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청소년 현대 문학선 36
박완서 지음 / 문이당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우선, 잠시 자축의 순간. 47? 48?%만에 50권을 돌파했다.(이건 52권째) 입대 전 군생활에 대한 상상 중 책 읽을 시간과 읽을 책 두 가지 모두가 부족할거란 판단에 평소 읽던 것의 절반정도로 목표를 정했는데 막상 이렇게 어렵잖게 목표에 도달할 것 같으니 기쁜 마음 한 켠에 허무함이 조금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입대 후 처음 육 개월보다 나중 육개월에 읽은 책이 전자의 것 보다 배가 되는 책을 읽었으니, 지금까지의 일 년 보다 앞으로 일 년간 읽을 책이 1.5-2배는 되지 않을까.(별 일 없다면) 비로 그 50권의 책들 목록의 스펙트럼과 깊이가 그리 넓고 깊지 않더라도.

박완서의 소설은 아주 아주 정석적이다. 개인의 내면과 사회의 통념, 치부 등을 아주 적나라하고 진솔되고 시니컬하게 묘사한다. 미시적인 것-등장 인물들의 갈등을 통한 지극히 개인 적인 내면-을 주 네러티브로 서술하며 거시적인 것-작가로써 마땅히 해야 하는 사회적 체제나, 그른 인식 등에 대한 비판-또한 놓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너무도 잘'쓰여진 이 소설은 그렇기에 조금은 뜨악한 기분이 든다. 자본주의 시스템적안에서 공산품식으로 찍어냈지만 그 개성이나 유일성 또한 흡잡기 뭐한 웰메이드 영화처럼 마음 한켠의-너무 매끈하다-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분명히 잘 쓰고 매끄러운 작품이건만 과도히 매끄러워 껄끄럽다.

각설하고, 다 읽고 생각해보니 박완서 이후의 여류 소설가들은 그녀의 그늘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일종의 여류소설가가 써야 할 소설의 틀을 만들었다고나 할까. 문제나 소재나 주제나 뭐 그런 면에서. 박완서의 책을 더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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