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조선인 - 우리가 외면한 동포
김한조 지음 / 여우고개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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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내가 처음 '재일한국인'이라는 존재를 인식하게 된 것은 가네시로 가즈키의 <GO>를 읽었을 때였던 것 같다. 그 이전에는 일본에 사는 한국인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당연히 하긴 했지만, '재일한국인'이라는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해야만 하는 특수한 집단이 존재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었다. 그러다가 <GO>를 읽고는, '재일한국인'이라는 존재를 처음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 책은 '재일한국인'(이 책에서 사용하는 표현은 '재일조선인'이다. 이후는 '재일조선인'으로 지칭하겠다.)에 대해 다루고 있는 만화책이다. 실제 김한조 작가 자신의 친척들 중 한 분(큰할아버지-할아버지의 형님)이 재일조선인이었다고 한다. 작가는 할아버지를 모시고 큰할아버지를 만나러 일본에 갔었던 경험도 있었으며, 그때 만났던 큰할아버지에 대한 인상은 아주 강렬했다고 한다.

작가 또한 그 뒤로 재일조선인이라는 존재를 보다 깊이 있게 인식했던 것 같다. 그 경험이 동인이 되어 이 책을 만들기로 하고, 작가는 우선 여러 방면으로 재일조선인에 대한 자료 조사를 한다. 그리고 자료 조사 초기 작가는 '이 일이 만만한 것이 아님'을 퍼뜩 느꼈다. 재일조선인사(史)는 간단히 정리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했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인고의 작업 끝에 나온 것이 이 책이다.

이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눌 수 있다. 1장은 재일조선인이 어떻게 일본 사회에서 형성이 되고, 현대까지 오면서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를 알 수 있는 역사 부분이다.

이어지는 2장은 작가의 큰할아버지 개인에 대한 이야기다. 1장이 제일조선인이라는 보편적 존재에 대한 역사라면, 2장은 작가의 큰할아버지라는 재일조선인의 개인에 대한 역사다. 다만 2장은 다소 짧다. 그 이유는 작가는 큰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제대로' 풀고 싶었는데 이미 돌아가서셔 그럴 기회가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른 친척들의 기억에 의존하여 구성)

그리고 마지막 3장은 일본 사회에 사는 일본인도 한국인도 아닌 존재, 재일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를 담고 있다.

<우리가 외면한 동포 재일조선인>의 가치는 작가의 가족사(미시사)에서 출발해, 재일조선인 전체에 대한 역사(거시사)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재일조선인이라는 다소 낯선 존재들을 이 책을 통해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더불어 일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지독한 차별의 역사 또한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일본은 겉으로 보기에는 참으로 평온해 보이는 나라이지만, 그 기저는 어느 나라 못지 않게 비정상적으로 썩어 있다.

(현재도 일본 사회는 재일조선인뿐만 아니라, 부라쿠민, 아이누, 오키나와인 등 수많은 소수 집단을 핍박하고 있다.)

재일조선인의 이해를 위한 개론서와 같은 책이지만, 그 동기에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큰할아버지)가 담겨있기 때문에 쉽게 몰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정말 좋은 책이었고, 만화이기 때문에 읽기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 또한 좋았다. 재일조선인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께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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