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6 작별-정이현

작별 - 외로운 너를 위해 쓴다
정이현 지음 / 마음산책 / 2007년 12월

이번 학기 현대소설강독의 마지막 작품은 정이현과 김경욱이었다. 김경욱은 원래 그냥 그래서 그냥 그렇게 읽고 그냥 그런 감상문을 썼는데, 오랜만에 읽은 정이현의 소설(낭만적 사랑과 사회)이 너무 좋아서 그녀의 수필집을 빌렸다. 소설가에게 있어 수필집은 소설과 다른 또 하나의 자아를 보여준다거나(장정일), 작가 그 자신을 보여준다거나(김영하, 김훈),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것(윤대녕)이 되기도 한다. 꼭 소설이 좋다고 그 작가의 수필또한 좋은 것은 아닌 모양이다. 이런 이야기를 풀어 놓는 것은 바로 정이현의 수필집이 정말 아쉽게도 마지막의 부류에 포함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그녀의 냉소적이고, 삶에서의 어떠한 것에 대하여도 경배하지 않는 면에 반했었는데, 그녀의 수필은 그저 낭만에 달떠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그녀의 소설과는 정 반대의 자아에 가까운 수필집의 화자는 결코 매력적이지 못했다. 작품은 앞의 부분에는 그녀가 작가가 되기까지의 일들이나, 작가가 된 후에 느낀 점, 작품의 창작 배경이나 작품으로 다하지 못한 변(辯)등이 수록되어 있고, 후반부에는 간단한 독서평론들이 실려 있다. 재밌어 보이는 책들을 따로 적어 놓았고, 만약 이 수필집이 나에게 고마운 것이 있다면 그 책들이 재밌을 경우다. 마지막으로 이 수필집이 재밌었다면 빌려 보려고 했던 짝패 수필집인 ‘풍선’을 빌려 볼 일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