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피터팬과 마법의 별 1
데이브 배리.리들리 피어슨 지음, 공보경 옮김, 그렉 콜 삽화 / 노블마인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저기, 피터 너 티티할매 이야기 들었어?
-팅커벨, 어디갔었어? 그런데 무슨 이야기? 아, 그 손녀때문에 앓아누웠다는 그 할머니? 그런데 왜 앓아누웠대?
-너도 몰랐구나? 글쎄, 그게 책임의 반은 너한테 있다더라.
-무슨? 말도 안 돼. 나는 그 할머니 곁에는 가지도 않았는 걸. 그 할머니 애들만 보면 막 끌어안는다며?
-자자, 진정하고 내 이야기 들어봐.그 집 손녀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가 <피터팬>이라더라. 그래, 너말야. 뿌듯한 그 표정은 모냐?! 하튼, 티티할매가 그 이야기를 손녀한테 들려주는 것까지는 좋았대. 손녀가 그 이야기를 듣고 잠을 자면 나는 꿈을 꿔서 키도 부쩍크고 말야.
-왜 키가 커?? 꿈에서도 뭐를 먹나?
-아, 너는 할머니가 없어서 모르겠구나. 나도 고아니 잘은 모르는데 티티할매 말로는 나는 꿈을 꾸면 키가 큰다더라. 그러고 보면 티티할매는 나는 꿈을 꾸지는 않았나봐, 그치? 큭큭큭
-그렇구나, 그런데 맨날 나는 내 키는 왜이래? 티티할매 말 허풍아니야? 하여튼 왜 아프시다는 거야?
-알고보니 잠들때마다 그 손녀가 피터팬을 읽어주는 티티할매한테 질문을 수십개는 한다는 거야? 것도 맨날 똑같은 것만. 문제는 그 질문의 답을 티티할매는 모른다는 거지. 티티할매는 자기가 모르는 걸 물어보는 손녀한테 시달리느라 아이들한테 이야기를 들려주러 가지도 못하고 아파서 누워만있대.
-할머니들은 원래 모든걸 다 아는 거 아냐? 그런데 그 질문이 뭐래?
-그 질문이 다 너에 관한거라니까. 너가 왜 날게 되었는지, 나(팅커벨)는 어디서 왔는지, 너가 왜 후크선장의 팔을 잘랐는지, 인어섬은 어떻게 생겨났는지, 너는 어떻게 인디언들과 친구가 되었는지 등등 말야. 헥헥, 힘들다. 너도 알다시피 아이들 책에는 전에 놀러온 웬디이야기부터 나와있잖아. 그때 네가 귀찮다고 해서 앞의 이야기를 싹뚝 잘라먹었잖아.
-그거야, 난 글 쓰는게 너무 싫으니까. 티티할매 많이 아프대? 어떡하지? 그 할매 아프면 아이들의 이야기보따리가 사라져서 안되는데. 방법이 없을까?
-글쎄...
-그래, 너 기억나냐? 전에 온 작가 두 분, 이름이 데이브 배리, 리들리 피어슨 이였을거야. 그 분들께 전에 내 이야기를 들려주었거든. 가서 그분들께 내 이야기를 글로 써달라고 하자. 그 책이 나오면 티티할매도 병이 나을테니까, 자, 그럼 날아오르는 거야. 팅커벨~ 얼른와.
피터팬은 얼마나 많은 아이들에게 읽혀졌을까? 피터팬을 읽은 아이치고 하늘을 나는 꿈을 꾸지 않은 아이가 있을까? 하늘을 나는 마법의 가루를 갖고 싶다고 별님에게 소원을 빌어본 적이 없는 아이가 있을까? 네버랜드, 그 꿈의 섬에 가보고 싶다고 엄마나 할머니를 조르고 조르다가 잠이 든 아이는 얼마나 많을까? 그런 아이들은 물었을 것이다. 왜 피터팬은 항상 아이인채로 남을 수 있는 것이냐고, 후크선장과 피터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기에 피터는 후크선장의 왼팔을 자른 것이며, 작고 귀여운 팅커벨은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 아이들의 질문은 차고 넘쳤지만 답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피터팬에게 궁금한 것을 가지고 어른이 되버린 아이는 얼마나 많은가!!
피터팬이 되길 꿈꿔본 적이 있는 아이들, 피터팬과 함께 날아오르고 싶었던 어른들을 위한 책이다. <피터팬과 마법의 돌>은 피터가 평범한 아이였을 때로 돌아간다. 그 시절 피터의 인생을 뒤바꿀 모험을 하게 되고 그 모험으로 피터는 영원히 아이인채로 살게 된 것이다.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이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던 것은 왜일까? 마법의 가루로 인해 책이 둥둥 날아 갈 것 같아서? 어쩌면 책을 읽고 피터에 대해 알게 되면 피터팬이 내방 창문에 와서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가 창문으로 들어올까봐? 어쩌면 둘다 맞을 것이다. 책을 쉬지 않고 읽은 이유는 어린이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읽는 동안 나는 피터처럼 어린이로 돌아가버렸다. 책은 읽는 재미 이상의 선물을 내게 준 것이다. 책이 끝나면 풀릴 마법이었지만 읽는 동안에는 용감하고 쾌활한 성격의 아이가 되어 책 속으로 뛰어든 나를 보는 것은 마법이였다. 어쩌면 그때 내 몸은 바닥에서 둥실 떠있었을지도 모른다.
<살짝, 줄거리 엿보기!?>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고아인 피터는 친구들과 함께 악명높은 이름도 이상한 자보트 3세의 하인으로 팔려간다. 그를 판 사람은 고아원에서 일하며 말보다 주먹이 먼저인 그렘킨이였다. 탈출할 궁리만 하는 피터였지만 결국 실패하고 배라고 부르기가 민망한 엉망인 네버랜드 호를 타고 먼 여행을 떠나게 된다. 네버랜드 호에는 술만 마시는 바보선장과 무섭기만한 선원들이 있으며 배와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운 아이 몰리도 함께 있었다. 몰리 역시 가는 곳은 지보프 3세의 왕궁. 정말 나는 이 몰리가 팅커벨이 아닐까 두근두근 거렸었다. 네버랜드 호의 실려진 트렁크, 그 속에 담겨진 진실이 벗겨지면서 피터는 모험의 세계로 들어선다.
책을 읽는내내 행복했던 이유 중 하나를 더 말하라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이다. 물론 첫째는 피터(웃음). 바다, 돌고래, 밤하늘, 별, 신화 이야기, 섬, 인어, 마법은 책 속에서 발견한소중한 보물들이었다. 그밖에도 많은 보물들이 책 속 곳곳에 숨어있어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책을 읽다보면 신들이 왜 생겨났는지, 인어는 어떻게 생겨났는지, 돌고래는 왜 인간들을 좋아하는 지를 알게 된다. 물론 그것은 그 곳 네버랜드에서만 통할 사실이지만 동화적인 상상은 현실 속의 나의 가슴을 두근 거리게 한다.
피터의 모험은 숨가쁘다. 뺏고 빼앗기고, 풀려났다 싶으면 잡히고, 끝이다 싶으면 다시 도망가는 피터를 쫓느라 눈도 마음도 바빴다. 책 표지에 피터보다 훨씬 더 비중있게 그려진 후크 선장, 검은 콧수염의 활약(?)도 재미를 더한다. 우리가 아는 그런 엉성한 후크선장이 아니였던 것이다. 입냄새는 나지만 좋게 말하면 똑똑하고 나쁘게 말하면 얍삽한 검은 콧수염, 그리고 다른 무리의 악당들은 피터의 모험을 훨씬 흥미롭게 만들어준다.
책을 덮고 나서 확인한 것은 다음에 나올 책이 있는가였다. 시리즈로 나와야한다는 바람때문이었다. 이렇게 재밌는 판타지를 또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내 마음을 알아차린 걸까? 다음 작품은 <피터팬과 그림자 도둑>이었다. 그림자하니 웬디가 피터팬의 그림자를 꿰매주는 장면이 떠오른다. 내년 봄에 나온다고 하니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릴 일이 하나 더 생겼다.
이미 피터를 알고 있는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그리움과 즐거움을 아이들에게는 용기와 신비롭고 흥미로운 모험을 떠나고 싶게 만들 책이다. 당분간 어른, 아이 모두 하늘을 나는 꿈을 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