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아이들이 부모에게 하는 말 중 가장 많은 말은 무엇일까? 또한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하는 말 중 가장 많은 말은 무엇일까? 첫번째 질문의 답은 "제발 좀 나를 내버려두세요." 였고 두번째 질문의 답은 "제발 엄마(혹은 아빠) 말 좀 들어."였다. 물론 내가 아는 아이들은 얼마 되지 않고 그 아이들의 부모님 역시 잘 알지 못하기에 일반화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아이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 어릴적 바람도 그것과 같았다는 것을 떠올렸다. 왜 자식과 부모는 서로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못해 안달일까?
제목에서 가슴이 시원해진다. 이건 내가 부모가 아니라 자식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도 자식이 있다면 이 책의 제목만으로 속이 시원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자식이 둘 있는 막내이모는 제목을 보자마자 "이게 말이 돼? 말은 쉽지."였다. 그런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럼 내가 먼저 읽고 줄께라며 읽어내려 갔다. 서문을 읽다보면 제목의 뜻을 알게 되는데 그래서 더욱 제목이 맘에 들었다.
자녀 교육서를 읽을때 생긴 버릇 하나는 자와 펜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바쁜 이모를 위해 중요한 부분에 줄을 긋고 나서 넘겨주기 때문이다. 일도하고 아이들을 챙기고 책까지 읽기에는 체력이 받혀주지도 않을 뿐더러 시간도 없다는 다는 이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읽어주지 했다. 신부수업 전에 엄마수업 먼저 받는다는 우스개 소리를 듣지만 엄마수업은 생각보다 아주 흥미롭다.
부모님들은 자식을 자신이 만들어가는 존재라고 믿는 경우가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자녀교육에 열을 올리는 한국사회의 부모님들은 그 믿음이 더할 것이다.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없는 부모가 어디겠냐마는 문제는 부모님의 매뉴얼을 자식에게 그대로 적용시키며 잘 따라오지 않는 아이에게 속이 터지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 되는 이유를 책은 제목인 [제 멋]에 있다. 작가는 아이들에게는 [제 멋] 즉, 타고난 본성이 있다고 한다. 책의 제목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아이가 타고난 제 성격과 본성에 맞게 자랄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에니어그램 전문가 윤태익 저자는 아이들의 성격 유형을 세개로 나누고 있다. 지적 능력을 발휘하고 싶은 머리형, 주목받는 일을 좋아하는 가슴형, 성취감을 중시하는 장형으로 나눌 수 있다. 책은 세가지 유형마다 세부 유형을 세가지씩 들어가게 하여 총 9가지 유형으로 아이들의 성격 유형을 나눈다. 책에는 간단한 설문지로 부모와 아이의 성격유형을 찾을 수 있도록 나와있다. 하지만 간단한 그 설문지만으로는 성격유형을 정하기 힘이 든다. 책의 절반은 아이의 유형을 알아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하고 있으며 나머지 절반은 성격유형에 따라 갈등해결하는 방법과 성공 교육법에 대해 나와있다.
책을 보며 이모와 이모네 두 아이들이 생각났다. 우리 이모는 전형적인 가슴형에 비해 첫째 아이는 머리형, 둘째 아이는 가슴형이었다.(내 맘대로 판단한 결과) 가슴형인 이모에 비해 말없고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는 첫째 주원이는 이모와 마찰이 많다. 소극적인 주원이와 활발하고 애교가 많은 둘째주호는 사사건건 비교가 되었다. 이모는 그러지 않을려고 한다지만 주원이에게 점점 더 화를 많이 내게 되고 주원이는 그러면 그럴수록 삐져서 말을 안하거나 혼자 방에서 노는 시간이 늘어났다. 성격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이에게나 부모에게나 힘든 일이다. 아이의 성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준다는 것이 얼마나 인내를 필요로 하는지도 알지만 그 방법이 내 아이와 부모에게 둘다 좋은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 아이를 잘 알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인 나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자식만의 성장을 말하고 있지 않다. 자식과 부모의 성장이 균형을 이룰때 화목한 가정이 될 뿐 아니라 행복한 아이로 자라게 할 수 있다. 자식을 키울때는 적당한 햇빛과 물 그리고 땅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가 어떠한 씨앗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내 아이가 어떤 씨앗인지도 모르고서는 씨앗에 필요한 양분이 얼마큼인지,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내 아이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끊임없는 관심과 대화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관찰과 대화만큼 아이를 잘 알 수있는 방법은 없다고 본다. 이 책에 나오는 여러가지 행동에 따른 설명을 읽다보면 내 아이가 어떤 유형인지 알기 쉬울 것이다.
무조건 부모에게 맞춰서 자식을 키우는 것만큼 슬프고 힘든 교육법은 없다. 부모의 기대나 성격과 다르다고 아이가 틀린 것은 아니다. 내 아이라고 나와 무조건 같을 거라는 기대는 아이를 힘들게 한다. 한 뱃속에 나와도 다른 성격의 형제가 나오듯이 아이들은 자신만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내 아이가 가진 보석을 감추어 둔다면 그 아이는 평생 그 보석의 빛을 보지도 내지도 못할 것이다. 자신만의 빛을 내도록 내 아이가 가진 보석을 알아보자.
아쉬운 점,
아이의 유형에서 세 가지로 나온 유형은 알기 쉬웠지만 그 유형의 세부사항으로 나온 세가지 유형은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아 헷갈렸다. 부모님들에게 읽기 쉽도록이라고는 하지만 간단하게 씌여진 부분들이 너무 많았으며 아이들에게 활용하는 방안의 내용들도 추상적인 것이 많아 적용하기에는 그 것을 따로 공부를 해야할 것 같아 부모들의 시행착오와 노력이 동반 되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