔다. 복선과 암시라고 생각하고 등장시킨 인물은 왠지 불쾌한 난입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고, 주변 인물들도 점점 생기를 잃어갔다. 그리고 너무도 빤한 이야기의 마무리는 왠지 화가 날 듯 했지만 오히려 허탈하다는 기분만 들었다. 로큰롤 보이즈 만큼의 완벽한 이야기를 기대했던 나도 잘못이지만, 그 소설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는 식으로 소개했던 정이현에게 왠지 투덜대고 싶어지는 순간이었다.

이 책을 읽던 도중이었던 6월 27일엔 고모의 부고를 받았다. 고모의 부고에 대한 암시와 상징은 너무도 곳곳에 널려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이 책까지 추가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그 일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정리해 놓았으니 그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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