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고 입학 그 후 - 음악, 전공해도 괜찮을까? key 고등
김민서 외 지음 / 키출판사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1. 이 책이 담은 내용

<서울예고 입학 그 후>는 서울예고 음악과 1학년 학생 15명과, 그 학생들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2. 구성

1장은 서울예고 음악과에서 1년을 보낸 1학년 학생 15명 자신의 이야기다. 학생들이 직접 어떻게 악기를 전공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사연, 서울예고 입시를 할 때의 경험,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 등을 말한다.

2장은 15명의 학생의 어머니들의 이야기다. 학생들이 처음 음악을 하게 되었을 때의 심정, 함께 입시를 치르는 과정에서 느낀 것들(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부모의 재정적, 물리적 도움이 필수라고 한다.)을 말한다.

3장은 15명의 학생 중 5명의 학생의 아버지의 이야기다. 아버지들은 보통 학생을 따라다니며 함께 입시를 치르지 않기 때문에 '해당 학생이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의 자신의 심리'에 대해 말한다.

4장은 15명의 학생들의 레슨 선생님 혹은 서울예고의 교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학생들의 이야기는 물론 음악을 하게 되면 나중에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마지막 5장은 간단하게 서울예고의 생활을 소개하고 있다.

3. 감상

우선 내가 평소에 만나기 힘든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고 좋았다. 고1이라면 17살의 많지 않은 나이인데, 그 훨씬 이전부터 음악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열심히 레슨을 받고 예중-예고에 진학했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다. 나도 악기 하나쯤 더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자연스레 들었다.

하지만 고작 17살인데 세상을 다 안다는 듯 말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을 때는 마음이 어두워졌다. 우리는 언제나 그때를 살아야 한다. 17살에는 17살을 살고, 34살에는 34살을 살아야 한다. 하지만 17살임에도 27살이나 57살을 살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는 즐겁게 읽기 힘들었다.

부모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도 즐거운 일은 아니었다. 그들이 말하는 게 자신의 인생인지 아이의 인생인지... 물론 음악을 한다는 결심이 쉬운 게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인생의 주체는 '나 자신'이 아닐까. 여기에서 말하는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의 진로'를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 사명이며 당연한 권리라는 생각을 하는 듯 보여서 읽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평소에 만나기 힘든 종류의 사람들과 짧게나마 이야기를 한 느낌이 든 점은 좋았다. 최근 몇년 새 내 화두 중 하나는 '지극히 사적인 기록'이다. 보편적이며 포괄적인 기록보다는 개인의 디테일한 기록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나에게 충분한 지적 만족감을 준 책이었다. 기획력 자체에 큰 박수를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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