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가 책을 잘못 보내준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이 책은 은희경의 신간을 사면 번들로 한 권 더 주는 책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은희경의 장편을 번들로 주다니. 가장 좋아하는 책이니 만큼 집에도 한 권 있어서 선임에게 보라고 줬는데, 내가 당장 읽고 싶어서 먼저 읽기로 했다. 왠지 시작부분에서 은희경답지 않은 미숙함이 뭍어나서 가장 처음 읽을 때 많이 기대하지 않았던 기억이 났다. 하지만 그 미숙함은 주인공의 미숙했던 시절을 반영했던 것일까. 첫 챕터의 마지막 문장의 쌉싸래함만큼 무척 마음에 드는 소설일 뿐이다. 작가 서문에 써 있던 대로 은희경은 인간의 삶을 미화시키지 않아 무엇보다 좋다. 그저 이 책은 읽는 순간 너무도 즐겁고 좋아서 특별히 더 쓰고 싶은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은희경 소설만큼이나 좋았던 서평을 잠깐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