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학자, 철학자, 미학자, 소설가. 그 무엇으로 딱히 정의하기 어려운 세계적 인문학자이자 작가인 움베르토 에코가 암 투병 중 19일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지적인 스승 신영복 선생이 떠난 여운이 쉬이 가시지 않았는데, 세계적인 작가이자 석학이 숨을 거둔 소식이 이어져 안타깝다. 그의 저작의 다양성과 스펙트럼이 넓기에 그의 책 모두를 소개하는 일 자체도 어려운 일이다. 시공사에서 번역 중인 <중세>시리즈도 에코의 타계를 계기로 꼭 완간되었으면 싶다.
최근에 <중세>와 더불어 <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나다>라는 책에 편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출간 된 책 중 그의 이름이 담긴 가장 최신작이다.
또 한 명의 큰 별이 같이 졌다. 미국의 작가 하퍼 리가 90세를 일기로 역시 에코와 같은 날 숨을 거뒀다. <앵무새 죽이기>로 큰 명성을 얻은 그녀는 이후 별다른 작품 없이 문학계의 원히트원더로 굳어지는가 싶었으나 지난해 7월 <파수꾼>으로 55년만에 신작을 펴내기도 했다. 모쪼록 세계출판계에 한 획을 긋고 가신 두 분께 먼 타국의 독자가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