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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부자 척피니 - 억만장자가 아니었던 억만장자
코너 오클리어리 지음, 이순영 옮김 / 물푸레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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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부자란 과시나 허영을 멀리하며 겸손하고 소박한 삶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앤드류 카네기 (449)
 
 아주 어릴 적 이야기다. 강철왕 카네기의 전기를 읽고 또 읽었다. 아동문고에서 세계 기업가 열전- 세로쓰기로 된 아버지가 보시던 책-까지..그 많은 부를 벌어들이고도 미련없이 사회에 환원하였다는 '자선사업가'의 이야기를 만나며 나도 자라서 그런 사람이 될 것이라 다짐하였다. 물론 자라며 그 꿈은 갈수록 초라해져가고 작아져갔지만..'자선사업가'가 되기 위하여는 먼저 엄청난'부자'가 되어야 하는데 내겐 '부자'가 되고자하는 '욕망'이 부족하였다. 수없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노력해도 될까말까한 '부자'라니...많은 것을 포기하며 세월을 흘러보낸 지금에서야 난 진심으로 '부자'가 되기를 갈망하고 있다.
 
 여기 '카네기'를 이어 또 다른 '자선사업가'가 등장한다. 그의 이름은 '척 피니' 듣도보도 못한 이름이다.'소리없이 4조원 기부'라고 안표지에 적혀있지만 무엇을 하여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 어떻게 자선사업을 하였는지 들은 바가 전혀 없었기에 그의 삶에 오히려 몰입하여 다가설 수 있었다. 이제 그의 이야기를 잠시 따라가보자.
 
1.'척 피니'
 
1931년 4월 23일,찰스피니,가난한 아일랜드계 미국인 가정에서 태어났다(17)
 
뭔가를 배우고 세계를 탐험하고 돈을 벌려는 욕망이 강했다.(28)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던 피니는 절취선을 만들어 한 장씩 떼어낼 수 있게 하는 주문 책자를 고안했다.(64)
 
척 피니는 모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었죠. 그에게는 초인적인 기질,직관력,아무도 보지 못하는 사업의 가능성을 보는 능력이 있었습니다.(117)
 
집중력이 강하고 일에 대해 진지한 사람(138)
 
대부분의 경영인들이 훈계하는 것만 좋아하고 직원의 말을 듣는 것은 싫어합니다.하지만 척 피니는 직원들의 말을 경청햇어요.(138)
 
모든 것을 갖추었지만 피니는 늘 앞서나가기 위해 자신을 다그쳤다.(143)
 
그는 아이들에게 방학 때 일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 돈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152)
 
선천적인 성향에 강한 추진력과 의지력을 보여주는 척 피니는 "면세사업DFS(Duty Free Shoppers)" - 정확히 이야기하면 요즘 우리가 알고 있는 '면세점' 사업- 를 통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하였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책의 전반부에 해당되지만 그의 진지한 능력과 그를 통한 성공의 이야기들은 우리가 다른 곳에서도 만날 수 있는 부자들의 성공담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의 '위대함'은 후반부에 해당하는 뒷이야기에 있는 것이다.
 
2. '자선사업'
 
 사실 자선사업을 하는 부자들의 이야기는 넘쳐날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 듣고 만날 수는 있는 소식들이다. 그럼, 척 피니가 '위대한 자선사업가'라고 불리울 수 있는 다른 점은 무엇일까? 이 책에는 그 지난한 과정이 연대기순으로,사실적으로 설명되고 있다. 그리고 '위대한'부분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살아있는 동안의 기부'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자선사업이나 큰 기부들이 부자가 죽고 난 뒤에 이루어졌지만 척 피니는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에 그 부를 나눠서 '고령문제,불우한 어린이와 청소년,인류 건강,화해와 인권'(426)에 에 쏟아부은 것이다. 그리고 그 자선사업을 시행하는 재단도 장기존속시 부패해질 수가 있으므로 수명을 정하여놓고 모든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도록 해놓은 것이다. 대단한 사람, 위대한 기부라고 할만한 까닭이 여기 있다.
 
 그의 취지를 이어나가는 재단이 출현하고 있음도 그가 이룬 큰 일에 대한 증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빌 게이츠가 세운 재단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재단이고 세계 2위의 부자인 워렌 버핏이 310억달러를 이 재단에 기부키로 약속하였다. 빌 게이츠 부부와 워렌 버핏 세 사람- 재단의 이사-은 '가능한 더 많이,가능한 빨라' 전 세계의 건강과 교육 발달을 촉진하기 위해 ~~ 재단의 모든 자산을 기부하기로 결정헸다.세계 역사상 가장 건강하고 가장 부유한 세대가 이제 자선사업의 황금시기로 들어가고 있다(448)
 
 이러한 위대한 기부행렬의 앞에 척 피니가 있었다.살아 있는 동안의 기부, 꼭 필요한 곳을 찾아 사업에 투자하듯이 꼼꼼히 수많은 곳에 수많은 금액의 기부를 하여온 그의 행적들을 읽으면 아직도 세상은 살 만한 곳임을, 숨 쉴 수 있는 이유가 있음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나의 일이 아님에도 뿌듯하고 기뻤다. 그리고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분분의 부를 이룬 사람들은, 그의 동업자를 포함하여, 인생을 즐기면서 자신의 부의 일부를 적든많든 '자선사업'에 당연히 '기부'하고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자리잡은 선진국의 모습이다.
 
3. 그리고 여기, 지금 이 곳, 1%
 
 우리에게도 이런 사람(들)이 있을까. 금액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분명 '자선사업'을 하는 사람도 있고 '기부'를 하는 이들도 있다. 물론 '척 피니'처럼 어마어마한 재단의 출연을 통한 국가적인 수준의 기부를 하는 단계는 아직 아닐지라도 이 곳에도 조금씩 '기부'와 '자선사업'의 문화는 퍼져나가고 있다. 다만 아직 규모가 크지않고 묻혀있어 잘 모를 뿐이리라. 적지만 꾸준히 '기부'하는 이들이 늘어감을 여러 매체를 통하여 자주 만날 수 있으니... 우리도 곧 '척 피니'같은 '위대한' '자선사업가'를 만나게되리라 기대해본다. 그리고 힘들어도 지금처럼 '월급여 1%의 기부'는 지속적으로 시행하리라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책을 내려 놓는다.
 
4. 다시 '척 피니'
 
 세상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그 도움을 줄 때, 여러분은 더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겁니다.(척 피니) (352)
 
내게는 절대 변하지 않는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부를 사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나는 내가 자랄 때 그랬던 것처럼 평범한 삶을 살려고 합니다. - (척 피니) (440)
 
이승에서는 희망을 갖지 말라고 / 역사는 말한다.
하지만 사는 동안 한 번은 갈망하던 / 정의의 파도가 일며,
희망(hope)과 역사(history)는 / 같은 글자로 시작한다.
 - (셰이머스,1995 노벨문학상 수상 시인,아일랜드人) (375)
 
2008. 3.14. '갈망'과 '열망'으로 꿈틀대는 밤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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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엄마가 콕콕! 짚어 주는 과학 5
장수하늘소 지음, 김미경 그림 / 해솔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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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의 생성부터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 행성들 이야기까지 차근차근 풀어가며 '엄마가 콕콕! 짚어주는 과학'시리즈 다섯번 째 책으로 나온 [우주 이야기]는 어린이 책을 전문적으로 기획하고 글을 쓰는 "장수하늘소"의 작품이다. 이말은 믿을만한 책이라는 뜻이다.
 
 술술 읽어내려가면 자연스레 설명되는 구어체의 이야기와 함께 보면 더욱 좋은 컬러풀한 그림과 만화까지 잘 버무러져 유아부터 초등저학년까지는 엄마랑 함께 초등고학년은 스스로 공부하기에 좋도록 잘 편집되어 있다. 자, 그럼 우주 탐험을 함께 떠나보자.
 
 '우주/별/태양/달/태양계'로 나뉘어진 이야기들은 각각의 이야기 속에서 궁금한 사항들에 대하여 묻고 답하고 찾아가며 여행을 한다. 이번 기회에 다시 정리하는 맘으로 꼼꼼히 읽어보니 여태 모르던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오늘 배운 공부를 요약해본다.
 
 다섯가지 원소 수소,탄소,질소,산소,인을 기본으로 만들어진 DNA (16쪽)
 
 온도가 높아질수록 변하는 별의 색깔 : 붉은-노란-흰-파란-(다시)붉은 (34쪽)
 
 대기층이 얇거나 대기가 없는 지구형 행성 :수성,금성,지구,화성 / 굉장히 크고 대기가 두꺼운 목성형 행성 :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 (83쪽)
 
 금성은 혼자서만 동쪽에서 서쪽으로 태양을 돌지 (93쪽)
 
 1877년에 화성의 위성이 2개라는 걸 발견했지.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 보다 100년 전에 씌어진 <<걸리버 여행기>>라는 책에서 화성에 달이 2개 있음을 이미 발견하는 내용이 나왔다  (100쪽)
 
 천왕성은 대기가 수소로 되어 있어 오히려 밤이 낮보다 더 따뜻하단다 (113쪽)
 
 해왕성은 스스로 열을 내기에 천왕성보다 태양에서 멀리 있어도 두 행성의 온도는 거의 같단다 (117쪽)
 
 해왕성의 가장 큰 위성 트리톤은 태양계의 다른 위성들이 자신이 돌고 있는 행성과 같은 방향으로 자전하는 것과는 달리 행성과 반대방향으로 자전하는 유일한 위성이다 (117쪽)
 
 물론 위 정리내용은 내가 보았을 때 새로운 사실들이고 아이에게 물어보았을 때는 더 많은 부분들이 당연히 새로운 것이었다. 차근 차근 곁에  두고 읽어나가면 우주속의 은하, 은하 속의 성단, 성운 안에서 태어나는 아기별들의 이야기까지 만날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우주를 유영하는 우주인이 곧 탄생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 우주로 나가는 꿈을 더 많이 키우는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책의 장점이 또 하나 있는데 각 장의 이야기에 들어가며 '교과관련' 과목과 학년을 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첫 번째 이야기 우주"에서는 '과학 = 3학년 1학기 : 3단원 지구와 달 / 5학년 2학기 : 7단원 태양의 가족' 과 같이 명확히 나타나 있어 한 번 보고 꽂아둘 책이 아니라 수업과 연계하여 참조 도서로도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딸아이에게 읽어보았으면 독후감을 써보라고 하니 아직 잘 정리가 되지 않는다며 멀찍이 도망간다. 오늘 이야기는 이쯤에서 마쳐야 할 것 같다. 어렵고 접근하기 힘든 과학을 조목조목 쉽게 풀어서 설명하여주는 이런 책들로 아이들이 과학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시리즈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2008. 3.12.  잠 깊이 들 봄밤에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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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를 만나다
빈센트 반 고흐 그림, 메릴린 챈들러 맥엔타이어 시, 문지혁 옮김, 노경실 글 / 가치창조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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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눈이 부시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눈멀고 말 것이다"(에밀리 디킨슨)~ 반 고흐의 그림은 그야말로 "서서히 눈이 부시"다. (11쪽)
 
 반 고흐의 '삶의 마지막 고비 속에서 그려낸 그림들'과 원저자 맥엔타이어의 ,고흐의 편지글, 그리고 작가 노경실의 본문글 어우러져 또 한 권의 '소유하고픈 책','탐나는 책','아름다운 책'이 태어난다.
 

 책에 나타나 있는 순서대로 말하자면 '그림- 편지글-본문글-詩'가 펼쳐진다. 막연히 바라만 보던 그림들에 고흐 자신의 목소리와 그 목소리를 듣고 다시 이야기해주는 -그림 읽어주는 작가의 목소리가 더해지고 한 번더 등장하는 그림 곁에 지은이의 詩, 그림을 풀어서 글로 써 놓은 듯한 마춤맞은 詩가 우리를 두 팔 벌려 반겨준다.

 

 

 



 

[아를의 공원 입구] 

 
 사람이야말로 모든 것의 뿌리라는 생각. 그렇기 때문에 물감과 석고만으로 작업할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속에서, 즉 사람의 온기를 느끼며 작업하는 게 더 가치 있는 예술작업이 아닌가 -(고흐) (27쪽)
 
 그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듯한 뒷모습을 발자국 대신 남긴다. 그것은 편안한 산책이 아니라 늘 부족한 빵과 커피,연료,물감 그리고 갖지 못한 사랑과 가족 등 사람과 사람의 뿌리에 대한 갈망이다.-(노경실) (27쪽)
 
~ / 떠나고 들어가는 자국이 남는 출입구들을 만들어 / 원치 않음에도 우리를 휘저어 / 삶의 한가운데서 한번쯤 길 잃었던 / 오래고 어두운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그 야생을 / 길들이고 만다 -(맥엔타이어) (28쪽) 
 
 한 작품을 놓고 세 번의 설명을 듣는 셈이다. 물론 들여다보면 조금씩 차이는 있다. 고흐 자신이 하는 이야기는 작품과 관련된 구절이 있는 편지글들을 잘 배치해 놓은 것 같고(아니면 실제 그 작품에 대한 고흐 자신의 이야기든지) 노경실 작가의 이야기는 고흐의 생애에 대하여 사전지식을 충분히 갖추고 친절한 설명과 본인의 느낌을 버무려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원저자 맥엔타이어의 詩는 아마도 원어로는 운율이나 질감이 그림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기분과 상당히 더 근접하리라 여겨질정도로 적절한 표현들이 사용되고 있다. 물론 그림에 대하여 특별히 배운 바가 없고 아는 바가 없는 나같은 이들에겐 놀라울 정도로 그림에서 느낀 감정, 분위기를 잘 짚어내고 있다.
 
 책을 보며 집을 둘러보니 몇 년전부터 퍼즐을 가족들이 함께 맞추어 집안 곳곳에 붙여놓은 고흐의 작품이 세 점(1000조각 2점 + 300조각 1점)이나 된다. 그 중 두 작품은 이 책에도 실려있어 무척 반가웠다.- [밤의 테라스]와 [아이리스]
 



 


[밤의 테라스]

 
 푸른 밤,카페 테라스의 커다란 가스등이 불을 밝히고 있다. 그 옆으로 별이 반짝이는 파란 하늘이 보인다. 밤 풍경이나 밤이 주는 느낌 혹은 밤 그 자체를 그리는 일이 아주 흥미롭다 -(고흐) (77쪽)
 
 고흐는 별 하나하나에 경의를 표한다. 그의 별들은 아무 대가없이 그를 초대한다.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 오라.우리가 안식을 주리라,술잔을 내려놓고,붓을 등뒤에 내려두고,그 낡은 구두도 벗어버리고 맨발로 오라, 오라,아무것도 쥐지 않은 손으로 오라,아무것에도 요동치지 않는 심장으로 오라,흐르는 눈물을 닦지 말고 그대로 오라,맨발로 오라…….-(노경실) (77쪽)
 
 그런데 책에 실려 있는 22편의 작품중 [의자]와 이 작품 [밤의 테라스]에만 詩가 없다. 추측컨대 원본에 없는 작품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여 고흐의 글과 노경실 작가의 글만 첨부하여 두 편을 추가한 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출판사의 무지막지한 실수가 될 터이니..그렇지는 않으리라 보인다. 
 
 그림을 잘 모르는 이도 고흐에 대하여는 설핏이라도 들은 바가 있을 터이지만 그에대한 지식여부와는 전혀 상관없이 이 책에서는 작품 자체로 고흐를 한 번 만나고 세 번의 설명을 들음으로 어렴풋이 느낌으로 다가오는 작품에 대한 감상을 구체적인 표현으로 다시 만날 수 있어 새로운 작품감상법이라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막연한 어떤 느낌들이 글로 표현되고 그 표현이 나의 감성과 맞아 떨어질 때 느끼는 기분은 뭐라 말할 수 없이 즐겁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다른 느낌으로 표현되었다고 하여 기죽거나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림은 보는 사람의 마음에 맞게 변해가며 바뀌는 것이니까. 또한 '나는 그림에 생명을 걸었고'(98쪽)라고 말하는 고흐를, 그의 그림을 다 이해못한다고 하여 부끄러울 건 또 무엇이겠는가. 그림을, 詩를,글을, 그의 목소리를 만나고 들으며 흠뻑 취하는 것만으도 충분한 시간들일지니…
 



 


[낮잠]

 
 생 레미 병원에서 고흐는 나갈 수 없다. 지저분한 회색 벽 앞에 모델을 세워 둘 수도 없다. 나가고 싶다, 나가고 싶다. 문을 두드린다. 그러나 문은 열리지 않는다. 그림은 그릴 수 있으나 흙을 만질 수 없고, 흙의 사람을 만날 수 없다. 하지만 누가 그의 붓을 마르게 하랴. 어느 바람이 그의 캔버스 위에 한숨을 쏟아내랴. / 그는 판화로 만든 밀레의 그림을 보고 농부들을 만난다. 그 농부들에게 낮잠을 선물한다. 그제서야 자신도 안식에 들어간다.-(노경실) (91쪽)
 
 이것은 신뢰의 기도 / 남은 일들을 기다려줄 것이다. / 돌보지 못하는 아이, 다듬어지지 않은 토지,/ 금간 바퀴와 부서진 담장은 모두 / 어스름한 꿈속 그림자로 부드러워진 / 깨어있는 마음의 일이다. / 모든 게 다 잘 될 것이다. / 우리 손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 세상은 사랑 안에서 돌아가는 것, / 우리는 대지에 알맞고 적당한 것을 주고, / 몸이 우리를 쉬라고 부를 때 순종하면 되는 것이다. -(맥엔타이어) (92쪽)
 
2008. 3.12.  마른 봄날, 봄비를 기다리는 밤에
 
들풀처럼

*첨부사진: 책 속에서는 무척 선명한 색깔이었는데 인터넷에서 가져온

             위 사진들은 그렇지 못함,원색의 질감을 전하지 못하고 있슴

 

 

*아쉬움 2가지 !

 
1. 그림 설명에 '원작'의 크기가 표기되지 않은 6작품이 있어 궁금했슴
2. '감자 먹는 사람들'이 없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임 ^^
?. 원저작의 작품 소개시 "작품+시" 순서가 연대순이 아닌지요? 
 - 詩가 없는 [의자],[테라스]와 [밀집모자 자화상]만  작품연대 순서가 틀림 = (추측) 2작품은 임의로 편집, 자화상은 처음에 2편 나오면 부담스러우니 순서를 바꾼 것은 아닌지요?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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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어버이 은혜 감사드리며 - 고흐의 카네이션 그림 3점
    from 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2008-05-08 01:15 
    토마스 엘리엇(Thomas Elyot, 영국, 1490~1546)이 말한 "잔인한 달(4월)"은 5월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엊그제 어린이 날을 보내고 나니, 바로 내일이 5월 8일, "어버이 날"입니다. 이제 곧 다음 주면 "스승의 날"도 다가 오구요. 이번에는 다 챙겨보려고 일단 마음은 먹었는데, 끝이 없을 듯 합니다. ^^ 지난 주부터 모두들 작은 정성이나마 마음 담아 선물 고르기에 애들 쓰셨을 줄 압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선물들을 고르고..
 
 
초하(初夏) 2008-05-08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덕분에 좋은 감상하고 좋은 책 하나 기억해둡니다.
저도 어버이날에 즈음하여 올린 고흐 관련 글을 엮어 소개하고 갑니다.
좋은 날, 좋은 하루 맞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무지개 가게
사회연대은행 무지개가게 사람들 지음 / 갤리온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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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2000년 12월 31일, '새해선물'로 해고통보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후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회사에 자리를 잡고 건실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아직 그 상처와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만큼 바닥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는 말씀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다 그러합니다. 고통의 발단 또는 원인은, 각자에게 있던 사회에 있던 아니면 결혼 상대방에 있던, 몰아닥친 어려움에 휘청거리며 쓰러졌다가 겨우 버팅기고 일어나 살 길을 찾아나선 사람들, 아직 성공의 꼭대기에 오르지는 못하였어도 일어서 길을 가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가 오롯이 여기 모여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 역시 고된 일입니다. 안타깝게 바라보아야만 할 뿐 도와줄 방법이 아무 것도 없을 때에는 바라보는 것 조차도 죄스럽고 짐스럽게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책의 사람들은 그렇게 주위에서 지켜봐주고 손을 흔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을 내고 일어섭니다. 그 뿌리에는 튼튼한 희망을 뿌리로 둔 '긍정'의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이겨내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날을 만들고야 말리라는 희망의 의지가 있는 한 이 분들은 힘들어도 외롭지 않고 꿋꿋하게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배움은 사람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저보다 어려운 환경을 묵묵히 견디는 사람들을 만나며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슴으로 배웠습니다.(28쪽)
 
 희망은 참 소중합니다. 다른 인생을 선물하기 때문입니다.지금 제 곁에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그리고 저는 믿습니다.저 또한 제게 희망을 준 아내에게 희망일 것이라고 말입니다.(49쪽)
 
 '건강만은 잃지 마세요.' 그리고 그의 주변에 있을 사람들에게 마음속으로 부탁합니다. '그의 곁을 떠나지 마세요.흩어지지 마세요.'그러면 어떤 일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130쪽)
 
 삶의 밑바닥에서 길어올린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 삶의 빛나는 지표가 됩니다. 그리고 그 말들은 우리를 스스로 돌아보며 갈무리하고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우리는 이야기 속에서 '돈보다 맛이 먼저고 맛보다 손님이 먼저'(154쪽)라는 경영의 원칙을 만나기도 하고 '여자가 돈을 벌면 아이들에게 돌아간다'(156쪽)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의 설립자인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의 말씀도 듣게 됩니다. 이 책에는 삶의 지혜가 담겨있는, 어쩌면 새삼스런 이야기들이 넘쳐납니다. 직접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훨씬 그 진실함이 무겁게 다가오는 그런 말들입니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버티고 버티다 보면 약한 사람 모두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216쪽)
 
 눈이 보이지 않게 된 이후 저는 더 많은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확신하건대 우리의 삶에는 그늘보다 햇살이 비치는 곳이 더 많습니다.그래서 저는 누구에게나 용기를 잃지 말라고 말합니다.용기가 있는 곳에 희망이 있습니다.그리고 희망은 결코 인생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 희망은 결코 등을 돌리지 않습니다.외면하지 않습니다.행복한 사람은 희망으로 산다고 했던가요.저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142쪽)
 
 그렇습니다. 저 역시 나름 힘든 시간들을 보내었지만 결코 희망은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끝내 포기하지 않고 다시서는 사람에게 희망은 그 손을 내밀어주는 법입니다. 끝으로 이 책에 나오는 가장 중요한 말을 가슴에 새겨놓으며 이 책을 접으려합니다.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시는 모든 분들, 작은 희망의 끈이라도 절대,결코 놓지 맙시다. 버팅기며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 삶입니다.
 
눈 오는 벌판을 가로질러 건너갈 때
발걸음 함부로 하지 말지어다
오늘 내가 남긴 자국은
드디어 뒷사람의 길이 되느니  - 백범 김구 (228쪽)
 
 
2008. 3. 11. 오늘도 버팅기며…….
 
(*예전 힘들때 적었던 글 한편 덧붙입니다.)
 
 밑바닥으로  
  - 김대리 55.  
   
 돌이켜보라  
 우리 언제  
 이 바닥을 떠나  
 저 높은곳을 향하여  
 위로만 올라가며  
 발버둥치며  
 벼랑끝을 걸어 다녔던가  
   
 조금씩 올라가며  
 아래로 떨어질까  
 조바심치며  
 지새운 숱한 날들이  
 밑바닥에 서니  
 우습다  
   
 어디에서든  
 튼튼한 두 발로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있음을  
 잊었던 날들이  
 또 무섭다  
   
 다시  
 밑바닥에 서서  
 올려다 본 하늘  
 아래 들판가득  
 겨울바람 불어도  
 웃으며 걸어가라  
 김대리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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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색의 시간 - 빈센트 반 고흐 편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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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흐'를 만난다.

이미 집안에 1000피스 퍼즐로도 몇 장 거실에 걸려있는

그의 그림만으로도 모자라

이번에는 직접 색칠을 해보는 책을 통하여 고흐를 만나보기로 한다.

 

하지만 이번 만남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올해 5학년이 된 딸아이, '김 난'이다.

 

'고흐'를 만나기전 먼저 그동안 공부(!)해온 '김충원'님의 책들을 정리해본다.
 

 

 

 

 [스케치 쉽게하기] - 기초드로잉

 



 

 '인체드로잉'을 내가 먼저 만난뒤 난이를 위하여 뒤늦게 구입한 책이다.

 



                                         -  난이의 솜씨  (4학년때)

 

그리고 스케치의 재미와 멋을 알게해 주었던 내가 만난

[스케치 쉽게하기] -인체드로잉

 



 



                                - 나의 습작 한 장면  -_-;;

 

그리고  난이를 위하여  지난 겨울 구입하였던

[채색의 시간] - 채색의 기초  

 



 



                                    - 난이의 습작 1. (오른쪽)

 

 



                                     - 난이의 습작 2 (오른쪽)

 

이번에 정리하면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난이는 색을 아껴쓴다. ^^ 왜냐고 물어보니

특별한 까닭을 말하지는 않는다.

- 칠하고 공부하는 동안 아빠는 역시 곁에 없었기 때문일까?

 

눈에 보이는 사물보다 연하게 칠해진 그림을 보며

그냥 세상에 대하여 아직은 부드러운 마음을 갖고 있는

아이의 눈길이 색칠하는 손길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까

라고 아빠로서 생각해볼 따름이다.

 

그리고 드디어 '고흐'

 

[채색의 시간]- 빈센트 반 고흐

 



 

사실 '고흐'의 작품에는 온갖 색깔들이

원색 그대로 넘쳐나고 그 색들이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데

난이가 그 느낌을 제대로 살려낼 수 있을까 궁금하였다.

그리고....

 



                                       - 난이의 습작 (반 고흐의 의자)

 

이 작품은 

색칠을 하는동안 곁에서 지켜보며 좀 더 진하게 칠해야 되지 않겠냐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었는데 역시 부드럽고 연하다.

 

색을 바라보는 느낌의 차이인지

단순이 손재주의 차이인지를

아직 잘 모르겠다.

 

 



                    - 난이의 습작 (반 고흐의 침실) 

 

이 역시 마치 위의 원작을

스케치 한 것같은 느낌으로 색칠을 하였다.

그냥 하다 만 것처럼 보이는데

난이는 다 칠하였다고 한다.

 

원작이 주는 '딱딱하고 강한 느낌'이

난이의 습작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 책이 끝나갈 무렵 내가 불러낸 책이 있으니

바로

[고흐를 만나다]라는 책이다.

 



 



 

'고흐'의 그림 한 편에

노경실 작가의 에세이와

원저자(메릴린 챈들러 맥엔타이어)의 詩와

'고흐'의 편지글이 나란히 등장하며

작품을 바라보는 눈을 띄게하고 있는 이 책은

지금 한창 읽고 있는중이다.

이 가운데 "반 고흐의 침실"과 관련한 부분을

살짝 옮겨본다.

 

'고흐의 침실'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만나볼 수 있다. 

 



 

  ~ 이번에는 나의 방을 그렸다.    /  여기서만은 색채가 모든 것을 지배한다.

      가구를 그리는 선이 완강한 것은  무엇에도 침혜받지 않는

      나의 휴식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 '고흐의 편지글'에서 

 



 

 詩에는

      "~ 그리고  문은 두 개가 좋겠다. / 하나는 환영을 위해,

        다른 하나는 도망을 위해, / 비록 입구와 출구는 같을지라도."

라고 표현되어 있다.

 

아이는 색칠을 하며, 나는 그림과 이야기를 정리하며

'고흐'를 만나보았다.

 

아마 올 봄이 가기전

우리는 다시 그를 만나게 되리라는 예감이 든다.

 

책이나 그림 또는 퍼즐을 통하여서든...

'짧지만 강렬한 체험'을 또 하게 되리라.....

그리고 그의 색에, 그 빛깔에

 다시 한 번 취하게되리라...

 

2008. 3. 10.   봄 밤, 아이랑 책을 접으며...

 

들풀처럼

 

*'사진'에 집중하느라 빠뜨린 서평을 보충합니다.^^
 이 책의 지은이인 김충원님의 얘기처럼 "단 한 점이라도 고흐의 작품을 그린다는 것은 그의 전기를 수십 번 읽거나,전시회를 수십 번 보는 것보다 훨씬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입니다. 또한 색칠을 통하여 "다양하고 원색적인 색깔들이 서로 충돌하며 어우러지는 고양되고 흥분된 듯한 표현의 강렬함"을 배우고 만날 수 있습니다. 
 
 이번 그림은 딸아이가 채색하였지만 고흐의 '1000조각 퍼즐'을 맞추면서도 이와 비슷한 기분을 느낀 바가 있으니 '난'이도 이번 작업을 하며 좋은 경험을 하였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미처 몰랐었는데 색연필로 고흐의 "무척 강하고 거친" 색감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히 힘든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을 책머리에 지은이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제가 딸아이의 색감이 너무 부드러워 고민하였던 것이 우스워지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그려본다는 것,자체가 중요한 행동이고 다른 버전의 작품이 딸아이의 손에서 탄생한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즐거운 책,함께 하는 책이었습니다. 앞으로 고흐 외에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차근차근 발간되어 좋은 경험의 시간들을 늘려갈 수 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2008. 2. 13. 새벽, 고흐를 만난 
 
들풀처럼


*내용 : ★★★★★ / 편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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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어버이 은혜 감사드리며 - 고흐의 카네이션 그림 3점
    from 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2008-05-08 01:24 
    토마스 엘리엇(Thomas Elyot, 영국, 1490~1546)이 말한 "잔인한 달(4월)"은 5월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엊그제 어린이 날을 보내고 나니, 바로 내일이 5월 8일, "어버이 날"입니다. 이제 곧 다음 주면 "스승의 날"도 다가 오구요. 이번에는 다 챙겨보려고 일단 마음은 먹었는데, 끝이 없을 듯 합니다. ^^ 지난 주부터 모두들 작은 정성이나마 마음 담아 선물 고르기에 애들 쓰셨을 줄 압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선물들을 고르고..
 
 
초하 2008-05-08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부러울 만큼 난이가 그림을 잘 그리는 걸요.
검색 따라 왔다가 관련하여 저도 오늘 올렸던 고흐 글 하나 엮어놓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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