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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이 어깨동무 합니다 -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며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주변에 도통 연애를 안 하는 언니가 둘 있다. 사실 딱히 남자가 필요해 보이는 것도 아니고, 연애를 하고 싶어 하지도 않아서 그냥 연애에 별로 관심이 없나보다 했다. 그런데 한 언니가 김제동 같은 사람이면 당장 연애하지 한다. 뭐, 나도 김제동 말하면 재미있고 감동적이고, 방송 모습이 진짜 같아 좋지만, 연애상대로? 정말이야? 물으니 그렇단다. 그래서 일하는 분야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고, 다 다르지만, 연애를 도통 안하는 다른 언니에게 슬그머니 물었다. 언니, 언니 혹시 김제동이 연애하자고 하면 연애 할 거야? 그럼, 당연하지. 김제동 같은 사람만 있으면 당장 연애한다.
물론 김제동이 맨날 하는 말처럼 여자만 좋다하면 자신은 오케이여야 하냐고 하지만, 이 노총각 인기가 좋구나. 그런데 문제는 이 언니들, 김제동이 앞에 있대도 술친구는 해도 연애하자고 달려들 것 같진 않다.
그런 김제동이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에 이어 ‘김제동이 어깨동무 합니다’ 라는 인터뷰 책을 냈다. 인터뷰 책을 좋아한다. 누구를 만나냐도 중요하겠지만, 누가 인터뷰를 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좋은 질문은 필연적으로 좋은 답을 가져올 수밖에 없으니.
그러나 김제동 첫 인터뷰집은 안 읽었다. 김제동을 너무 많이 아는 듯한 기분이 들어 신선함도 없었고, 사람 좋은 사람이 인터뷰를 하는 건 뭐 좀 뻔할 것 같았다.
거기다 두 번째 책이라니. 난 보통 소설 두 번째 권이 아닌 이상 다른 기획물 두 번째 권들은 철저하게 잘 팔린 첫 번째 책을 등에 업고 엑기스 다 뽑은 이야기를 질질 끌어놓는 것이라 여기기에 잘 안 읽는다.
하지만 읽어야 한다. 리뷰를 써야 하니. 뭐 읽기가 힘든 것도 아니다. 글자도 크고, 헐렁헐렁하다. 내가 관심 있는 사람도 많다.
그럼, 김제동이랑 같이 읽어 내려간 사람들 이야기, 생각보단 이야기를 하다만 느낌이 드는 것들도 꽤 있다. 그러나 어떤 편, 가령 법륜 스님과 인터뷰에서 스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 스스로도 알아가고, 이해해가면서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것. 책을 읽는 나와 눈높이를 맞춰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아졌다. 이게 김제동의 따뜻함이란 건가.
어떤 인터뷰는 자기들끼리 너무 친한 느낌이 들어 소외당한 기분이 드는데, 김제동은 친한 사람과 인터뷰를 할 때도 같이 알아가는 기분이 든다. 이것 참 놀라운 재주로군.
그래도 제일 재미있는 부분은 김제동을 인터뷰한 부분이다.
‘웃음과 혁명’을 연결시킨 부분. ‘고정돼 있는 것은 절대로 웃음을 줄 수 없습니다. 끝없이 변해야 되는 것입니다. 하다못해 제가 안경 벗는 것도 변화니까요. 그런데 그것도 식상하다면 또 다른 걸 생각해 내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결국은 혁명으로 가는 것입니다.’
김제동의 글을 보면서 생각보다 밝은 사람이 아니라 좀 걱정되기도 했는데, 늘 변하는 사람, 움직이는 사람이라 바깥의 휘둘림에 유연한 뿌리로 잘 버텨나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의 일을 대하는 태도, 현안을 보는 눈, 사람들과의 관계맺음을 보고 많이 배웠다.
음, 김제동 팔로잉 시작! 이제 그의 목소리를 더 자주, 많이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