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 엘턴 지음, 줄리 맥래플린 그림, 천미나 옮김 / 키다리 / 2018년 5월
전자책으로 보고 싶은 책이 있어 가끔 앱을 다 띄워놓고 검색을 한다. 원하는 책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둘러보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띈다. 짧을 테니 빌려서 후다닥.
호, 나쁘지 않은 걸 싶다. 어떤 부분은 나를 위로해 주기도 한다.
"사람들은 렌틸콩, 강낭콩, 병아리콩과 같은 콩류를 쌀이나 밀, 옥수수와 같은 곡류와 함께 먹으면 몸이 더욱 건강하고 튼튼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고기를 먹지 않고서도 말입니다.
콩류와 곡물이 합쳐지면 완전 단백질을 만들어 내거든요. 완전 단백질은 열두 가지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지닌 단백질을 말해요."
고기나 유제품을 먹지 않더라도 콩과 채소에서 충분한 단백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 책들이 많다. 수치나 연구 결과를 보면 믿을 만한 정보다. 그런데도 그와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책을 읽으면 마음이 흔들린다. 의심이 솟구친다. 그 의심의 바탕에는 지금껏 먹어왔던 것들을 다시 탐하고자 하는 욕구가 깔린 건 아닌지. 아무튼! 쌀에 콩 섞어 밥해서 매일 먹는데! 병아리콩 삶으면 너무 맛있어 오늘도 샐러드에 넣어 먹었는데! 빵 만들 때도 쌀가루와 콩가루를 섞어 만드는데! 그럼 나 잘하고 있는 거잖아! 이런 식의 위로?ㅎㅎㅎ
"엠파나다 - 옥수수를 석회수에 담갔다가 가루로 빻아 반죽을 만들어요. 그런 다음, 속을 콩으로 채우면 엠파나다 모양을 한 완전 단백질로 변신해요."
책에는 고기를 사용하지 않은 훌륭한 단백질원인 요리들이 간단히 그림과 함께 소개되어 있다. 그 중 이 엠파나다를 보니 아!! 그거 맛있지, 바로 감탄사가 튀어나온다. 늠 그립다. 그 맛과 그 거리, 바르셀로나의 어느 뒷골목, 엠파나다 한 입에 가게 구경 한번. 엠파나다 속 재료들은 엄청 다양하다. 심지어 시금치만 들어있어도 맛나다는. 여행 언제 갈 수 있나요.ㅠㅠ 이탈리아 수프라는 리볼리타도 시도해 보고 싶고, 병아리콩 쿠스쿠스를 보고는 *락방 님이 생각났고. 이런 식의 자유 연상. ㅎㅎㅎ
고기에 얽힌 역사와 종교, 문화, 문제점, 채식주의자에 대한 이야기, 자신의 채식 알리는 법 등을 대략적이나마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아주 가끔, 번역의 문제인지 조심스러운 표현 탓인지, 걸리적거리는 문장들이 있으나 그런 대로 이해할 만하다. (단백질의 또다른 보충원으로 치즈를 이야기하는데, 음 이건 좀 이견이 있을 수도 있겠다. 채식주의 지향의 책이 아니었던가 싶은. 완전채식과 육식의 사이 어딘가에서 조율점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볼 수도 있겠고. 어딘가 미흡한 듯한 문장 표현도 그래서인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아이들이 읽고 '고기'라는 것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