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자의식에 가득 찬 자전적인 소설을 굉장히 싫어하는 나지만 황석영의 이 소설만큼은 조금은 편을 들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바리데기로 얻게 된 젊은 독자들에 대해 생각하다 자신의 젊은 날을 떠올리며 이 소설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사실 그의 젊은 날의 이야기들은 우리 세대에게 그리 큰 공감이나 위안이 되지는 못한다. 너무 문학적 자의식이 가득 차 있는 그의 청년시절 이야기는 (우리와 같은)한 인간의 이야기로 읽혀지지 않고 (탄생 자체부터 남다른)위인의 남다른 성장기 정도로 읽혀질 뿐이다. 그렇기에 그저 저 잔디밭 아무렇게나 핀 풀 한 포기와 같은 존재일 뿐인 우리들이 황석영이라는 수목의 떡잎은 애초에 남달랐구나, 하는 탄성만을 내지를 뿐이다.

물론 작가는 작가의 말에도 썼듯 지금 방황하고 있을 청춘들에게 대화를 건네려 한 듯했지만 그 방법은 썩 좋지 않았던 것이다. 바리데기의 '그것'을 본다면 이러한 '실수'가 쉽게 납득이 되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 작가의 손을 들어주고픈 점은 작품 자체의 완성도 덕이리라. 작가의 저작 의도를 차치한다면 소설 자체로는 상당히 훌륭한 이야기들이라는 생각을 한다.

다만 결국은 그 '탄생의 남다름'으로 그와 우리의 거리를 더욱 넓혀 놓은 작품 서술엔 도무지 애정이 가지는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