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마시는 새 8 - 하늘을 딛는 자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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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하던 2004년에 볼 때는 발견치 못했던 것들을 읽으면서 다시 발견한다. 뭐 사실 좀 아쉬운 점이 확실히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음.

분명히 후속작을 위한 여지들을 너무 많이 남겨놨다. 말리에서 도망친 스카리와 부냐라던가 힌치오와 두 번째 영웅왕은 왕벼슬(이영도식 암시가 가득한데)일까. 지키멜과 시오이야기도 있고. 하지만 이런 수많은 얘기들을 차치하고도 마지막 장면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엘시를 받으러 정우가 올라가며 끝난 것은 분명 이영도스러운 아주 멋진 결말이었다. 마지막에 살짝 껴놓은 단편은 말 그대로 사족에 불과했던 것 같다. 치천제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하지만 이영도가 가지고 있는 환상 문학 작가라는 지위 때문에 그의 이런 저런 새로운 시도들이 분명 의미 있는 것이겠지만 그냥 뭍히는 것 같아 조금 아쉽다. 하지만 이영도 문학에서 또 키치를 뺀다면 남는 게 없을 게 분명하므로 그에게 그것을 버리라는 말은 너무도 가혹하다. 뻔하게도 장점이 단점이었던 것이다. 다음 작품은 물아님 독을 마시는 새일텐데, 분명 또 엘시와 정우 이야기는 행간과 행간 사이에 암시로 이야기되어 지겠지. 그래도 기대된다. 올해 크리스마스때는 네크로맨서가 돌아오길 바라는 한 마리의 좀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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