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보이스 키싱
데이비드 리바이선 지음, 김태령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한국 사회가 약자를 대하는 태도는 늘 끔찍한 혐오였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늘 약자를 괴롭히고, 멸시하고, 무시했다. 가까이서 그들을 대해야 할 때는 없는 사람인 것처럼 대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어느 한 부분에서는 약자였던 것을... 그 혐오는 결국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게 된다. 

동성애자는 한국 사회에서 말할 것도 없는 약자 중의 약자이다. 회사에 새롭게 젊은 사람이 입사를 하게 되면 하게 되는 여러 질문들 중 하나는 '이성친구'가 있냐는 것이다. '동성의 연인'이라는 가능성은 애초에 염두하지도 않는다. 동성애자들도 이런 사회의 분위기가 너무도 익숙하기에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새삼 밝히려 하지 않는다. 그런 고백은 차별과 멸시로 끝나는 경우가 태반이므로. 



유럽 여행을 갔을 때는 한국보다는 훨씬 자연스럽게 길거리에서 동성애자들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한국보다는 훨씬 차별이 적구나, 하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투 보이스 키싱>의 배경이 되는 미국은 달랐다. 여러 문화 매체들을 통해 접한 미국 사회는 동성애자에 대해 한국보다 더욱 차별이 심한 듯 보였다. 이 책은 그러한 미국의 현실을 담고 있다.  

이 책은 2016년 '미국인들이 도서관에서 없애고 싶어하는 책 TOP 10'안에 들었다고 한다. 책의 완성도가 떨어져서 그런 것은 아니고, 단지 동성애를 다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페미니즘 관련 도서들이 요즘 도서관에서 퇴출되는 한국을 생각하면, 마냥 욕하기에는 부끄러운 마음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동성애자이며, 키스 세계기록(가장 긴 시간)에 도전한다. 사적 공간에서 하는 동성애자들의 키스를 공적 공간으로 꺼내기 위함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행동을 통해 동성애가 우리 세상에 존재하는 것임을 알리고자 한다. 소수자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은 속으로는 '혐오'지만 겉으로는 '못본 체'다. 

그렇기에 '동성애는 상관 없는데, 나한테만 피해 안 줬음 좋겠어.'라는 말은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말이 된다. 소수자들의 권리가 지켜졌을 때, 비로소 우리의 권리도 보장받을 수 있다.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그야말로 공기처럼 익숙한 한국 사회에 무척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는 듯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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