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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닉 혼비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12월
평점 :
에세이를 빌리는 김에 혼비의 소설도 한 권 빌려서 읽어봤다. 삶의 고난으로 자살의 문턱에 선 네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무척 재미있다. 무엇보다 혼비의 장점은 허심탄회함이라고 생각한다. 자살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서 우울하고 그런 소설이 아니라, 굉장히 희극적인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진지하지 않은 것은 아닌데, 혼비 특유의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그대로 그러나는 좋은 소설이었다. 전의 책을 읽으면서 혼비의 아들이 자폐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모린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쩐지 작가의 인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여튼 이 독후감을 쓰면서 느끼는 것인데, 내 독서인생에 있어서 요즘은 정말로 비수기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이렇게 좋은 책을 읽어도 딱히 감흥도, 할 말도 없는 걸로 봐서 정말 그냥 시덥잖은 사람이 되어가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