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가게
사회연대은행 무지개가게 사람들 지음 / 갤리온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개인적으로 2000년 12월 31일, '새해선물'로 해고통보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후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회사에 자리를 잡고 건실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아직 그 상처와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만큼 바닥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는 말씀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다 그러합니다. 고통의 발단 또는 원인은, 각자에게 있던 사회에 있던 아니면 결혼 상대방에 있던, 몰아닥친 어려움에 휘청거리며 쓰러졌다가 겨우 버팅기고 일어나 살 길을 찾아나선 사람들, 아직 성공의 꼭대기에 오르지는 못하였어도 일어서 길을 가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가 오롯이 여기 모여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 역시 고된 일입니다. 안타깝게 바라보아야만 할 뿐 도와줄 방법이 아무 것도 없을 때에는 바라보는 것 조차도 죄스럽고 짐스럽게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책의 사람들은 그렇게 주위에서 지켜봐주고 손을 흔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을 내고 일어섭니다. 그 뿌리에는 튼튼한 희망을 뿌리로 둔 '긍정'의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이겨내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날을 만들고야 말리라는 희망의 의지가 있는 한 이 분들은 힘들어도 외롭지 않고 꿋꿋하게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배움은 사람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저보다 어려운 환경을 묵묵히 견디는 사람들을 만나며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슴으로 배웠습니다.(28쪽)
 
 희망은 참 소중합니다. 다른 인생을 선물하기 때문입니다.지금 제 곁에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그리고 저는 믿습니다.저 또한 제게 희망을 준 아내에게 희망일 것이라고 말입니다.(49쪽)
 
 '건강만은 잃지 마세요.' 그리고 그의 주변에 있을 사람들에게 마음속으로 부탁합니다. '그의 곁을 떠나지 마세요.흩어지지 마세요.'그러면 어떤 일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130쪽)
 
 삶의 밑바닥에서 길어올린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 삶의 빛나는 지표가 됩니다. 그리고 그 말들은 우리를 스스로 돌아보며 갈무리하고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우리는 이야기 속에서 '돈보다 맛이 먼저고 맛보다 손님이 먼저'(154쪽)라는 경영의 원칙을 만나기도 하고 '여자가 돈을 벌면 아이들에게 돌아간다'(156쪽)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의 설립자인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의 말씀도 듣게 됩니다. 이 책에는 삶의 지혜가 담겨있는, 어쩌면 새삼스런 이야기들이 넘쳐납니다. 직접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훨씬 그 진실함이 무겁게 다가오는 그런 말들입니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버티고 버티다 보면 약한 사람 모두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216쪽)
 
 눈이 보이지 않게 된 이후 저는 더 많은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확신하건대 우리의 삶에는 그늘보다 햇살이 비치는 곳이 더 많습니다.그래서 저는 누구에게나 용기를 잃지 말라고 말합니다.용기가 있는 곳에 희망이 있습니다.그리고 희망은 결코 인생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 희망은 결코 등을 돌리지 않습니다.외면하지 않습니다.행복한 사람은 희망으로 산다고 했던가요.저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142쪽)
 
 그렇습니다. 저 역시 나름 힘든 시간들을 보내었지만 결코 희망은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끝내 포기하지 않고 다시서는 사람에게 희망은 그 손을 내밀어주는 법입니다. 끝으로 이 책에 나오는 가장 중요한 말을 가슴에 새겨놓으며 이 책을 접으려합니다.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시는 모든 분들, 작은 희망의 끈이라도 절대,결코 놓지 맙시다. 버팅기며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 삶입니다.
 
눈 오는 벌판을 가로질러 건너갈 때
발걸음 함부로 하지 말지어다
오늘 내가 남긴 자국은
드디어 뒷사람의 길이 되느니  - 백범 김구 (228쪽)
 
 
2008. 3. 11. 오늘도 버팅기며…….
 
(*예전 힘들때 적었던 글 한편 덧붙입니다.)
 
 밑바닥으로  
  - 김대리 55.  
   
 돌이켜보라  
 우리 언제  
 이 바닥을 떠나  
 저 높은곳을 향하여  
 위로만 올라가며  
 발버둥치며  
 벼랑끝을 걸어 다녔던가  
   
 조금씩 올라가며  
 아래로 떨어질까  
 조바심치며  
 지새운 숱한 날들이  
 밑바닥에 서니  
 우습다  
   
 어디에서든  
 튼튼한 두 발로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있음을  
 잊었던 날들이  
 또 무섭다  
   
 다시  
 밑바닥에 서서  
 올려다 본 하늘  
 아래 들판가득  
 겨울바람 불어도  
 웃으며 걸어가라  
 김대리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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