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물리 철학 ㅣ 현대과학신서 51
막스 플랑크 지음, 이정호 옮김 / 전파과학사 / 199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부록까지 합쳐서 100쪽인 이 책을 산 것은 90년대 초반이었지만, 그후로 한 번도 읽은 적이 없었다. 내용도 딱딱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별로 엄두를 내지 않았다. 그런데 책을 정리하다보니, 한번도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 책에 손이 갔다. 그래서 읽기 시작했다.
지은이는 물리학자로 유명한 플랑크이다. 옮긴이도 이학박사라서 물리적인 내용은 별다른 실수 없이 옮겼다고 생각한다. 다만 철학에 대한 책이라서 집중하지 않으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짧은 내용이지만 옮겨 적고자 하는 부분이 꽤 많다. 다음을 다잡고 필요한 부분을 기록해 두고자 한다. 가급적 번역문을 그대로 인용하였다.
내용 전체를 요약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다만 옮긴이의 말처럼 1930년대는 상대론이 등장하고, 양자물리학이 발전하면서 물리학의 큰 혁명이 무르익던 때였다. 그런 점에서 지은이의 주장이 현재 관점으로는 별로 새롭지 않은 경우도 있다.
I. 물리학과 세상철학
p. 13 여기서 언급해 두어야 할 중요한 것은 모든 목적에 적합한 분류를 가능토록 해주는 선험적인 원칙은 결코 없다는 점이다. 이것은 모든 학문에 동등하게 적용된다. 이러한 면에서 무슨 학문이든지 어떠한 임의의 가정과도 무관하게 필연적으로 오직 그 고유의 본성만으로부터 파생되는 골격을 갖춘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 예를 들어 수학적으로 루트 2와 1.41421356237의 차이
p. 14. 개중에는 극도로 신랄하기마저 한 많은 학문적 논쟁들이, 궁극적으로 두 상대자가 자기들의 주장을 열거함에 있어 명확한 언급도 없이 각기 다른 분류 원칙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필자는 확신하기 때문이다. -> 식물학의 종, 속, 과,... 따위의 명명법과 분류, 역사학의 분류
p. 15 (중략) 어떤 종류의 분류나 필연적으로 동족 실체들을 나누어 놓으며 밀접하게 연관된 물질들을 갈라 놓게 된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에 이 구분 짓기는 엄밀히 고려해 보면 유동적이고 부정확해 보인다. 그러므로 모든 학문은 바로 그 구조에 있어서 변덕의 한 요소, 그러므로 모든 학문은 바로 그 구조에 있어서 변덕의 한 요소, 그러니까 일시성의 한 요소를 갖게 되고, 이는 그 뿌리가 학문의 본질에 있기 때문에 근절될 수가 없는 하나의 결점이 된다.
p. 15(요약) 물리학으로 돌아가자. 모든 물리적 경험은 지각에 근거를 두고 있으므로, 최초의 명확한 분류 체계는 우리의 감각에 의거하였다. 물리학은 역학, 음향학, 광학, 열학 등으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들 다양한 분야들 사이에는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만약 감각을 무시하고 감각 밖의 사건들만에 주의를 집중시키게 되면, 우리가 정확한 물리 법칙을 세우는 일이 휠씬 더 쉬워진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것은 물리학의 색다른 분류를 가져오게 되었는데, 이 원칙에 따라 열선은 광학부분으로 넘겨졌다. -> 괴테가 눈은 빛의 속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 부분을 언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