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음악사상
한흥섭 지음 / 소명출판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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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의 <한국 고대 음악사상>를 몇 달에 걸쳐 조금씩 틈나는 대로 읽은 뒤에 연이어 바로 단숨에 이 책을 읽었다. 전공자가 아니라서 국악계를 잘 모르지만은 아마도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분으로 알고 있으며 국악 이론가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이다.

 

이 책은 <한국 고대 음악사상>처럼 논문집이다. 그 논문들이 대동소이하여 조금 질릴 수도 있으되 내게는 다행히 반복학습으로 느껴져 도리어 이해에 도움을 주었다. 책은 전반부엔 논문이 실려 있고 후반부엔 <고려사 악지>가 부록으로 실려 있는데 고려사 악지를 원문과 대조하며 읽기에는 시간이 넉넉치 못하여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이 서평 제목처럼 지은이는 이 책에서 크게 두 가지를 주장하면서  오류라고 본 기존의 이론을 설득력 있게 지적하며 풀어가고 있다. 상당히 수긍되는데 앞으로 국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으면 한다.

그 첫번째는 팔관회가 불교의례가 아닌 신라 화랑도 유풍을 이은 토속의례라는 것이다. 고려는 태조 왕건이 건국하고서 그 아들 대에 이르러 형제간에 왕위를 상속하다가 결국은 신라의 외손이며 왕건의 손자인 8대 임금 현종의 후손으로 왕위상속이 제한된다. 따라서 어떤 학자는 태조의 훈요십조가 현종에 의해 수정되었다고까지 말한다. 아뭏든 훈요십조의 제6조에 팔관회와 연등회에 관한 내용이 있다. 그러므로 고려 임금들은 열조의 유훈을 받들어 팔관회와 연등회를 지속하였는데 연등회는 마땅히 불교의례이나 팔관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팔관'이라는 이름이 불교용어인데 왜 굳이 고치지 않고 썼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데 물론 지은이의 주장대로 애초에 신라에서는 팔관회도 불교행사였으나 고려 시대에 바뀌었다는 점은 이해가 간다.

두 번째는 아악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흔히 아악이라고 하면 중국 대성아악을 떠올리는데 지은이는 과감히 우리 고유의 아악이 기록이 전해지는 신라 2대 임금 유리왕때부터 있었다고 주장한다. 정리하자면 궁중음악에는 아악과 당악 및 향악이 있는데 중국의 속악인 당악과 우리 음악인 향악은 연회악으로 쓰였고 아악은 시경의 대아나 송처럼 제사와 조정에서 사용하였으며 중국에서 받아들인 아악도 있지만 우리 전통 아악도 있었다는 것이 지은이 주장인 셈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다시금 아악이 듣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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