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흐'를 만난다.
이미 집안에 1000피스 퍼즐로도 몇 장 거실에 걸려있는
그의 그림만으로도 모자라
이번에는 직접 색칠을 해보는 책을 통하여 고흐를 만나보기로 한다.
하지만 이번 만남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올해 5학년이 된 딸아이, '김 난'이다.
'고흐'를 만나기전 먼저 그동안 공부(!)해온 '김충원'님의 책들을 정리해본다.
[스케치 쉽게하기] - 기초드로잉
'인체드로잉'을 내가 먼저 만난뒤 난이를 위하여 뒤늦게 구입한 책이다.
- 난이의 솜씨 (4학년때)
그리고 스케치의 재미와 멋을 알게해 주었던 내가 만난
[스케치 쉽게하기] -인체드로잉
- 나의 습작 한 장면 -_-;;
그리고 난이를 위하여 지난 겨울 구입하였던
[채색의 시간] - 채색의 기초 편
- 난이의 습작 1. (오른쪽)
- 난이의 습작 2 (오른쪽)
이번에 정리하면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난이는 색을 아껴쓴다. ^^ 왜냐고 물어보니
특별한 까닭을 말하지는 않는다.
- 칠하고 공부하는 동안 아빠는 역시 곁에 없었기 때문일까?
눈에 보이는 사물보다 연하게 칠해진 그림을 보며
그냥 세상에 대하여 아직은 부드러운 마음을 갖고 있는
아이의 눈길이 색칠하는 손길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까
라고 아빠로서 생각해볼 따름이다.
그리고 드디어 '고흐'
[채색의 시간]- 빈센트 반 고흐 편
사실 '고흐'의 작품에는 온갖 색깔들이
원색 그대로 넘쳐나고 그 색들이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데
난이가 그 느낌을 제대로 살려낼 수 있을까 궁금하였다.
그리고....
- 난이의 습작 (반 고흐의 의자)
이 작품은
색칠을 하는동안 곁에서 지켜보며 좀 더 진하게 칠해야 되지 않겠냐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었는데 역시 부드럽고 연하다.
색을 바라보는 느낌의 차이인지
단순이 손재주의 차이인지를
아직 잘 모르겠다.
- 난이의 습작 (반 고흐의 침실)
이 역시 마치 위의 원작을
스케치 한 것같은 느낌으로 색칠을 하였다.
그냥 하다 만 것처럼 보이는데
난이는 다 칠하였다고 한다.
원작이 주는 '딱딱하고 강한 느낌'이
난이의 습작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 책이 끝나갈 무렵 내가 불러낸 책이 있으니
바로
[고흐를 만나다]라는 책이다.
'고흐'의 그림 한 편에
노경실 작가의 에세이와
원저자(메릴린 챈들러 맥엔타이어)의 詩와
'고흐'의 편지글이 나란히 등장하며
작품을 바라보는 눈을 띄게하고 있는 이 책은
지금 한창 읽고 있는중이다.
이 가운데 "반 고흐의 침실"과 관련한 부분을
살짝 옮겨본다.
'고흐의 침실'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만나볼 수 있다.
~ 이번에는 나의 방을 그렸다. / 여기서만은 색채가 모든 것을 지배한다.
가구를 그리는 선이 완강한 것은 무엇에도 침혜받지 않는
나의 휴식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 '고흐의 편지글'에서
詩에는
"~ 그리고 문은 두 개가 좋겠다. / 하나는 환영을 위해,
다른 하나는 도망을 위해, / 비록 입구와 출구는 같을지라도."
라고 표현되어 있다.
아이는 색칠을 하며, 나는 그림과 이야기를 정리하며
'고흐'를 만나보았다.
아마 올 봄이 가기전
우리는 다시 그를 만나게 되리라는 예감이 든다.
책이나 그림 또는 퍼즐을 통하여서든...
'짧지만 강렬한 체험'을 또 하게 되리라.....
그리고 그의 색에, 그 빛깔에
다시 한 번 취하게되리라...
2008. 3. 10. 봄 밤, 아이랑 책을 접으며...
들풀처럼
*'사진'에 집중하느라 빠뜨린 서평을 보충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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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지은이인 김충원님의 얘기처럼 "단 한 점이라도 고흐의 작품을 그린다는 것은 그의 전기를 수십 번 읽거나,전시회를 수십 번 보는 것보다 훨씬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입니다. 또한 색칠을 통하여 "다양하고 원색적인 색깔들이 서로 충돌하며 어우러지는 고양되고 흥분된 듯한 표현의 강렬함"을 배우고 만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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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그림은 딸아이가 채색하였지만 고흐의 '1000조각 퍼즐'을 맞추면서도 이와 비슷한 기분을 느낀 바가 있으니 '난'이도 이번 작업을 하며 좋은 경험을 하였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미처 몰랐었는데 색연필로 고흐의 "무척 강하고 거친" 색감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히 힘든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을 책머리에 지은이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제가 딸아이의 색감이 너무 부드러워 고민하였던 것이 우스워지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그려본다는 것,자체가 중요한 행동이고 다른 버전의 작품이 딸아이의 손에서 탄생한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즐거운 책,함께 하는 책이었습니다. 앞으로 고흐 외에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차근차근 발간되어 좋은 경험의 시간들을 늘려갈 수 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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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2. 13. 새벽, 고흐를 만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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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