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스피치 - 상대의 머리와 가슴을 움직이는 60초 설득법
샘 혼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독후감 쓴 시간: 08년 3월 15 15시 9분 48 ~ 08년 3월 15 17시 56분 18

 

(엘리베이터 스피치 / 샘 혼 지음, 이 상원 옮김, 정 재윤 감수 / 갈매나무)

 

: 2008. 3. 09. (일) 20:23 (의왕역) ~

: 2008. 3. 14. (금) 22:03 (마을버스/이안@)

 

이번 주에는 사무실 근처에서 방문 영업을 했다. 사무실이 삼성동에 있는데 가까이에 COEX도 있고, 봉은사도 있다. 봉은사에 있는 아름다운 가게에 들려 헌책도 사고, 반디앤루니스 서점에 들려 책쇼핑도 했다.

 

절에 가도 그렇고, 서점에 가도 그렇고 딴 세상 같다. 아무리 대한민국의 부의 상징인 강남지역이라고 해도 부나 경제라는 단어는 생각나지 않는다. 조용하게 자신들의 삶에 만족하고 사는 소박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일 뿐이다.

 

아름다운 가게에 들려 책을 사고는 봉은사 경내에 들려 명상도 했다. 이 세상의 혼잡함과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보았다. 가끔씩 신자들이 들어와 절을 하고는 떠난다. 무엇을 위해 절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잠시라도 속세를 떠나 진실한 마음으로 희구를 한다는 것은 좋지 않을까 싶다. 어떤 여자분은 불경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삶이 고통스러워서였을까, 자신의 잘못이 뉘우쳐서 그랬을까.

 

절의 모습을 몇 장 담아 보았다. 중생을 구제하러 오셨던 부처님은 지금까지도 많은 영향을 끼치리라 생각했을까.

 



 



 



 

절에서 마음을 좀 닦고, 마음의 양식을 삼을 책을 보러 서점으로 향했다. Coex 내에 반디앤루니스라는 큰 서점이 있다. 오랜만에 들렸더니 서점 레이아웃을 바뀌어 있었다. 독자들의 눈 높이에 맞춰 보기 좋게 진열해 놓았다. 쉬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휴식공간도 마련해 두었다. 마음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돈 없는 사람들은 일찍 출근해서 공짜로 책을 읽을 수도 있을 것 같다. ^.^

 

책 구경만 하고 책은 사지 못했다. 책 구경을 하면서 나도 빨리 좋은 책을 써야지 다짐도 해 보았다. 베스트셀러가 될 좋은 책을 쓰자는 다짐으로 서점을 배경으로 셀카도 찍고, 서점의 모습도 찍어보았다. 서점에 들려도 책을 사지 못할 때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어제 오후에도 서점에 들렸다. 사람들이 꽤 있었다. 지인이 소개해 준 책을 들고 휴식 공간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등받이가 있는 둥근 의자에는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었다. 나도 자리를 잡고 앉았다. 눈을 감고 명상을 했다. 이 세상이 깨끗한 세상이 되었으면, 서로 돕고 사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우주에 방사해 보았다.

 

목차를 살펴보고 대충 내용을 훑어보려다가 책을 읽기 시작했다. 스토리텔링식으로 쓴 책이라 읽기가 어색했다. 주로 설명식의 실용서적이나 논리적인 구성의 책들을 보다가 이야기 책을 보려니 이해가 잘 안 된다. 가끔가다다 소설책을 읽을 때면 이런 현상이 있다. 책을 읽을수록 적응이 되어간다. 그래도 익숙하지가 않아 어쩐지 갈대가 서걱대는 느낌이 든다.

 

책에 몰두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밖에 보이지 않는 환한 불빛 아래서 책을 읽다보니 해가 저물었는지 어쩐지 느낄 수가 없다. 책의 내용이 많지 않아 술술 페이지가 잘 넘어갔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많이 읽게 된다. 남은 페이지가 줄어들수록 다 읽어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다 읽고 일어서겠다고 마음을 먹고 책을 읽어나갔다. 양 옆의 자리가 몇번이나 바뀌는 듯 했다. 새로운 사람이 앉기를 여러 번 했다.

 

궁금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에 앉아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데, 책을 사서 읽는 것인지 아니면 읽고 말 생각인지 궁금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붙박고 앉아 오랫동안 책을 읽고 있었다. 그 사람들 왜 서점에서 책을 읽는지도 궁금했다. 이것저것 궁금한 게 많았다.

 

책을 다 읽고 중요한 점을 베껴 적고는 옆에 앉아 계신 아가씨에게 말을 걸었다. 궁금하다면서 읽고 있는 책을 살 것이냐고 물어보았다. 그 아가씨는 책을 좀 읽어보고 마음에 들면 구입을 하신다고 했다. 그렇게 구입하는 책은 두번, 세번 읽는다고 했다. 예를 들면 어떤 책을 그렇게 했냐고 물었더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알려주신다. 그 책은 한글판을 읽고, 영어판 책까지 사서 읽었다고 했다. 철학의 콘서트란 책을 살펴보고 계셨는데, 아가씨가 철학에 관한 책을 읽어서 왜 철학 책을 읽을까 궁금했다. 그래서 왜 그 책을 읽고 있냐고 물으니 힐러리 클린턴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그 책에서 힐러리가 고전을 읽어 생각하는 힘을 길렀다고 해서 알아보려고 책을 골랐다고 했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눴다. 참 재미있었다.

핸드폰을 사무실에 두고 나와 시간이 얼마나 된지 몰라 아가씨에게 시간을 물어보니 8 지났다고 했다. 시간이 그렇게나 되었을지 몰랐다. 서둘러 이야기를 마치고 명함을 드렸다. 그리고 리더스가이드(RG)도 소개해 주었다. 명함에 RG 홈피 주소를 적어주었는데 들어와 보실지 모르겠다. 

 

서둘러 사무실로 돌아왔다. 결혼기념일이라 아내에게 일찍 집에 들어간다고 했는데 너무 늦어버렸던 것이다. 사무실로 돌아오면서 내 소개를 너무 형편없이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소개뿐만 아니라 알지 소개도 인상 깊게 해 드렸으면 더 좋았을 걸 후회가 되었다. 마침 이번 주에 짧은 시간 동안에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비법을 알려주는 책을 읽고 있었는데, 그 방법대로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조금도 못했던 것이다. 책을 읽고 좋은 내용은 직접 활용해 보아야만 도움이 되는 것인데 미처 그 생각을 못했다.

 

어떤 만남에서든 마음을 움직이는 대화를 하면 만남이 더욱 가치있고 의미가 있을 것이다. 짧은 시간 동안 감동적인 연설을 할 수 있는 마법의 스피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자. , 상대의 머리와 가슴을 움직이는 60초 설득법을 배워 훌륭한 인간관계를 만들어보자.

 

(엘리베이터 스피치 / 샘 혼 지음, 이 상원 옮김, 정 재윤 감수 / 갈매나무)

 

<책 읽은 시간>

: 2008. 3. 09. (일) 20:23 (의왕역) ~

: 2008. 3. 14. (금) 22:03 (마을버스/이안@)

 

<책 읽은 계기>

전철에 다른 사람이 이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보다. 다른 사람이 또 이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보게 되어 구입을 결심하다. 멋진 연설을 하고, 상담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을 배우고자 읽다. 16:35~ 17:03 : 휴식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잘 설득할 수 있을까. 또 어떻게 하면 사람들과 대화를 잘 할 수 있을까. 나와 같이 영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여간 고민이 아니다. 상대방을 잘 설득하고 대화를 잘 해야지 판매를 잘 할 수 있고, 서비스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대화를 잘 하고 설득을 잘 하는 것은 영업에만 필요한 일이 아니다. 가정에서든, 직장에서든 모든 일에서 상대방과 대화를 잘 하고 설득을 잘 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다. 그래야 가족이 다투지 않고 조직이 화합할 수 있을 것이니깐 말이다. 하지만 설득을 잘 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항상 이런 고민을 안고 있다. 그런데 전철에서 다른 사람이 읽는 책을 보고 제목이 와 닿았다. 일단 관심을 끓었으니 제목으로 성공한 셈이다. 다음에 다른 사람이 또 이 책을 읽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쯤 되니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관심리스트에 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이 책은 다른 사람이 읽는 것을 보고 책을 구입한 것이다. 엘리베이터 스피치라, 그 짧은 기간 동안 가슴과 머리를 움직일 수 있는 설득을 펼 수 있다면 나의 고민을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 아닌가.

 

이 책은 대화 상대방을 움직이기 위해 핵심을 전달할 수 있도록 일련의 잘 고안된 스피치를 개발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아무리 많은 시간 동안 중언부언 많이 떠들어도 상대방의 가슴에 가 닿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30초 혹은 60초 라는 짧은 시간 동안 간결하지만 핵심을 찌르는 짧은 말로 상대를 설득하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짧아서는 소용이 없다고 한다.

 

엘리베이터 스피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남다른 통찰력이 전제되어야 하고, 그 통찰력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강력한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 메시지는 목적에 부합하고, 독창적이며 간결해야 한단다. 이 세 가지 요소를 POP(Purposeful, Original, Pithy)라 한다. 이러한 메시지를 만드는 방법을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이다.

 

POP는 판매 뿐만 아니라 모든 다른 만남에 적용할 수 있다. 일대일 대화, 세미나, 협상, 마켓팅, 토론, 발표 등 모든 형식의 대화나 스피치에 사용할 수 있는 뛰어나 기법인 것이다. 이 책에는 좋은 문구를 개발하는 수많은 기법들이 나와 있다. 번쩍이는 아이디어에 감탄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현자, 철학자 등 많은 사람들의 수 많은 인용구는 주 메시지의 이해를 잘 도와줄 것이다. 읽기도 쉬운 이 책을 읽는 사이 당신은 많은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나는 실제 이 방법을 적용해서 강력한 POP메시지도 만들려고 노력을 해 보았다. 확실히 상대방의 가슴에 꽂히는 메시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곁에 두고 참고하면서 좋은 문구들을 만들어 보아야겠다.

 

정말 웃지 못할 일이지만 이 책을 읽는 기간 중에 엘리베이터에 갇혀 보았다. 불행 중 다행인 게 남자분이었지만 말이다. 그 때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더라면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무엇이든지 실제 활용할 수 있으려면 부단히 연습하고 훈련을 해야만 하는 것 같다.

 

내가 일 관련해서 코믹하게 만들어 본 메시지를 소개해 본다. 누구나 자기 분야에 맞는 강력한 메시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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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서점에서 책을 읽다가 아가씨와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 끝에 내 소개를 했지만 어설프게 하고 말았다. 위에 만들어 놓은 메시지를 갖고 소개를 했더라면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RG를 소개할 때도 멋들어지게 하지 못했다. 앞으로 건강, 독서, 사랑, 행복, 인생 등에 관한 강력한 메시지를 만들어 두어야겠다.

 

참 괜찮은 책이다. 누구든지 한번 쯤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짧은 시간에 상대방을 설득시켜서 감동을 주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사소한 일이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애지중지하던 자를 잃어 버려 참 안타까웠다. 7~8년을 늘 함께하던 자였는데 아쉽기 그지 없다. 나중에 아이들에게 물려줄 유산 1호였는데 말이다. 찾을 수 있을까?

 

<요게 내가 아끼고 아끼던 자다~!>



 

 

 

2008. 3. 15.     17:52

 

 

엘리베이터 스피치란 책을 읽는 동안 엘리베이터에 갇혀 보았던 고서

김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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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패러독스 1
피에르 바야르 지음, 김병욱 옮김 / 여름언덕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독후감 쓴 시간: 08년 3월 8 16시 31분 3 ~ 08년 3월 8 21시 14분 35

독후감 쓴 시간: 08년 3월 9 11시 13분 58 ~ 08년 3월 9 12시 28분 50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 피에르 바야르, 김 병욱 옮김 / 여름언덕)

 

: 2008. 2. 24. (일) 13:56 (강남역) ~

: 2008. 2. 28. (목) 09:09 (사무실)

 

비판 가득한 마음으로 이 책을 잡았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는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면서 터무니 없을 것 같은 그의 이야기가

일견 일리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하나 하나씩 나의 관념을 풀어놓게 되었다.

그러자 점점 그의 이야기가 가치있고 진실되게 들리어 왔다.

하지만 여전히 반론과 비판의 소리가 가슴에서 울렸다.

다 읽고 난 지금도 전체적인 그의 주장에 동의를 하면서도

너무 이상적인 얘기라는 반론을 떠올리게 된다.

사실 나는 그의 주장대로 책을 읽어온 것 같다.

그 동안 책을 제법 읽어왔지만 결코 나 자신을 잃지 않았다.

독서는 내게 창조력 개발의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었다.

책 읽기가 창조적 글쓰기 혹은 독창적 삶을 지향하는 것이라면

비독서도 가하겠다는 그의 주장에 동의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에, 책에, 교육에 세뇌되어 살아가고 있으니

그의 주장은 지독히 지혜로운 이들에게만 맞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좋은 책이다.

     2008. 2. 28. 09:19

김 선욱

 

요즈음 독후감을 전혀 못쓰고 있다. 올해 1월부터 한편도 쓰지 못했다. 바쁘다기 보다는 게으른 탓이다. 전에는 토요일에는 사무실에서 2편을, 그렇지 못할 때는 집에서라도 2편씩을 썼다. 그런데 토요일에 사무실에 늦게 나오는데다 뭔가 일이 있어 쓰지를 못하고 넘어가곤 했다. 일요일 집에서라도 쓰면 좋은데, 집에서는 또 나태해져서 쓰지 못하고 만다. 독후감도 거르지 않고 꼭 써야겠다고 굳게 결심을 해야만 쓰게 되는 것 같다.

 

지난 주 토요일에는 아들과 축구 경기 구경을 다녀왔다. 하루 종일 성준이와 보냈는데 참 즐거웠다. 사무실에 들렸다가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향했다. 그 때 독후감을 썼더라면 좋았을 텐데 겨우 독서일지만 쓰고 말았다. 2일 일요일에는 집에서 쉬었는데도 독후감 한편 쓰지 못하고 기수련하다 자다 했을 뿐이다. 일요일이었지만 사무실에 나와 독후감이라도 한편 쓸까 하다가 너무 늦게 일어나 차라리 집에서 독후감을 쓰자고 마음을 먹었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무튼 반성을 많이 해야만 한다. 그 주에 읽은 책은 그 주 일요일까지는 꼭 독후감을 쓰겠다고 다짐을 해야 한다. 그래야 거르지 않고 꾸준하게 독후감을 써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주에는 일찍 출근을 했다. 월요일에 7시 30 강의가 있다고 해서 이 참에 일찍 출근해야겠다 싶어서 첫차를 타고 출근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첫차를 탔다. 하지만 마지막 날 금요일에는 지키지 못했다. 다음주에는 꼭 일주일 내내 첫차를 타고 다녀야겠다.

 

작년 한해는 첫차를 타지 못했다. 3월엔가 차가 고장 나서 집에 세워두면서 첫차를 타지 못했던 것이다. 차를 끌고 성대역까지 와서 첫차를 탔는데 차가 없으니 성대역까지 걸어 다녀야 했는데 그게 힘들고 귀찮았던 것이다. 그래서 마을버스 첫차인 6시 7 차나 다음 차인 6시 27 차를 타고 다녔다. 늦을 때는 6시 47 차까지 타기도 했으니 무척이나 게을러진 것이다. 게을러서 작년에는 책도 많이 읽지 못했다. 90권을 읽었을 뿐이다. 재작년엔 119권을 읽었으니 29권이나 적게 읽었다.

 

첫차를 타고 출근하니 6시 30이면 사무실에 도착한다. 일찍 출근하니 책을 읽게 된다. 하루에 1챕터씩 읽는 책과 30분씩 읽는 책 2종류를 읽게 된다. 이렇게 일년을 읽으면 열댓권의 책은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을 다잡아 올 3월 이후부터라도 첫차를 타고 다니면서 조금이라도 책을 더 읽어야겠다.

 

지난 2 21일에는 출판사 사장님과 상담을 했다. 독서에 관한 책을 한번 써 내보자는 합의를 했다. 하지만 아직 기획도 못하고 있으니 제대로 될까 모르겠다. 역시, 뭔가를 꼭 하고 말겠다는 결심을 하지 못하니 결과물로 나오지 않는다. 상담을 한 곳이 합정역 근처라 RG사무실에 들리게 되었다. 그 때 서평으로 올린 이 책과 행복에 관한 책 2권을 받아왔다. 그래서 읽게 되었는데 제목이 좀 꺼림직했다.

 

사실 요즘과 같이 물질물명에 경도된 시대에 책 혹은 독서라는 게 참 한가한 이야기로 들릴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출판 시장에서조차 독서 쪽은 찬밥인 것 같다. 이런 상황에 독서에 관한 책을 써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나 개인적으로는 행복에 관한 책을 쓰고 싶다. 지난주부터 행복에 관한 책을 읽고 있지만 나는 행복에 관해서 만큼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책을 쓸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런데도 독서에 관한 책을 써야 하는지 고민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독서에 관한 책도 쓰고는 싶다. 왜냐하면 나는 남다른 독서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독서가 일과 같이 중요한 생명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독서가 단지 취미로 머무를 수는 없다. 요즘과 같이 어려운 시대에 책을 한가하게 취미로 읽고 있을 여유가 없다. 책을 읽지 않으면 목숨을 지킬 수가 없기 때문이다. 독서는 나무에 꼭 필요한 물과 같은 생명수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책을 마음의 양식이라고 한다. 우리는 빵을 굶으면 죽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생명의 빵이라고 소중하게 여기지만, 공공연히 책을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지만 마음의 양식을 거스르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부유했던 사람, 명예를 누리고 살았던 사람, 인기를 누리며 살았던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보면 인간의 마음의 양식도 정말 중요한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인생이든 독서든 집짓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내기 위해서는 집을 짓는 것처럼 청사진이 필요하다. 전체적인 설계도에 따라서 집을 짓고 건물을 올릴 수 있는 것처럼 인생이란 건물도 반드시 설계도에 따라서 구축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인생 설계도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 거의 없는 듯 하다. 그러기 때문에 작은 충격이나 흔들림에도 쉽게 무너져 내리고 마는 것이다. 나이 많은 성인이라고 해도 다르지 않다. 기초를 튼튼하게 해 놓지 않으면 언제든지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집을 지을 때 튼튼한 기초가 필요하듯 독서에도 튼튼한 기초가 필요하다. 소설이든, 고전이든 취미로 읽으려면 생을 튼튼하게 유지해 줄 초석과 같은 분야에 대한 독서가 필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생계를 꾸려나가는데 필요한 직업과 경제에 관한 지식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자신의 생명을 건강하게 유지해나가는데 필요한 건강에 관한 정확한 정보도 갖고 있어야만 생명을 남에게 맡겨서 잃거나 하지 않는다. 오늘날 직업환경이 얼마나 급변하고 있는가. 그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갈 수 있는 유연한 사고방식도 갖고 있어야만 한다. 절대 변하지 않는 고정관념을 갖고는 이 험난한 세상을 제대로 살아갈 수가 없다. 이렇게 생명을 유지해나갈 수 있는 토대를 갖춰 놓고 더 풍요롭고 향기로운 삶을 위한 독서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독서가들은 자기개발 서적류를 하찮게 여긴다. 독서가 고상한 취미로 여겨지던 시대나 환경에서 가질 법한 고정관념이다. 더 이상 먹거리와 가족의 부양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나, 그런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나 누릴 수 있는 호사인 것이다. 오늘날의 삶은 환경은 무척이나 변했다. 90~100세까지 살아야만 하는 부담을 안고 살아가야만 한다. 또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책임져야만 하는 시대인 것이다. 이런 변화된 환경에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소질과 역량을 계발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것을 위해 필요한 서적은 또한 반드시 읽고 지식을 습득해야만 하는 것이다.

 

또한 자기 자신의 흔들림 없는 가치관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 꼭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인생철학이 없는 사람이 어찌 이러한 변화무쌍한 시대에 자신을 지켜낼 수가 있겠는가. 나이 드신 어른이라고 해도 어린 사람에게 모범이 되지 않는다면 어찌 어른 노릇을 할 수가 있겠는가. 나이로 가르침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확고부동한 가치관을 갖고 정신적인 삶으로 가르침을 주지 못한다면 누가 존경할 수 있겠는가. 책을 읽고 배우지 않는다면 어찌 가르칠 수가 있을까.

 

독서가 인생의 기초를 세워주고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줄 수 있을 때 책이야말로 마음의 양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꼭 마음의 양식을 섭취해야만 한다. 그래서 우리는 평생 책 읽기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독서를 하더라도 양서를 읽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선 책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책에 함몰되어 책 속을 떠도는 귀신 혹은 유령이 되고 말 것이다. 책은 사람들의 사고를 지배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책을 제대로 읽고 소화해내지 못한다면 엉뚱한 사고로 세뇌되고 만다. 그래서 매일 읽는 책이 그 사람이 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우리는 지금 참으로 유치한 사상에 지배를 받고 있다. 우리 인류는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하게 된다는 시장가격 형성 원리와, 그러한 자유 시장 원리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케 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론에 속아 넘어가 자본주의 시대의 노예로 살아가고 있다. 비극이 아닐 수가 없다. 그만큼 양서를 읽는 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 책을 바르게 읽는 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책을 읽지 않을 때 우리는 엄청난 왜곡과 호도에 휘둘리게 된다. 누가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라고 했는가. 어려서 그런 왜곡된 주장에 이끌리고 말았다. 그것은 책을 읽어보지 않으면 속아넘어갈 수 밖에 없는 어리석은 주장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책을 제대로 읽어야만 한다. 그래야 현학자들이나 위선자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지켜나갈 수가 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책을 제대로 읽는 것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자유인을 위한 책읽기 (모티마 J. 아들러/청하)란 책에서 하버드대 학생들이 고전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며 책을 제대로 읽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토론을 통한) 민주주의가 제대로 유지될 수 없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아주 감명 깊게 읽었다. 소크라테스의 악법도 법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인용이 회자되었던 것과 다른 예들을 보더라도 책을 제대로 읽는 것이야말로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읽지 않은 책은 확실히 밝힌다. 책을 읽지 않은 것은 결코 창피한 일이 아니니깐 말이다.

 

사실을 말하면 위에 언급한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을 읽지 않았다. 사실 나는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확하게 저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표현을 어떠한 맥락에서 어떤 취지로 언급했는지 모른다. 그 책에 이야기 하기 위해서 꼭 읽어보아야겠다고 책을 구해 두었다. 그런데 우선 순위에 밀리다 보니 아직 읽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우습지 않는가?

 

이처럼 읽지 않은 책을 말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인가? , 어찌되었든 읽지 않은 책을 말하는 법이란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그래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법도 배워보자.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 피에르 바야르, 김 병욱 옮김 / 여름언덕)

 

<책 읽은 시간>

: 2008. 2. 24. (일) 13:56 (강남역) ~

: 2008. 2. 28. (목) 09:09 (사무실)

 

<책 읽은 계기>

합정역 근처에서 책 출판 상담을 마치고 RG를 방문했다가 서평도서로 받아오게 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다. 하지만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과연 우리는 책을 읽어야만 하는가. 그렇다면 어떤 책들을 읽어야 하는가. 읽어야 할 책 목록이 참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한한 시간을 사는 존재인 우리들은 결코 많은 책을 읽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꼭 필요한 책들만 읽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떤 책이 우리가 꼭 읽어야만 하는 책일까. 그리고 어떻게 책을 읽는 것이 정말 책을 제대로 읽는 것일까. 깊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진리에 관한 책, 건강과 같이 살아가는데 필수불가결한 분야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정보를 주는 책들을 꼭 읽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어느 것이 참 진리에 관한 책이고, 참 지식에 관한 책들인가. 그런 책들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어쩌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은 아닐까?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는 그런 것에 관한 지침을 에밀에서 얻을 수가 있다고 본다. 독서가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해서, 또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해서 오늘날 우리는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에밀에서는 스스로 바르게 생각할 수 있을 때까지는 책을 읽게 하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는 그 주장이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어려서는 책을 읽혀야겠다고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실제로 아이들이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닐 때까지는 많은 책을 읽지 않았다. 그런데도 아이들이 뛰어 노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즉 행복하게 살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정확하지 않은 책, 편견과 왜곡을 불러일으키는 책, 정신을 산란하게 하거나 문란하게 하는 책 등을 읽는 것은 우리의 뇌를 그릇되게 프로그래밍하는 것이다. 뇌에 그릇된 사고의 지도를 그리게 만드는 것은 독서뿐만 아닐 것이다. 스스로 체험하는 경험, 남들로부터 주워듣는 이야기 등 많은 것으로부터 뇌를 오염시키고 있다. 그런 생각의 지도가 굳어져 고정관념을 형성하게 되며, 평생 좋지 않은 고정관념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만다. 그러므로 지식의 보고인 뇌를 잘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우리의 뇌 속에 중요한 지식, 정보를 쌓고 살아갈 때 어떻게 해야만 할까. 책들이 수없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진정 바르게 책을 읽는 것은 어떤 한권의 책을 제대로 읽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것이 어떠한 정보이며, 인류의 지식 체계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 21:05 / 11:19~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책, 읽지 않는 책을 말하는 법은 의미있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정말 책을 잘 읽는 것은 책을 읽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그 책에 함몰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노련한 사서가 책을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분류할 수 있듯이 책 제목과 목차를 보고 책의 정확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이러한 주장은 에밀에서 루소가 스스로 정확한 판단 능력이 있을 때까지는 책을 읽지 말아야 한다고 했는데 그의 주장과 일맥 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자기 스스로 시비를 가릴 수 있는 혜안을 가지고 있을 때 어떤 책의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며, 책을 읽더라도 자신의 기준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책을 읽는 법을 알려주는 책들은 책 제목과 목차를 보고 대강의 내용을 파악한 후에 책을 읽을 것을 요구한다.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그리고 중요하거나 필요한 부분만을 자세하게 읽어보고 전체적으로 통독을 하라는 사람도 있다. 심한 경우에는 실용적인 독서법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만을 읽으라고 주문한다. 이런 주장들은 이 책의 저자 피에르 바야르의 주장에 일치하거나 부분적으로 합치하는 내용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주장이 타당하다는 증거일 수 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이 책을 사시 눈을 하고 바라보았다.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만 한다고 게거품을 물으며 주장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심히 거부감이 드는 제목이고 주장이다. 책을 읽지 않으면 죽은 목숨과 다르지 않다고까지 힘주어 말하고 있다. 그런데 책을 읽지 말라니 얼마나 황당한 소리겠는가. 그래서 처음부터 큰 반감을 갖고 이 책을 대하였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에는 온전히 나의 생각을 내려놓고 그의 설득력있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일견 일리 있는 얘기였다. 하지만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그의 주장을 반박하자면 충분히 그렇게 할 수가 있다.

 

첫째, 한 국가에 어느 특정 도서관에 있고 새롭게 들어오는 책들이 전 세계의 모든 책은 아닐진데 어떻게 특정한 한 권의 책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겠는가. 그 사서가 프랑스의 가장 큰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다고 해도, 전세계에 발행되는 모든 책을 접하지는 못할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작은 부분으로 전체를 평가한다고 하는 모순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물론 한 국가나 지역이라는 좁은 범위를 전제한다면 그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이 세상의 어떤 독서가들의 사서와 같이 많은 책을 접할 수가 있으며 제대로 책의 세계를 분류할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물론 교양이 있는 독서가라는 전제를 달고 있지만 교양이 있는 독자는 어떻게 교육되는가. 과연 이 세상을 제대로 파악할 능력이 있겠는가. 이렇게 비판의 눈으로 보자면 이 책은 터무니 없는 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나는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책을 읽고 있다. 조금은 다르지만 말이다. 독서를 하지만 비독서가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1999년 깨달음을 얻고 책을 읽으면서 모든 지식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모든 것을 전혀 모른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를 파악해나가고 있다. 엄밀하게 보면 내가 책을 읽는 것은 책이 얼마나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고 있으며, 가치 있는 주장을 하고,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예를 들면,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라고 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직접 국가론을 읽어본 것이다. 책을 읽고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와 같은 철인이 그런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할 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객관적인 시각으로 책을 판단하면서 읽다보면 별볼일 없는 책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사실을 밝히는 책들도 더러 있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책들을 직접 읽어보려고 한다. 이런 면에서는 무질의 사서와는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 다시 책으로 돌아가보자. 책을 전혀 읽지 않는 경우에서, 읽었지만 책의 내용을 잃어버린 경우까지의 그의 주장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 많은 책을 읽다보면 책을 내용을 완전히 잊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는게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주장을 반박할 수가 없다. 사실 내가 언급했던 국부론은 전혀 읽지 않은 책이다. 그런데 나는 그것에 관해서 버젓이 언급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주장대로 하고 있으니 웃기지 않는가. 하지만 나는 이 책의 내용대로 따라서 해 보기 위해 일부런 언급을 했던 것이다. ^.^ 사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고백하는 게 편하다. 나는 그런 편이다. 그게 전혀 부끄러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책의 다른 부분에서는 읽지 않는 책에 대해서 말해야 하는 담론들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다. 일반독자 개개인이 처하는 경우와는 다르지만 일면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다. 또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해야만 하는 상황에 대한 대처요령도 나와 있다. 결국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 책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우리는 자신의 삶을 가장 중요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남의 얘기가 아닌 자신의 얘기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책이 나의 생각과 가치관, 주장과 많이 다르지만 그의 주장이 일리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권이 책이 모든 상황을 다 고려할 수는 없겠지만 책을 읽는 근본적인 목적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설득력이 있는 주장을 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읽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이 책의 많은 부분을 잃어버린 것을 보더라도 그의 이야기는 맞는 이야기인 것이다. 에필로그에서 결국 피에르 바야르는 교육, 창작, 책에 대한 태도 등에 대해서 통찰력 있는 주장을 하고 있다.

 

-         책에 대한 우리의 표상을 짓누르고 있는 금기들은 학창시절부터 우리로 하여금 책을 신성시 하는 대상으로 생각하게 하면서, 책에서 어떤 변화를 가하는 순간 곧바로 죄책감을 느끼게 해 온 것들이다. (232p)

-         자기 자신이 창조자가 되는 것, 바로 이 계획이 이 책에서 우리가 일련의 예들을 바탕으로 행한 모든 사실 확인의 귀착점이며, 이는 내적 진전을 통해 잘못을 저지른다는 느낌으로부터 해방된 이들만이 참여할 수 있는 계획이다. (233p)

-         좀 더 놓은 차원에서 보면, 그것은 읽지 않은 책이건 읽은 책이건 책에 대해 거리를 두도록 요구하는 창작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역으로, 창작은 기존의 책들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다. (234p)

-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창작의 요구에 부응하는 최초의 한 형태라 할 수 있다면, 교육을 담당하는 모든 이들에게 그런 학습에 가치를 부여해야 할 특별한 책임이 부과된다고 할 수 있다. (255p)

-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통찰력 있게 말할 줄 안다는 것은 책들의 세계를 훨씬 웃도는 가치가 있다. 많은 작가들의 예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교양 전체는 담론과 그 대상 간의 연관을 끊고 자기 얘기를 하는 능력을 보이는 이들에게 열리는 것이다. (236p)

-         교육은 피 교육자들이 작품들에 대해 충분한 자유를 누리면서 그들 자신이 작가나 예술가가 되도록 도와주는 방향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236p)

-         이 책에서 열거한 그 모든 이유들로 인해 앞으로도 나는 다른 사람들의 비판 때문에 나의 길을 저버리는 일 없이, 흔들리지 않고 차분한 마음으로, 읽지 않은 책들에 대해 계속 얘기를 해나갈 생각이다.(237p)

-         좋은 사명감이군! 괜찮은 책이야! 나는 바로 이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한다. 물론 영향을 받기는 받았지만 말이다. 그것은 어쩌면 확인하는 차원이고, 내 생각을 뒷받침하는 책을 찾는 여행일지도 모른다. 2008. 2. 28 09:09 선욱 (237p)

 

책을 읽는다는 것은 즐거운 여행인 것 같다. 비록 지나가는 모든 풍경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좋은 느낌을 가질 수 있고, 한두 가지 좋은 교훈을 얻기도 하고 깨달음을 얻기도 하는 그런 즐거운 여행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전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고, 그의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을 들어볼 수 있는 여행을 했다.

 

사실 이 책을 읽고나서 반성이 되는 일이 하나 있다. 전에 독서토론 모임을 참석을 했었는데, 한 출판사 사장님께서 책을 읽지도 않으시고 모임에 나오셔서 토론에 참여하시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책 얘기를 잘도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물론 책과는 동떨어진 얘기였지만 말이다. 그게 싫어서 그 모임에 더 참석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반성이 되었다. 비독서를 하더라도 얼마든지 자신의 얘기를 할 수도 있는 것인데 말이다. 이 자리를 빌어 내 어리석음은 고백하고 싶다. 지금은 자주 모이지 않는 것 같은데, 다시 한번 모임을 갖자고 얘기를 해 보아야겠다.

 

그래 어쩌면 삶이라는 것은 자신을 표현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뭐 읽지 않은 책을 얘기한다고 한들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무얼 피하고 두려워하겠는가. 읽지 않은 책을 떠벌여 보자. 사실 나는 논어와 맹자조차도 읽지 못했다. 하지만 공자의 인의 사상을 잘 안다고 자부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는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은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리라.  

 

2008. 3. 9.     12:27

 

 

독후감 한편을 오래 쓰는 고서

김 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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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인사하면 마음이 통하게 된다! 독서일지
2007/07/14 09:26

http://blog.naver.com/myinglife/70019670980

노자가 말한 위무위란 무엇인가를 목적없이 즐겁게 자연스럽게 오래 하는 것을 말한다!



2007-07-14 (토) 08:32~ 날씨: 흐림



어제도 주식 투자 공부를 좀 했다.

저평가를 받고 있는 종목에 장기 투자할 생각으로 아이들 계좌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분명히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고 지금 8,120원하는 주식이지만 1년 안에 20,000원은 갈 것이다. 이 내 믿음을 확실하게 드러내기 위해 이렇게 못 밖아 글로 남기는 것이다. 저녁 늦게 내 홈페이지 소모임에서 주식공부를 하고 있는 친구와 전화 통화도 했다. 친구가 공부를 열심히 하여 전문투자가의 능력을 갖추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퇴근길에 성대역에 도착해서 책을 읽었다.

마을버스가 20분에 출발하는데 2분 정도에 도착을 해서 플랫폼 안 의자에 앉아서 책을 좀 읽었다. 그리고 나서 15분쯤에 개찰구를 빠져나가 마을버스 타는 곳으로 가니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자리에 앉기는 틀렸다. 전철 안에서 신문을 잔뜩 주워서 내렸기에 그것을 들고 서서 불편한 자세로 신문을 읽고 있는데 앞에 의자에 앉아 있던 학생이 자리를 양보하는 게 아닌가. 얼마나 민망하던지. 아니라고 하면서 학생 손목을 잡아서 자리에 앉혔다. 내가 그렇게 늙어 보였나 싶기도 했고, 불편하게 신문을 들고 보고 있어서 측은하게 생각해서 자리를 양보하였나 싶기도 했다. 이마에 여드름이 뽀송뽀송 난 고등학교 1학년쯤 되어 보이는 남학생이었는데 참 고마웠다. 그 학생은 마음만으로도 좋은 일을 한 것이다.



오늘은 인천 단*님네 집에 놀러 가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 아내에게 인천을 간다고 얘기를 했다. 평소 토요일 같으면 좀 늦게 출근을 해도 되는데, 오늘은 평소와 같이 일찍 집을 나섰다. 집을 나서기 전에 매실 사진을 찍었다. 조금 더 위를 덮었던 설탕이 녹아 내렸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매실이 위로 뜰 것이다. 무슨 먹거리든 알고 먹으면 더 효과가 있다. 왜냐하면 좋다는 신념을 갖게 될 것이고 그 신념이 실제 훨씬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게 한다. 이것이 우리 정신력의 원리다. 오늘은 매실이 시디신데 왜 알카리성 식품인지 알아보자.



- 산성과 알카리성에 관하여



또 약알카리성 혈액이면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도 합니다. 그러면 이 약알카리성 혈액이라든가 산성 혈액이라 함은 대체 어떤 상태의 혈액일까요. 막연히 흔히들 쓰고 있는 말이지만 정리를 해 봅시다.



식품을 연소시켜 이룩되는 회분을 검사해서 그에 함유된 나트륨, 칼슘, 마그네슘 등의 알카리성 원소가 산소원소를 웃돌 때 그런 식품을 총칭 알칼리 식품이라 합니다. 알카리성 원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을수록 알칼리성이 강한 식품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염소, 유황, 린 등 산을 만드는 원소가 알카리성 원소를 상회하는 것을 산성식품이라고 구별하고 있습니다.



레몬, 매실장아찌, 매실 엑기스 등은 먹을 때 신맛이므로 산성식품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흔히 있습니다만 이것들을 잘 연소시켜 회분을 검사해 보니 알칼리성 원소가 많이 남음으로 보아 미각과는 달리 알칼리성 식품이 되는 것입니다. 매실장아찌나 매실엑기스는 우리들이 먹고 있는 식품 중에서는 산성식품은 커녕 알카리성이 제일 강한 식품이 됩니다.



인간의 혈액은 평소 칼슘이온이 산과 알카리를 중화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칼슘이온의 보유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건강하다는 이치이므로, 해초류 . 깨 등 칼슘을 다량 함유하는 식품은 되도록 많이 먹도록 권장합니다.



인간의 혈액이 산성인가 알카리성인가를 판별하려면 혈액 중에 수소이온의 농도지수를 재보면 됩니다. 수소이온의 농도가 7이었을 때가 중성이며, 건강한 사람의 PH는 7.4정도입니다.



두통, 현기증, 어깨결림, 불면증, 화를 잘 냄, 안절부절함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은 혈액이 산성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건강유지를 위해서는 산성식품 섭취를 얼마간 줄이고 알카리성 식품(매실장아찌, 매실엑기스, 해초류, 야채 등)을 많이 섭취토록하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식품과는 별도로 우리들은 강한 태양관선의 직사를 받기도 하고, 중노동도 하며 화내거나 슬픔에 젖거나, 불안 . 초조 등의 정신 상태에 빠져들면 혈액은 산성으로 기울어집니다. 이와 반대로, 차분히 가라앉은 정신 상태, 안정감, 희락에 충만되어 있을 때 같은 경우는 혈액이 순조롭게 알카리성으로 전화되고 있으므로 매일의 생활상황도 귀중한 한가지 요소가 됩니다.



<진한 엑기스가 많다!>





<위에서 본 모습 - 설탕이 많이 녹아서 매실이 보인다!>





산성으로 기운 체질을 정상상태인 약알카리 즉 ph7.4로 돌려주기 위해서 구연산-매실에 포함된 구연산이 필요한 것이다. 약알카리 상태로 되었을 때 자연치유력, 면역력이 정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것이다. 원리가 너무 간단하다. 과학적인 원리인 것이다. 그래서 매실을 장복하면 서서히 체질이 개선되어 모든 성인병을 치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잘 앍고 먹자, 매실 엑기스!



오늘도 출근길에 무궁화 나무 사진을 좀 찍어보았다.

나라꽃이 무궁화인데 너무 없다. 좀 희한한 일이다. 나라 꽃으로 삼으려면 온 동네방네에 피는 꽃으로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닌가. 아무튼 이게 무궁화 꽃이다.



<동네 길옆에 나란히 자라는 무궁화 나무>







<예쁜 꽃>





마을 버스를 타는데 아저씨가 먼저 인사를 한다.

버스를 타기도 전에 안녕하세요 큰소리를 내면서 꾸뻑 인사를 하신다. 이제 그만큼 익숙해지고 편해지신 것인가. 2월인가 3월부터 늘 인사를 하고 다녔더니 이젠 먼저 인사를 다 해주신다. 무엇이든 무심하게 오래 해야만 전달이 되고 인정이 되는 모양이다. 아무튼 참 감사한 일이 아닌가. 낯 모르는 사람이라도 인사를 하며 살 필요성이 있다.



며칠 전부터 읽기 시작한 책을 다 읽었다.

이처럼 좋은 책이 없다. 정말 모든 사람들이 다 읽어야 할 만큼 좋은 책이다. 건강에 관한 아주 중요한 사실을 배울 수 있다. 정말, 정말 좋은 책이다.



- 웃음의 치유력 / 노먼 커즌스 지음, 양억관 . 이선아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오늘부턴 주식에 관한 책을 한권 읽어야겠다.

얼른 읽고 친구에게 빌려줘야겠다. 어쩐지 좋은 책 같은데, 그동안 옆에만 두고 있었다. 재미나게 읽어야겠다.

- 트레이딩 심리 / 정 홍기 지음 / 차림



<오늘의 책들>







오늘은 참으로 즐거운 하루가 될 것이다.

빨리 독후감 한편 쓰고 점심 시간에 맞춰 인천을 가야 한다. 그래서 토요일이지만 일찍 출근을 한 것이다.

매 순간 기쁘고 즐겁게 살자!



2007. 7. 14. 09:02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은 고서

김 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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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그네스 선생님 푸른동산 6
커크패트릭 힐 지음, 신상호 옮김 / 동산사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독후감 쓴 시간: 07년 6월 23일 14시 5분 31초 ~ 07년 6월 23일 15시 35분 28초

(안녕하세요 아그네스 선생님, 커크패드릭 힐 지음, 신 상호 옮김 / 동산사)

자: 2007. 6. 22. (금) 06:54 (범계역) ~
지: 2007. 6. 22. (금) 22:11 (빅뱅 비디오 대여점 앞/성대 근처)

10살 어린이 눈에 비친 아그네스 선생님은
푸근하고 인정이 있으면서도 지혜롭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았다.
옛날에 아무 생각 없이 학교에 다니며 살던 때가 그립다.
무엇이 되어야 할 필요도 없고,
미래에 대해 미리부터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시간이 나면 들로 산으로 놀러 다녔다.
가난하여 먹을 것 하나도 변변하지 않았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했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 보아도
그 때가 천국에 살았던 때가 아닌가 싶다.
오늘날 어린 아이들을 남보다 살게 하기 위해서
죽도록 공부만 하게 하면서
학대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반성하게 된다.
문명사회의 비애가 아닐 수 없다.
어찌보면 교육도 문명화의 길이 아닌지.
나도 그녀와 같은 선생님이 되어서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2007. 6. 23. 14:59
김 선욱 서

아이들 교육과 관련된 책이라고 해서, 처음으로 RG 서평 이벤트에 참여했다. 가만히 보니 얇은 책 같았고 말이다. 아직 댓글이 하나도 없어서 처음 신청하는 줄 알았는데, 내가 조금 늦었나 보다. 탁 올려놓고 보니 두번째였다. 이런걸 간발의 차이라고 해야하나! 


古書 2007-06-14 오후 3:38:03 삭제

1착으로 신청해봅니다!
교육에 관심이 많아서 관심이 가네요!
책이 얇았으면 좋을텐데...ㅋㅋ
^___^

어제 저녁에 마을 버스를 간발의 차이로 놓쳐서 집까지 걸어가면 이 책을 마저 읽었다. 전에는 가끔 길을 걸어가면서 소리내어 책을 읽고 했는데 오랜만에 걸어가면서 책을 읽어보았다. 뒷 페이지 조금밖에 남지 않아서 다 읽었다. 빅뱅이라는 비디오 대여점 앞에서 다 읽은 것이다.

차가 고장나서 마을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많은 것을 느낀다. 전에는 집에서 성대역까지 차를 끌고 다녔다. 수원성대역 근처에 있는 무료로 개방된 주차장에 주차시켜 놓고 전철을 타고 출근을 했다. 그러다가 차가 고장이 나서 방치해 두고 마을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다. 전에는 쉭쉭 지나다니던 그 짧은 길을 마을 버스를 타고 다니거나, 혹은 걸어다니면서 좀더 많은 사람들을, 경치를 지켜보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사람답게 산다는 느낌이랄까.

마을 버스 타는 곳에 보리수 나무가 다소곳이 자리잡고 있다. 만약에 차를 끌고 다녔다면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을 것이다. 방향도 반대쪽에 있기 때문에 말이다. 처음에는 괴이한 색깔이더니 요즘엔 빨갛게 익어서 내 눈을 그리고 입까지 즐겁게 해주고 있다. 보리수라고 아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다른 사람들은 거의 따먹지 않는가 보다. 벌써 오랫동안 남아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긴 며칠 전에는 누군가가 가지를 잘라가기도 했지만 말이다. 참 안타까웠다. 열매는 따먹고 가지는 내버려 두어야 다음해도 맛볼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어떤 마음가짐인가에 따라 길가에 있는 나무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는 것 같다.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보리수를 대하고 있다. 이렇게 내게 맛있는 열매를 제공하는 보리수가, 자연이 감사했다. 무의미하게 흘러가버릴 마을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즐겁기만 하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정말 자연은 무상으로 풍성하게 베푼다. 반면 지나가는 사람이라면 언제 다시 또 혜택을 입을 줄 모르니 함부로 나뭇가지를 자를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나무가 얼마나 아팠겠는가 말이다. 괜히 열매를 풍성히 맺게 해서 아픔을 겪으니 내년엔 조금만 베풀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10 ~ 20년 아니 영원히 사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자연을 함부로 훼손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말이다. 우리의 자손들이 대대손손 향유해야 할 소중한 유산이 아닌가, 이 자연은 말이다.

이기적인 인간만큼 불쌍한 존재도 없다. 오로지 자신의 입장에서밖에 생각하고 행동하니깐 말이다. 그들에겐 기간이라는 개념이 없다. 오로지 지금 여기에서의 시각으로만 사물을 본다. 자신의 인생조차도 짧아도 80인데 말이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하던지 긴 시간대를 두고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일이 되는 것이다. 지금 당장의 편리만을 쫓다간 나중에 크게 손해를 보고 피해를 입게 된다.

아무튼 가난한 죄로 마을버스를 타고 다니는 요즘 내게 가장 큰 기쁨은 보리수를 마음껏 따먹는 것이다. 옥황상제가 1개 잡수시면 1,000년을 더 사시게 된다는 그 복숭아처럼 나는 보리수 한 알을 따먹으면 1년씩은 더 살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소한 1,000알은 따 먹지 않았을까. 그러면 앞으로 천 년을 더? 마음은 가난하지만 풍성하게 누리고 있는 요즈음이다.

보리수 얘기가 나오니 어렸을 때가 생각난다. 그 때는 정말 밤낮으로 산으로 들로 놀러다녔다. 산 과일이 지천으로 열려 있어, 간식의 대부분을 자연에서 제공받았다. 봄엔 오디 . 버찌, 여름엔 각종 산 딸기, 가을엔 복숭아 . 배 . 감 . 고염 . 밤 . 호두 . 대추 . 으럼 . 머루 . 다래 . 보리수 등. 그러니 방과 후엔 학교를 파하고 돌아오면 들로 산으로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음껏 뛰어 놀았다. 여름에 멱감고, 겨울엔 썰매 타고, 다른 때에는 가위상도 하고 말이다. 밥, 고기, 과자 같은 먹거리는 많지 않았지만 그래서 때로는 배도 곯았지만 참으로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공부?

글쎄, 그 어린 시절 누가 그렇게 좋은 직장 가고 잘 살기 위해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을까. 기억력이 너무도 나빠, 선생님들께서 해주신 말씀이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출세하기 위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했을까. 모르겠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을 보면 불쌍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출세하라고 공부에 시달리고 있으니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언어인 한글도 떼기 전부터 외국어 해야 한다고 난리니 말이다. 그런 거 보면 요즘 아이들 정말 불쌍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초등학교 때 공부하라고 전혀 재촉하지 않았다. 작년에 중학교에 진학한 딸 예지에게 공부하라고 좀 보채기도 했는데 (제가 성적이 안 좋으면 기분 언짢아 하니까 좀 도와주었지만 말이다.), 이제 그 짓도 정말 그만두어야겠다. 공부 잘해서 출세하는 것보다 제가 하고 싶은 것 즐겁게 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게 최선의 삶일 테니 말이다. 자연스럽게 공부를 하도록 잘 유도해 나가야겠다.

아이들은 어떻게 공부를 해야할까? 정말 미리부터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공부를 시켜야만 하는가. 그건 아닐 것이다. 그게 아이들 사육시키는 것이지 배움의 길을 열어주는 것일까. 우리 모두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이 반성해보아야 할 것이다. 여기 참고로 해도 좋을 책이있다.

아이들 교육이 어떠해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여행을 떠나보자. 알래스카의 한 어린 소녀의 눈을 통해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알아보자. 자, 아그네스 선생님을 만나러 여행을 떠나보자~!

… (안녕하세요 아그네스 선생님, 커크패드릭 힐 지음, 신 상호 옮김 / 동산사) …

<책 읽은 시간>
자: 2007. 6. 22. (금) 06:54 (범계역) ~
지: 2007. 6. 22. (금) 22:11 (빅뱅 비디오 대여점 앞/성대 근처)

<책 읽은 계기>
교육과 관련이 있다고 해서 처음으로 RG 서평이벤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안 그랬으면 이런 어린이용 책은 읽지 않았을 것이다.

선생님 하면 떠오르는 분이 있다. 바로 ‘창가의 토토’에 나오는 그 도모에 학원의 선생님이시다. 독특한 어린 아이 토토가 선생님에게 감화되어 스스로 감화되어 밝게 자라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이번에 만난 아그네스 선생님도 참 지혜로운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어린 10살 소녀 프레드의 눈을 통해 비치는 선생님의 모습이 영락없는 도모에 선생님의 모습이었다.

이 책은 알라스카의 한 척박한 땅에서 아름답게 꽃핀 사랑의 교실에 관한 얘기다. 그것도 순진하지만 착한 프래드라는 아이가 새로 부임해 오신 아그네스 선생님을 통해서 자연스러운, 새로운 교육을 받으면서 겪는 선생님과 친구들 그리고 마을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다. 아그네스 선생님은 부임해 오시자마자 옛날의 교재는 걷어서 한구석에 치워버리고 동그랗게 둘러 앉아 가슴을 터놓고 아이들과 대하게 된다. 판에 박은 틀에 박힌 교육만 받다가 아이들이 얼마나 즐거웠겠는가. 교육은 지겨운 공부가 아니라 놀이요, 대화이며, 함께 하기라는 것을 알게 된다.

물론 책의 배경은 1948년의 알래스카 한 분교라니 참으로 오래 전의 이야기라 시대와 동떨어진 이야기일 것이다. 아마 그곳도 그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일 것이리라. 오늘날과 완전 문명화된 사회의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그 때 벌서 프래드라는 어린 소녀의 눈에도 다른 자본주의 모습이 들어왔으니 말이다. 책의 표지에 나온 프래드라는 아이의 그림은 어쩐지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닮았다. 선생님의 모습은 외국인인 것 같은데도 말이다. 같은 피가 흐로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어린 아이들이 읽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아들 성준이와 딸 예지에게 읽어보게 해야겠다. 프레드가 생각하고 느끼는 곳에서 아이들도 공감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다 보면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동심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책을 읽다보면 그 당시의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다가온다. 아이들이 뭔가를 느낄 만한 곳에 밑줄을 쳐보자.

- “마리, 나중을 위해서라도 읽고 쓰는 것 정도는 꼭 배워야 해.” (70p)
- 마리 언니는 아직 어른이 아닌 데도 다른 어른들처럼 일하고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무척 자랑스러워 하고 있었어. (70p)
- “공부는 평생 하는 거야!” 선생님께서는 늘 그렇게 말씀하셔. 내가 봐도 살아가면서 계속 무언가 새롭게 배워 나가야 한다는 것은 참 좋은 생각인 것 같아. 게다가 평생이니까 시간에 쫓길 필요 없이 느긋하게 즐기면서 배워도 된다는 뜻이잖아. (71p)
- 하지만 선생님은 춤을 추지 않으셨어. 연주하는 내내 우리들을 보며 웃기만 하셨지. (75p) (왜 그랬을까?)
- 현명한 외증조모 할머니는 더 나은 삶을 살아가려면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계셨던 거야. (81p)
- 선생님은 우리의 그런 태도를 나무라셨어. 이런 조금만 마을에 산다고 해서 과학자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대 (82p)
- 우리 엄마도 책에 나오는 아줌마처럼 늘 미소로 나를 대하고, 우유와 과자 같은 걸 준비해 주고 그러면 얼마나 좋아?(97p)
- 우리는 매일 글을 썼고, 자기가 쓴 글을 다른 학생들 앞에서 큰 소리로 읽었어. 몇몇 글은 정말 내용이 웃기더라고. (99p)
- 나는 일단 돈부터 벌어야겠어. ‘샐리 올드먼’이란 여자는 열여섯에 도시로 나가 병원에서 일했대. 그 여자도 애를 낳지 않았어. (104p)

그나저나 영국으로 떠나셨던 아그네스 선생님께서 돌아오신 걸 알았으니 어린 소녀 프레드리카는 얼마나 기쁠까. 설레어서 잠이나 제대로 올까?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가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2007. 6. 23. 15:34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가 깊이 생각해본 고서
김 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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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공부를 위한 책을 리스트에 넣어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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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마! 나 영어책이야
문덕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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