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들을 위해 무엇을 원하는가? 가부장제의 가치에 도전하기 시작한 여성들은 이런 질문을 자주 하게 된다. 우리 내면의 가장 깊은 곳에서 우리는 아들들이 어머니의 아들로 남기를 원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여성이 되는 새로운 길을 발견하고 있듯이 그들도 성장하여 남성이 되는 새로운 길을 찾기를 바란다. 아들이 여성을 양육과 부양의 유일한 원천으로만 보지 않는 남성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줄 만한 감수성과 굳은 의지를 가진 아버지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런 아버지들이 아직까지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가끔 예외적으로 한사람씩 보이는 것이 희망적이기는 하나 여전히 개인적 차원에 머무를 뿐이다. 제인 라자르는 이런 개인적 경우도 다만 겉보기에만 ‘관심있는 ‘아버지에 불과하다고 했다. 남성들이 사회의가장 중요한 일로서 자녀양육의 책임을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해도, 그들의 아들들과 우리의 아들들이 비가부장적 남성상이 어떤 것인지 똑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아들들이 겪는 고통, 좌절, 애매모호함이 강하고 비전통적인 어머니의 문전에만 놓여 있는 것이 아니다. 똑같은 지붕 밑에 살면서도 매시간, 매일 아이들을 버린 것은 바로 전통적인 아버지이다. 우리는 과거 수세기 동안과 마찬가지로 현재의 역사에서도 대부분의 아들들이 가장 진지한 의미에서 - 실제로는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 - P237
만일 내가 아들들에 대한 한 가지 소망을 가질 수 있다면 여성의 용기를 가져 달라는 것이다. 이 말은 상당히구체적이고 정확한 의미를 가진다. 즉 공적 사적 생활에서, 그리고 그들이 꿈꾸고 생각하고 창조하는 내면세계와 가부장제라는 외부세계 둘 다에서 새로운 비전을 전개시켜 나갈 때, 점점 더 많은 심리적·육체적 위험을 감수하는 여성들에게서 보았던 용기를 뜻하는 것이다. 때때로 이런 커다란 용기가 조그만 행동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여성의 직업이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공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종종 혐오스러운 생각을 하거나 모략을 받고, 미칠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순간이 있다. 때로는 그 순간이 더 길어지기도 하고 전통적인 안전과 보호도 거의 사라져 버린다. 자기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가는 여성들은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엄청난 내적.외적 고통을 예상해야만 한다. 나는 내 아들이 이런 고통에 위축되지 않기를, 남성의 낡은 방어벽 속에 안주하지 않기를 바란다. 물론 치명적인 자기혐오증을 보여서도 안 될 것이다. 또한 나는 그들이 나를 위해서나 다른 여성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 자신을 위해, 이 지상에서의 삶을 위해 이런 일을 하기 바란다. - P242
나는 남성을 자녀양육의 전과정에 참여시키는 데 상당한 어려움과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안다. 무엇보다도 자녀양육이 여성의 일이었기 때문에 수동적이고, 저급하고, 일 같지도 않은 일이라는 인식, 혹은 단지 ‘재미‘에 불과하다는 과거의 인식이 문제이다. 이런 인식 뒤에는 개인적인 감정을 알지 못하는 남성들의 미숙함이 도사리고 있다. - P243
한편 개인적인 관계에서도 남성이 ‘사랑의 일‘을 공유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도 그들을 사랑하는 방식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이 말은 무엇보다도 아버지가 자녀양육과 보육의 일부를 공유한다고 해서 그를 칭송하고 감사히 여기는 일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여성이 부모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특별한다고 간주된 적은 없다. 오히려 여성이 부모 역할을 하지 않으면 사회범죄로 취급되어 왔다. 이 말은 또한 남성의 자아가 계란껍질인 것처럼, 혹은 동등한 관계를 희생해서라도 남성의 자아를 보전하는 일이 바람직한 것처럼 남성을 대하는 일도 그만두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여성들처럼 남성들도 칭찬받지 않고도, ‘예외적‘이라고 특별대접을 받지 않고도 우리와 같이 행동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의미이기도 한다. 또한 전통적으로 ‘사랑‘과 ‘일‘을 분리하는 것도 거부함을 의미한다. 남성들은 오랫동안 이러한 것을 새로운 형태의 사랑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또 우리가 증오심으로 행동하고말하며 우리도 ‘그들처럼‘ 되어가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우리의 지속적인 보호와 관심이 없으면 정신적으로 황폐해질 것이라고도 말할 것이다. 그러나 남성들에게 정신적인 젖을 준 수백 년 동안 우리는 오염되고, 탐욕적이고, 지배적이며, 자학적이고, 못생기고, 음탕하며, 동성연애자이고, 매춘부라는 소리를 계속 들어왔다. 우리는 이제 서서히 다른 어떤 여성보다 어머니들이 더 진짜 같아 보인다"는 말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불신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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