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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혁명의 구조 ㅣ 까치글방 170
토머스 S.쿤 지음, 김명자 옮김 / 까치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유명하다. 마치 제레미 레프킨의 엔트로피 처럼, 자연과학도보다 오히려 사회과학자들에게 더 많이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몇 마디 말로서 이 책의 파급효과를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패러다임이라는 말은 사실 쿤이 이 책에서 쓴 이후로 일종의 교양어가 되었다.
원래 쿤은 1962년에 초판을 냈다. 그리고 1970년에 추가(postscript - 1판후에 나타난 논란에 대하여 자신을 의견을 표시하였고, 또한 앞부분에 대한 정리의 역할을 겸하고 있어서 읽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를 덧붙였고, 1996년에 개정판을 다시 내었다. 일단 내가 읽은 책은 3판을 번역한 것이므로 1996년으로 표기하였지만, 대부분 참고문헌으로 쓸 경우에 2판을 주로 쓰곤 한다.
쿤은 1922년에 태어났고, 하버드에서 물리학을 전공하였고 1943년에 최우등 졸업을 하였다. 이후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사학과 조교수,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과학사 및 과학철학과 교수를 거쳐 MIT의 언어학 및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1996년에 타계하였다. 김영식 선생님은 쿤의 제자 중 한 사람이다.
사실 이 책은 여러 번 번역이 되었다. 하지만 인터넷 서점을 뒤적여보니, 이 책이 제대로 번역된 것이 아니라는 혹평이 많았다. 나 역시 대표적인 역어체 문장이라는 점에서 별로 잘 된 번역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참고로 옮긴이의 느낌을 적은 역자 해설이 오히려 다른 어느 부분보다도 읽기에 편했다. )
전체적으로 모든 문단이나 내용 구성이 추상적인 주장을 먼저하고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 설명하는 방식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영문에서 에세이를 쓰는 대표적인 형식을 취하고 있을 따름이지만, 이것이 메타과학을 접근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내가 생각하고 있는 보기의 활용도 이런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게 해 주었다.
책의 겉표지에 있는 말과 뒷표지에 있는 문구가 이 책에 대한 좋은 설명이 되는 것 같아서 옮겨보았다.
앞표지 : '과학혁명의 구조'는 세계 지성사에서 하나의 이정표를 제시한 현대의 고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토머스 쿤의 깊은 학문과 뛰어난 통찰력은 이 책을 통해서 그의 본래의 영역인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뛰어넘어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뒷표지 : ‘과학혁명의 구조’는 그 초판의 출간과 더불어 열광적인 찬사와 비판의 대상이 되었으며,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쿤 혁명’을 일으켰다. 쿤의 과학관의 핵심은 근본적으로 과학적 지식의 발전이 혁명적이라는 데에 있는데, 과학의 진보가 누적적이라는 종래의 귀납주의적 과학관을 뿌리째 흔들어놓았다.
쿤은 과학혁명들 사이에서 과학자들이 통상적으로 수행하는 안정된 과학활동을 가리켜 정상과학이라고 규정했다. 이러한 정상과학에서 ‘과학자 사회’는 패러다임에 의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쿤의 과학혁명은 하나의 정상과학이 심각한 이상현상들의 빈번한 출현에 의해서 위기에 부딪혀 붕괴될 때 일어나는 현상으로서 그 결과는 새로운 정상과학의 출현을 가져온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을 말하라고 한다면 그저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워낙 과학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와서 그런지 이 책을 읽어서 더 자세히 알게 된 것은 딱히 없었다. 다만 내가 관심있어 하는 보기와 이 책에서 말하는 표준예(exempar)의 관계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읽었는데, 기대한 것처럼 많은 시사점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