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산 게이의 책 세 권.
<나쁜 페미니스트>를 먼저 읽었다. 읽기 쉽고, 나오는 예시에 화가 난다. 그리고 구구절절 옳은 말들. 그러나 밑줄도 긋지 않고 플래그도 붙이지 않았다. 책 전부를 밑줄 그을 필요는 없다. 옆지기에게 권했다.(권한 지 한 달이지만 언제 읽을지 기미는 없다.)
<헝거>도 괴로운 책이다. 아무도 자신의 힘든 경험을 100% 자세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할 수도 없다는 것에 공감. 록산 게이 관련글을 검색해 보다가 짧막한 강연 비디오를 보게 되었다. 책에서 본 수줍고 겁많은 소녀가 거기 있었다. 머리칼이 희끗희끗한.
<어려운 여자들>은 소설집인데, 첫번째 단편을 읽은 후 한참을 덮어놓았다. 그리고 두번째 단편. 또 덮었다. 고통스러운 기억과 경험에 몸서리치듯 감정이입을 하면서도 과연 내가 그 고통을 짐작한다고 말할 수 있나, 눈물을 흘리지만 그건 가슴아픔 그것 뿐이진 않나, 그런 생각... 아직 책은 덮여 있다. 빨리 읽어버리지 않아야 겠다는 막연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