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뿔 - 이외수 우화상자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2001년 낸 <외뿔>의 개정판이 나왔다. 당시에는 이외수라는 작가에 대해 별관심이 없었던 관계로 <외뿔>은 듣보잡이였지만, 2009년에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2008년 낸 <하악하악>을 읽고 팬이 된 이후라서 무진장 기대를 했다.
개정판이긴 한데, 2001년도의 책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도통 본적이 없어서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대게의 책들이 그러하듯이 책의 외관만이 좀 더 멋지게 바뀌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분홍색 띠지가 상큼하기는 하지만, 떼어내면 무척 심심해진다. 그래서 성가셔도 테이프로 고정해서 계속 붙여두기로 했다.
李外秀 寓畵相子 - 외뿔
보통 우화하면 이솝우화를 떠올리게 된다. 동물들이 등장해서 어쩌고 저쩌고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내 한문실력이 짧아서 확실히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그 우화와는 별 상관없다. 중간 중간 그림이 등장하기 때문에 畵를 썼나.
다섯살인 우리딸이 이 책을 보고 말하더라. 엄마, 색칠공부하는 책이냐고... 아니라고 답해주긴 했지만, 중간 중간 그림이 많은 것이 색칠공부 책으로 써도 나쁘지 않겠다. 물론 책에 굳이 색칠을 하라고 아이들에게 시킬 생각은 없다. 짧은 문장과 그림만으로도 이렇게 많은 것을 줄 수 있다니 역시 이외수답다.
작가계의 김구라
이렇게 표현하면 욕 먹을라나. 서양에는 빌 브라이슨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이외수가 있다. 그 맛이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할말 다 한다는 것은 얼추 비슷하지 않을까. 가볍고 직설적으로 툭툭 표현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중간 중간 그의 작가다움을 짐작할 수 있는 멋진 표현들이 숨어있다. 쥐뿔도 없으면서 막던지는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다.
'졸라'라는 표현을 무진장 쓰지만 작가는 무식해보이면 성공할 수 없다. 아마도 그래서 작가 소개란에는 춘천교대를 자퇴한 후, 홀로 문학의 길을 걸어왔다는 표현이 들어가 있나 보다. 요즘 텔레비전에서 너무 자주 보여서 작가라기 보다는 연예인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어쨌든 인지도를 올리기에는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 <외뿔>을 사서 소장하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절대 말리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