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치들 랜덤소설선 15
김숨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훈련소시절 읽던 시덥잖은 읽을거리(샘터, 마음의 소리, 경전, 성경, 리더스 다이제스트 따위)를 제한다면 군생활 후 처음으로 읽는 제대로 된 책이었다. 한 달이 넘도록 읽지 않아서 다시 책을 읽는다면 어떨지 고민도, 걱정도 많았는데, 예전 그 감정 그대로였다. 상당한 안도감이 몰려왔다는 걸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보충대의 생활관 구석에 쌓인 여러 책들 중 그나마 작가 이름을 들어본 책을 선택한 것은 예전의 습관 그대로였다. 또한 이름만 들어본 작가를 읽을 때의 낭패감 또한 그대로였다.

일종의 가족소설에 가까웠는데 작가 자신의 성장기와 뗄 수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 중, 고등학교 때 배웠던 1인칭 관찰자시점 그대로인 소설이었는데 서술자인 여자애의 시선에 작가는 가능한 자신의 의식을 배제한다. 서술자가 어린이였던 시절부터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된 시절까지 자신의 동네에 살던 아버지와 아버지와 동시대를 산 '아저씨'들에 대해 말한다. 중동에 일을 하러 떠나 돌아올 때 모래를 가져온 아버지와 목수이지만 집을 한 채도 짓지 않고 나막신만 19켤레 만든 당숙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가 하려던 말을 무엇이었을까. 오랜만에 읽은 책이어서 그런것과는 상관 없이 작가가 하려는 이야기 자체가 비형체적인 것이어서, 쉽게 읽었지만 이해도 그렇게 쉽게 되지 않았다. 자대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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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에 적어놓은 당시의 독서감상문. 눈꼽만큼의 여유가 생겨 옮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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