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것은 언제나 사적인 일이며, 실컷 우는 것은 남몰래 하는 일이지만, 그리어는 우는 행위의 배후에 있는 슬픔이 개인적 현상일 뿐 아니라 문화적 현상이라고 보았고, 그것은 수십 년에 걸친 사회 변화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여전히 여자들의 가장 본질적인 자질들과 관심사에 대체로 냉담하고 멸시적이며 심지어 적대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걸 잘 알기에 나오는 반응이라고 했다.
그리어는 여자들이 우는 것은 자신이 무력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며, 너무 많이 일하고 지쳤고 외롭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자들이 우는 것은 자신의 필요가 충족되지 않기 때문이고 남들의 필요를 보살피느라 자신의 필요는 계속 뒷전으로 밀리기만 하기 때문이다.
자기 인생의 남자들이 친밀함의 언어를 구사할 능력이 없다는 느낌을 너무 자주 받기 때문에, 자녀들이 자라나 거리를 두기 때문에, 자신은 그 거리를 묵묵히 받아들이는 게 당연시되기 때문에, 만성적으로 낮아지기만 하는 기대치와 남자들의 세계에 대한 끊임없는 적응으로 이루어진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여자의 감정이 지닌 힘과 강함은 병적이거나 히스테리컬하거나 질척질척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관계에 대한 여자의 관심은 사소한 것으로 간주되고, 여자의 존재의 핵심은 한 번도 제대로 봐주거나 알아주거나 온전히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에, 여자의 진정한 자아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가치 있게 여기고 인정하고 숭배하는 수많은 것들과 어긋나 있기 때문에, 한 마디로 자신의 사랑이 응답받지 못하기 때문에 여자들은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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