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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멜 팝콘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발간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살까 고민하다 관 두기로 했지만, 서점에서 우연히 첫 문장을 읽고 살 뻔 했다. 인터넷으로 사면 할인과 더불어 증정도서 한 권이 더 온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간신히 참아낸 다음 인터넷으로 책 사는데 한 권 더 끼워서 주문했다.
책은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을 읽어온 사람이라면 아주 낯익은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서술자 넷이 봄, 여름, 가을, 결울이라는 네 파트 네이서 돌아가며 한 파트마다 네 번씩, 총 열 여섯번을 서술하는 교차서술 방식이다. 신도 레이나, 오지 나오즈미의 경우에는 최근 일본 소설에서 볼 수 있는 식의 적당히 알달달한 이야기가, 그리고 오지 게이코와 오지 고이치의 경우에는(특히 오지 게이코의 경우엔) 요시다 슈이치 특유 인생주의의 허무함이랄까, 공포랄까를 보여준다. 난, 그냥 이렇게 살면 되지, 싶은 생각을 보통 하는 편인데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을 읽다보면 그런 나의 세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요컨데, 중추부터. 그렇기에 앞쪽 두 서술자의 이야기는 어쩐지 알 것도 같은 기분을 느끼지만 뒤쪽 두 서술자는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현재 요시다 슈이치만큼 내가 나이를 먹는다면 어렴풋이는 이해할 수 있을지도. 예전엔 경험이란 건 그닥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꼭 그렇진 않다.
다만 작품이 진보(?), 변화(?) 하지 않는다는 느낌도 받았다. 하지만 이렇게 명확히 글로 두드리고 다시 생각해보면 잘 모르겠다. 진보 하고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