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날 청바지를 입다니 경솔했다! - 매일매일 #OOTD 그림일기
김재인(동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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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 <오늘 같은 날 청바지를 입다니 경솔했다!>를 처음 집어들었을 때는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최근 우후죽순격으로 출간되고 있는 뻔하디 뻔한 '인스타툰'의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 일반적인 '인스타툰' 들은 상당히 비슷한 결과 감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야기의 디테일이 조금 다르다한들, 그림체가 조금 다르다한들 그것들이 주는 전반적인 '이미지' 자체가 동일하기 때문에, 사실 딱히 다른 책을 읽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처음에는 이 책 또한 그러한 책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스타툰'의 감성을 가진, 개성이 없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내 생각과 달랐다.

이 책의 구조는 간단하다. 작가는 매일 자신이 입은 그날의 옷(OODT : Outfit Of The Day)을 인스타그램에 '그림으로 그려서' 올린다. 이 책은 그러한 작가의 '데일리룩 그림'을 모아서 낸 책이다. 사실 책에 글이 많지 않다. '글'로만 이루어진 부분은 총 4개로 나누어진 챕터 시작 부분에 반쪽 정도의 글, 전부 합쳐도 일반적인 책의 서문 정도의 분량밖에 되지 않는다.

데일리룩을 그린 그림에도 글은 많지 않았다. 자신이 입은 옷의 명칭과 왜 그날 그렇게 옷을 입었는지 짧게 손글씨로 적은 것이 글의 전부였다. 매일 다른 옷을 입었다고 해도 결국 모든 페이지의 구조가 비슷하다보니, 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가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 속에는 작가의 철학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우리가 발산하는 모든 것들을, 우리를 나타내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렇게 글로 내가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적는다. 이것은 나의 발산이며, 나의 철학이다. 그리고 김재인 작가의 생각과 철학은 그가 입은 옷, 그리고 그림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작가가 얼마나 자신의 옷차림을 신경쓰는지,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이 책을 통해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글이 많은 어떠한 책보다 작가는 자신을 훨씬 많이 드러내고 보인 듯한 느낌이 들었고, 그랬기에 그림이 많은 책을 읽었지만 내 안에 무언가가 충만하게 차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김재인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데 적극적인 사람이었고, 그 생각 속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읽고는 김재인 작가의 인스타드램을 팔로우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지만, 깊이가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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