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콘돔 쓰렴 - 아빠의 성과 페미니즘 더 생각 인문학 시리즈 3
이은용 지음 / 씽크스마트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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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화두 중 하나가 페미니즘이다. 재작년즈음부터 트위터에서 시작된 페미니즘 담론에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 덕에 자각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끼게 되었다. 물론 남성으로서 100% 공감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한계가 많다고 생각하지만, 어찌되었건 되도록 페미니즘을 알기 위해 이런 저런 책들도 읽고 있다. 



<아들아 콘돔 쓰렴>의 부제는 '아빠의 성과 페미니즘'이다. 하지만 내 짧은 지식을 통해 감히 단언하자면 이 책은 페미니즘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책이었다. 그냥 좀 더 '잘 팔기 위해' 페미니즘을 가져다 쓴 책일 뿐이다.  

이 책을 이렇게 만든 게 작가, 편집자, 마케터 누구의 책임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잘못된 방법을 선택했다는 것만큼은 명백하다. 우선 이 책의 주요 골자는 작가가 봤던 여러 영화에 대한 단상이다. 평론까지도 되지 못하는 잡설에 가까운 단상이 책의 주 내용이다. 거기에 '평등 열쇳말'이라는 키워드로 최근 '유행하고 돈이 되는' 페미니즘적 단어와 개념들을 억지로 끼워 팔고 있다.  



페미니즘으로 팔아치울 속셈이었으면 그나마도 제대로 할 것이지 '평등 열쇳말'에서 소개하고 있는 페미니즘적 키워드들 조차도 허접하고 조악하다. 본문에 실컷 '젖무덤' 타령을 하다가 장과 장 사이에 '핑크색을 좋아하는 남자를 보는 편견어린 시선을 멈춰주세요 ^^'라고 말한들 어떤 사람이 이 책이 페미니즘과 관련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심지어 오랜 기자생활을 한 사람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문체와 문장이 엉망이다. 글을 쓸 때는 읽는 사람을 배려해 최대한 이해하기 좋게 쓰는 것이 모든 글의 기본 요건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냥 자신에 취해 그럴듯한 아무 말이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대체 제목은 왜 <아들아 콘돔 쓰렴>인 것일까. 본문에 나온 대로라면 작가가 자신의 첫 성경험때 콘돔을 쓰지 않고 질내사정을 했다고 하는데, 그걸 자랑인지 반성인지 모르게 써놓는 게 과연 페미니즘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페미니즘을 기대하는 독자라면 읽어서는 안 될 책이고, 그냥 교양 도서로도 읽어도 좋을 게 하나 없는 책이었다. 페미니즘에서 가장 피해야 할 권력을 가진 중년 남성의 글 그 이상도 이하도 없는 지저분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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