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사람 친구 - 레즈비언 생애기록 더 생각 인문학 시리즈 12
박김수진 지음 / 씽크스마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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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도 동성애자인 친구가 있다. 소수자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없는 편이었기 때문에 SNS로 커밍아웃을 한 친구를 보면서도 딱히 부정적인 감정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동성애자의 총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말하는 것 자체에 터부가 있는 한국 사회의 특성상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밝힌" 동성애자를 만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친구가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밝힌 순간 내게 든 감정은 '호기심' 이었다. 다른 사람의 지극히 사적인 특성 하나 때문에 타인에게 호기심을 느끼는 행동은 분명 저열한 감정일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 호기심을 누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한 저열한 호기심이지지만, 그 감정을 충족하기 위한 좋은 책이 나왔다고 하여 읽어보았다. 제목은 <여자사람친구>이다. 저자 박김수진은 2003년부터 '레즈비언생애기록연구소'라는 개인 블로그를 운영해왔다고 한다. 이 블로그의 주요 목적은 동성애자(레즈비언)을 인터뷰하고 그것을 글로 기록한 것이다. 그리고 그 기록 중 10명을 추려 이 책 <여자사람친구>를 만들었다.

이 책에서 인터뷰를 한 10명의 레즈비언들은 1950년대생부터 1990년대생까지 무척 다양한 사람들이다. 나이뿐아니라 하는 일과 겪은 환경 등 까지도 말이다. 물론 단 10명의 사람이 레즈비언 전체를 대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객관적 (으로 보이는) 연구 결과의 데이터는 결국 주관적인 사례들의 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10명의 사례를 통해 각각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이 책은 나와 같은 단순하고 당당할 것 없는 호기심을 가진 사람부터, 실제 성소수자까지 다양한 사람들에게 공감과 이해를 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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