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전쟁 - 잔혹한 세상에 맞서 싸우는 용감한 여성을 기록하다
수 로이드 로버츠 지음, 심수미 옮김 / 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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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전쟁>은 저자 수 로이드 로버츠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는 책이다. 이 책은 ITN과 BBC라는 세계적인 언론에서 일한 영국의 저널리스트(방송 기자) 수 로이드 로버츠가, 세계의 다양한 곳을 누비며 직접 취재한 것들을 모아 낸 책이다.

수 로이드 로버츠는 그 자신의 행적 만으로도 충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인물이다. 그는 1973년에 영국 ITN에 수습기자로 입사했는데, 당시에 여성 기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왕실 행사나 박람회 같은 '얌전한 일' 정도였다. 하지만 수 로이드 로버츠는 그 틀을 깨고, 구소련을 비롯한 전 세계 여러 곳의 분쟁지역, 험지 등을 다니며 혼자 취재, 촬영, 보도를 한 전설적인 저널리스트다.

수는 그 이후로도 저널리스트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였는데, 특히 여성 인권과 관련된 분야를 전문적으로 보도했다. 이 책은 저자가 취재한 여성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집대성한 책으로, 수의 저널리스트로서의 활동 그 자체를 담아낸 멋진 책이었다.

다만 안타깝게도 이 책을 집필하던 2015년 10월, 저자는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거의 완성되어 있던 원고를 유가족(딸)과 편집자가 마무리하여 출간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여자 전쟁>은 제목 그대로 남녀가 불평등한 세계 곳곳의 사회 속에서 '여자가 싸우는'과정을 담고 있다. 크게 총 12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는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들도 있다.

여성 인권이 가장 낮은 국가로 유명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 라던가, 민주화 운동을 하던 광장에서 일어난 성폭력으로 큰 지탄을 받았던 이집트 등이 그것이다. 반면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도 여럿 다룬다. 수녀원에서 감금된 노예와 다름 없는 생활을 하던 아일랜드의 사연 혹은 아르헨티나의 '5월 광장의 할머니들'의 사연이 그것이다.

<여자전쟁>을 읽으며 뻔하지만 새삼스럽게 세계적으로 여성 인권이 얼마나 낮은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특히 이슬람권 국가의 경우는 상상 이상의 충격을 줬다.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당시 어학원에서 영어를 배우러 온 사우디아라비아의 남자 학생들과 이야기 해 볼 기회가 몇 번쯤 있었는데, 그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자는 밖을 돌아다닐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신기한 문화'라는 생각만 들었고, '여성 인권이 끔찍하게 낮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 이유는 첫째로는 그 이야기를 '사우디아라비아의 남성'에게 들었기 때문이었고, 둘째로는 그때의 내가 여성 인권에 대한 별다른 자각이 없었기 대문이었다. 하지만 전혀 다른 상황에서 그러한 이야기를 접하니, 여성의 인권이 얼마나 낮은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전의 책 리뷰에도 썼지만, 이 책 또한 책 초반부에는 페미니즘과 관련된 책을 연속으로 읽다보니 다소 피로감이 느껴졌지만, 이야기 자체가 충격적인 동시에 저자의 이야기가 너무도 매력적으로 담겨 있어 분량이 꽤 되지만 정말 술술 읽어내려갔다. 또 한 권의 추천할만한 페미니즘 책을 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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