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가든 - 정직한 땀과 꽃.나무.흙의 기운으로 나를 풍요롭게 가꾼다 natural Life 2
김주덕 글.사진 / 다빈치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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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힐링 가든]- '치유하는 정원' 이야기를 여차저차하여~

먼 곳, 남의 땅에 가서 만나보았습니다.

 



 떠난 남편에 대한 추억과 아픔까지 다듬어주고 보듬어주는

정원은 그냥 바라만 보면 이 꽃들처럼 수월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은이가 스스로 이야기하듯 고된 노동뒤에야 그만한

아름다운 행복들이 찾아 오는게지요..

 

우리는 어쩌면 과정 없는 결과만을 바라보며 아름답다,행복하다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천리먼길, 휴양지 브루나이에서 만난 꽃들도 그러하였습니다.

사진에 첨부하지는 않지만 수많은 아름다운 풍경과 꽃들뒤에는

쏟아지는 햇살  아래서 묵묵히 땀흘리며 풍경을 가꿔나가는

수많은 일손들이 있었습니다.

 

모든 일이 그러하지요.

그냥 스쳐가듯 만나고 바라보는 아름다움은

아무리 훌륭하다 한들 그림 속의 떡이지요.

 

브루나이, 4박6일, 아름다운 휴양지를 다녀오면서

느낀 한 가지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바라보았을 때 느끼던 아름다움과 만족감만으로는 더 많은 날을

버팅길 수는 없을 거라는걸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깨달았습니다.



 



 



 



 



이름도 향도 잘 모르는 꽃들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겠지만

곁에서 은은히 가슴을 때려주며 울려주는 나만의 꽃 한 송이가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는 걸 이젠 알게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몇 안되는 나의 기쁨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여행을 떠나기전 바라보던 그 꽃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마침 가장 아끼는 '사랑초'도 수줍게 고개 숙이고 있더군요.

 



 



 

아침에 사진을 찍다 보니 활짝 핀 모습을 찍지는 못하였습니다만

이 조그만 풀꽃 한송이로도 만족할 수 없다면 다른 세상은 또 무엇이겠습니까?

 



 



 



 



 



 



 



 



  작은 화분들과 꽃나무들을 곁에 두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던차에

 [힐링가든]이란 책을 만나 더욱 즐거웠습니다. 부럽기도 하였구요.

 

지천으로 널린- 널리도록 공을 들인 - 꽃과 풀들, 그리고 대부분을

식용으로 먹는 지은이의 실험정신에서 또 많은 것을 배웁니다.

 

저는 이 책을

"육식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채식의 세계로 향하는 첫발걸음을 디디게 하는 책"

이라고 부르렵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입안에는 싱그런 초록 풀내음이 고이고

책을 놓자마자 달려가 이름모를 풀꽃들을 먹고 싶었답니다.

 

조금이라도 더 바라보고 더 누리기 위하여

더 열심히 가꾸며 즐기는 삶을 살아가도록 해볼 터입니다.

 

비록 육식의 유혹에서 하루 아침에 빠져나오지 못하더라도

천천히 수많은 풀꽃들의 세계로 들어가 그들과 호흡하며 함께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2008. 4. 14.  돌아온 밤,  풀꽃들의 꿈을 꾸며........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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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 보는 바보 진경문고 6
안소영 지음 / 보림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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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긍정의 마음가짐이 필요함은 예나 지금이나 필요한 일이거늘 우리는 이 평범한 진리를 자주 잊어버린다. 부닥치는 일들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짜증을 내곤 한다. 그리고 곧 뉘우친다. 여기 그러한 긍정의 힘만으로는 스스로 일어설 수 없던 사람들이 있다. 타고난 출신성분 하나때문에 양반인 듯 하면서도 아닌, 그렇다고 평민들처럼 편하게? 생활하지도 못하는 시대를 잘못 타고난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서출,서자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많은 슬픈 이야기도 충분히 알고 있다. 홍길동 前부터 시작되어 정조시대까지 이어지는 사람이고팠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여기 조금은 달라진, 다른 세상의 그들이 있다. 세상을 등지지도 뒤엎지도 못하였지만 스스로 일어서 빛이 되어갔던 사람들, 우리들은 그들을 '백탑파'라 부른다. 
 
 먼저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글쓴이가 궁금해진다. 청장관 이덕무의 가슴 속으로 들어가 마치 그가 된듯 한 시대를 찬찬히 출어내는 글솜씨는 만만치 않은 필력을 보여주기에 겉표지의 약력을 살피니 허걱, 겨우 마흔도 되기 전 쓴 책이 아닌가. 처음엔 남의 이야기를 하면서 마치 자기가 쓴 것처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으나 소소한 마음가짐의 살펴봄에서부터 말을 하고 표현하는 문체나 말투까지 오롯이 그 시대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라 읽는 내내  두근거리고 설레었다. 그리고 부럽고 고마웠다. 책 자체에 대한 이덕무의 소중한 느낌들을 만나게 해 주는 대목부터.
 
 오래된 책들에 스며 있는 은은한 묵향은 내 마음을 편안하게 어루만져 주고, 보풀이 인 낡은 책장들은 내 손실을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 아니, 스스로 나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1792년 12월 20일'에서) (13)
 
 비록 아직은 내가 '책만 보는 바보'는 아니지만 나도 가끔 경험하는 일이 아니던가. 샇아놓고 바라보기만 하는데 어느덧 내 곁에 벗처럼 다가와 나를 불러내던 그런 책들의 경험을 책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한두 번은 경험하였으리라. 나도 여러 번 경험한 바이지만 '책이 나에게 다가오는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편안하고 달콤하다.비록 간혹 내가 여러가지 일을 핑계로 매몰차게 뿌리치곤 하지만…….
 
 책과 책을 펼쳐 든 내가, 이 세상에서 차지하는 공간은 얼마쯤 될까. 기껏해야 내 앉은 키를 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책과 내 마음이 오가고 있는 공간은, 온 우주를 다 담고 있다 할 만큼 드넓고도 신비로웠다. 번쩍번쩍 섬광이 비치고 때로는 우르르 천둥소리가 들리는듯하였다. ('나는 책만 보는 바보'에서) (21)
 
 책을 대할 때마다 이렇게 눈과 귀,코,입 등 내 몸의 모든 감각은 깨어나 살아 움직인다. 자신과 연결된 신경과 핏줄을 건드리고, 피가 도는 그 흐름은 심장까지 전해져, 마침내 두근두근 뛰게 한다. 감격에 겨운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우주가 다시 깨어 일어나기도 한다. ('백탑 아래서 벗들과'에서) (55) 
 
 고백컨대 나도 이런 적이 몇 번 있다, 비록 요즘은 시간들에 쫓겨 읽고 지나쳐 가기에 바빠 제대로 두근거리지조차 못하지만. 이 책에는 이러한 책에 대한 넘쳐나는 사랑이 있다. 느껴본 사람은 알 수 있는 책과의 하나됨이 있다. 그것은 이덕무가 스스로 일컫은 바대로 "책만 보는 바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지금도 나도 그처럼 "책만 보는 바보"가되고 싶지만 그처럼 겸허한 생활을 이겨낼 재간이 없기에 그만두기로 한다. 그리고 무어보다 나에겐 그처럼 함께 어려운 시절을 보내며 가꿔온 '백탑 아래'의 '벗들'이 없기에?
 
 얼버무려 말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은 세심하게 바라보고 관찰하여 구체적으로 말한다는 것이다. 무엇 하나라도 눈길을 끄는 것이 있으면 오래도록 관찰하고 연구하였기에 박제가는 결코 얼버무리는 법이 없었다. 그의 말은 단호하고 언제나 확신에 차 있었다. ('내 마음의 벗들'에서) (77)
 
 자기로부터 '서출'의 설움이 시작되는, 1대 서자인 박제가의 설움과 분노는 그만큼 더 많고 깊었으리라. 하지만 그의 출신성분이 그를 더욱 더 단련시키고 강하게 만들었든 것은 아니었을까?
 
(유득공이 등잔을 넘어뜨려 삯바느질을 하시던 어머님의 치맛감이 엉망이 되었을 때) "이왕 엎질러진 것,어쩌겠느냐? 너무 걱정하지 마라." 잘못을 저지른  그를 감싸주며 다독이던 그날 밤 어머니의 목소리.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가 물려준 핏줄은 서러웠지만, 사랑이 담긴 어머니의 목소리는 그의 가슴에 따스한 피를 돌게 했다. 나의 벗,유득공은 그러한 따스함을 세상과 벗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내 마음의 벗들'에서) (89)
 
 비슷한 처지이면서도 늘 다른 이들에게 따스함을 전해주었다는 유득공의 그 마음씀은 위 얘기같은 어머님의 통 큰 사랑으로 피어날 수 있었으리라. 그래, 이미 엎질러진 것, 어쩌겠느냐? 서출로 태어난 것만 한탄한다고 달라질게 있겠느냐. 너무 걱정하지 마라, 너만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준비하라, 이런 마음가짐을 어머니께서는 자식에게 물려주고자 하셨으리라. 다행히도 자식들은 제대로 그 가름침을 받아들였고 이덕무,박제가,유득공은 연암과 담헌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깨어나면서 새시대를 열어갔던 것이다.
 
 그렇다면 견뎌 내리라, 저렇게 다시 피어날 수 있다면. 벌통에서 밀랍으로 묵묵히 견뎌야 하는 고통, 말간 액체가 될 때까지 활활 타는 불길에 온몸을 녹여야 하는 고통도 기꺼지 견뎌 내리라. 우리들의 삶도 저렇게 다시 피어날 수 있다면. ('백탑 아래서 벗들과'에서) (59)
 
 아름다운 문장이다. 이덕무가 스스로에게, 벗들에게 한 말들이리라. 지은이는 참으로 적절하게 이덕무와 벗들의 이야기를 이 책속에 풀어놓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그 고통의 시간들을 이겨내고 자신들의 시대를 뚜벅뚜벅 열어나갔던 것이다. 이 책에는 그 이야기도 재미나게 나와 있으나 오늘 나의 관심은 그 시대를 살다간 '백탑파'의 발걸음보다는 책에대한 이덕무의 사랑이야기이다.
 
 새로운 책을 구해 책상 위에 올려놓으면 나는 늘 가슴이 두근거린다. 책장을 펼치면 바람결에 와삭거리는 아득한 풀밭이 그 속에는 들어 있을 것만 같다. 서늘한 풀냄새를 가슴 깊이 들이마시며 나는 가보지 않은 길, 내 발자국으로 인해 새로워지는 길을 떠나려 한다. 다른 사람을 위해 풀잎들을 꼭꼭 다지며 걷는 것도 좋겠지. 아니면 그만의 길을 위해 내가 눕힌 풀잎들을 다시 일으켜 세워 놓거나. ('내 마음의 벗들'에서) (127)
 
 책을 읽는 내내, 책을 덮으면서도 나는 가슴이 두근거린다. 올 해, 2008년 독서의 목표를 [열하일기]완역본으로 정하였던 것이 순전한 우연이던가? 이 책을 이즈음에 만나다니……. 이제, 서서히 나는 '백탑파'와 그들의 시대,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열하]를 건너련다.
 
2008. 4. 6. [열하], 이제 그 강물에 한 발 담그다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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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에 싸인 아이 산하어린이 151
이상권 지음, 신지수 그림 / 산하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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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일기장 속에 있는 또 다른 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일기만 쓰는 게 아니라, 시도 쓰고 노래도 지어 부릅니다. 물론 한 번 부르고 나면 잊어버리는 노래입니다. 이제 일기장은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입니다. (21)
 
 지난 석달, 나는 책을 읽고 일기를 썼다. 하루에 한 권가량 읽고 한 편가량의 서평을 작성하였다. 의무감도 자존심도 아닌 무언가가 있어 지독히도 나의 이야기를 뱉어내었던 것이다. 내게 있어 책읽기는 책일기이고 서평은 또 다른 모습의 일기인 것이다. 중1때부터 써오던 일기장도 스물 몇 권에서 멈추었고 블로그에 올리던 半공개적인 일기도 뜸하여졌다. 그만큼 바쁜 가운데에서도 나는 무엇을 바라 읽고 쓰고 또 읽고 쓰고 하고 있을까?
 
  "유혹이란 누구한테든 있는 거야. 욕망 같은 것이지. 더 잘살고 싶고, 더 좋은 것을 가지고 싶은 욕망 말이야. 하지만 그런 유혹과 욕망은 바로 자신이 만드는 거야. 그것을 이겨 내려면 참을 줄 알아야 해.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은 그래서 어려운 거야. 조금씩 참는 버릇을 키워 나가면 돼." (101)
 
 그래, 나는 어떤 유혹에 빠져 있었던 것일까? 나만의 나라, 나만의 세상을 이 책 속에서 만들려 하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렇게 어린 아이들도 세상속에서 만나 다투며 배우며 서로 정들어가며 깨달아가며 성장하고 있는데, 나는 도대체 무엇을 바라 업무상 하는 일 외에는 책만 보고 있었던 것일까? 밤을 뒤척이며 아내랑 등돌리면서까지 책을 읽고 또 읽고 하는 것일까?  
 
 자주 만나다 보니, 이젠 꼬마배우가 다리를 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다리를 저는 것은 정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33)
 
 다리를 저는 거리의 부랑아동인 '꼬마배우'와 주인공인 외톨이 '고독한 가수'는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끌리어 사귀며 우정을 쌓아나가는데 그들에게 '꼬마배우'의 장애가 무엇이 문제가 될 수 있겠는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다. 장애는 당사자에게 조금 불편한 뿐인 것이지 바라보는 이가 그 장애로 인하여 불편하거나 우쭐해하거나 혹은 무시하거나 할 사항은 아닌 그저 '장애'그 자체인 것이다. 그리고 자주 만나고 곁에 있으면 아무 것도 아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그런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많은 장애를 스스로에게 짐지우고 있는지....... 
 
 "학교에서는 착한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지? 하지만 세상은 착할수록 살기 힘든 곳이야. 너도 언젠가는 알게 될 거야. 하지만 너는 절대 이런 짓을 하면 안 돼. ~ 왜냐하면 아무리 세상이 그래도 착한 사람은 필요하거든. 너는 착하잖아. 난 그렇게 믿어. ~ " (45)
 
 '꼬마배우'가 '고독한 가수'에게 하는 말이지만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한 번쯤은 해보았을 터이다. 나는 착한데 왜 이리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인지… 스스로를 위로하는 소리로는 괜찮을지 몰라도 부인하기 어렵게도 현실은 이야기처럼 전개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순간의 판단일 뿐이기를 우리는 또 바란다. 아직은 현실이 뒤집어지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곧, 제대로된 진실의 이야기가 들려오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착할수록 살기 쉬운 세상이라는......
 
 나를 봐, 나는 다리를 절잖아. 그래도 나는 당당해지려고 해. 그래야만 살 수 있거든. 창피당하는 순간을 이기는 게 얼마나 힘든지는 나도 알아. 부모님한테 꾸중 듣고 선생님한테 벌받는 것은 고통이 아니야. 창피하다는 감정을 이겨 낼 수 없다는 것이 진짜 고통이지. (51) 
 
 세상의 거부와 거절 속에서 살아남는 법은 역시 '스스로 서는 법'인 것을 '꼬마배우'는 거리에서 배운 것 같다. 그리고 당당해지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아쉽지만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이다.그리고 그것은 
 무엇을 알아 간다는 것은 그만큼 호기심에서 벗어난다는 뜻인가 봅니다. (77)
라고 말하며 세상에 철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처음으로 불편함이 창피함만큼이나 이겨내기 힘든 감정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60)
 
 여자 친구 생일상에 초대받아가서 느끼던 그 어색함, 나도 모르는 분위기의 감염, 그 속에서 느끼던 쭈빗쭈빗함은 수십년이 지나도 남아있다. 불편하고 창피함은 그만큼 오래가는 것이다. 그 창피함을 이겨내야만 하는 것도 결국은 자라나는 이들의 몫이겠고…
 
 너희들이 보기엔 어른이라면 자기 맘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같겠지만, 꼭 그렇지는 않단다. 어른들도 자기 맘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것이 있단다.  (204)
 
 이제는 다 자랐다고 생각하면 아직 어른이 아니다.  마흔이 넘은 아직도 더 배우고 더 자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금이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천천히 걸어도 보았고 무턱대고 엇나가 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금은 책에 반쯤 미쳐 살아가고 있다. "비밀에 싸인 아이"는 가슴 아픈 상처만 안고 세상을 떠나는 '꼬마배우'도 아니고 그 추억으로 아픈만큼 성숙해지는 '고독한 가수'도 아니다. 아직도 세상에 철들지 않으려 발버둥치며 이 밤을 부둥켜 잡고 뒤척이는 내가 바로 "비밀에 싸인 아이"이고픈 것이리라.
2008. 4. 7. 밤, 오늘도 뒤척이며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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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 초등 교과서 속 과학 먼저 알기 100가지 과학 1000가지 상식 3
신경순 그림, 판도라 글, 오준호 감수 / 세상모든책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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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시작이었다. 1976년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브이'가 우리 가슴을 흔들든 날, 난 11살이었다.  - 사실 정확한 시기는 검색을 통하여 알았지만 그 당시의 추억, 구체적으로 말해 '향수'만은 여태 아련히 남아 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나의 꿈은 '과학자',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로봇'을 만드는 과학자가 되는 것이었다. 비록 조숙했던 탓에 6학년 쯤에 현실을 직시하고 조국 과학발전의 미래를 지원하기 위하여 돈 많이 버는 카네기 같은 사업가가 되기로 하였었지만...... 
 
 [100가지 ○○,1000가지 ○○○]시리즈는 "세상모든책"에서 펴내고 있는 '상식 백과사전'이라 부를 수 있다. '초등교과서 속 과학 먼저 알기'라는 부제목 처럼 이 책 한 권이면 로봇에 대한 기본 개념부터 궁금증 그리고 현재의 진화상황까지 모든 부분을 만나볼 수 있으니 부족함을 모르겠다. 그리고 어른인 나도 모르는 부분들이 많으니 아이가 보아도 좋고 온가족이 함께 보아도 좋다. 
 
 그리스 신화를 몇번을 보았어도 처음 만나는 인조인간 '탈로스'이야기(001마디)부터 전쟁터에서 활약하는 종군기자? 로봇(044마디)을 거쳐 2500년쯤 등장할 로보 사피엔스(099마디)까지 로봇에 관한 이야기는 긑이 없다. 그리고 이 책을 보며 쓸데없이 다른 걱정?을 하는데 얼마전 다른 책에서 만난 과학발전의 속도때문이다. 과학발전은 갈수록 가파르게 진전되고 결국은 인간을 넘어서는 컴퓨터가 탄생할 것이고 이 상황은 곧 사람의 통제를 벗어난 로봇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 책도 '로봇이 세상의 주인공인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놓는다.(100마디)
 
 그리고 정돈되고 꼭 필요한 이야기들에 그림만으로도 핵심을 파악할 수 있도록 잘 그려진 삽화, 그리고 로봇에 대한 기초부터 미래에 대한 전망까지 차근차근 적절히 구분된 편집, 이 모두가 제대로 어우러져 또 한 권의 재미있고 모범적인 책으로 탄생하였다. [세계사],[한국사],[과학]시리즈가 지속적으로 발간되어 가족 모두가 함께 보는 박물紙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도 딸아이는 인터넷에서, 휴대폰에서 미래의 로봇을 만나고 있다. 우리가 상상도 못하였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속의 상식을 만나고 익힌 아이들이 자라 훗날 휴대폰 속의, 인터넷 게임속의 로봇을 현실로 만들어낼 날이 가까워오고 있는 것이다. 좋은 책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꿈을 키워주는 법이니까…….
 
2008. 4. 5. 새벽, 아이랑 같은 꿈을 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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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쇼크 2012 - 임박한 세계 대변혁 시나리오
그렉 브레이든 외 지음, 이창미, 최지아 옮김 / 쌤앤파커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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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의 목적은 진위의 증명에 있지도,논쟁의 마침표를 찍는 데 있지도 않다. 다만 다양한 관점에 대해 마음을 열어두고 있는 '탐구적인 독자'를 위해 평소에는 접할 수 없거나 기존 미디어가 '허무맹랑한 주장'이라고 폄하하고 있는 목소리를 담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리고 사이비 종교지도자들이 눈먼 헌금을 강요하기 위해 윽박지르는 '2012년 종말' 식의 운운이 아니라, '명백히 파괴와 고갈로 향해 가고 있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 초점을 맟추고자 했다.  ~ 다행히 이 책에 동참한 필자들 역시 '2012년'이라는 주제를 2012년 12월 21일 자정에 폭발하기로 된 종말의 시한폭탄으로 보기보다는 주로 '선택의 포인트', 가능성과 기회가 많아지는 계기로 서술하고 있다. ('서문'에서) (6~7)
 뜬금없이 왠 '종말론'이야기냐며 의구심을 갖는 독자들이 더 많으리라. 1999년 12월 31일 세계가 멸망한다고 많은 사이비 종교 및 예언가들이 설쳐되었건만 우리는 이렇게 건재하듯이 `2012년 종말론'과 관련하여서도 결과는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책이 나오고 또 나같은 이는 관심을 갖고 바라보는 것일까? 그 까닭은 세계의 변화와 인류의 나아갈 바에 대한 궁금증에 있다. 갈수록 급변하고 유동적이 되어가는 세계의 변화들 속에서 가까운 미래에 우리 인류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여러 사람이 쓴 글들을 모은 '편집본'이다. 주된 관심은 '마야문명이 예고한 인류의 마지막 날인 2012년 12월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그 다음은 어찌될 것인지, 어떻게 살 것인지에 관한 담론들이 넘쳐난다. 책 표지도 이러한 내용에 맞게 담담하면서도 비관적인 흑백톤으로 잘 만들어져 있다. 내용의 좋고 나쁨을 떠나 책만듦새로는 아주 잘 만든 책임을 보장하고 싶어지는 정도이다.
 
 "임박한 세계 대변혁 시나리오"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러가지 방향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그리고 그 바탕은 가까운 시일내에 무언가 엄청난 일들이 인류에게 일어날 것이라는 전제이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전세계가 ○○년 ○○월 ○○일에 완전히 멸망한다'고 주장하는 예언은 없다. 그보다 대부분 예언들의 공통점은 특정한 시점을 기화로 인류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매우 구체적이고 엄청난 변화가 '일어남'을 짚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30)
 
 아무튼 유일하게 가능한 예측은 '앞으로의 시대가 과거의 패턴과는 완전히 결별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39)
 
 그리고 이러한 논점의 근거들로 여러가지 가설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기본이 되는 마야문명의 유산에서 추산한 예언- 여러 논자들이 언급할 정도로- 과 논자에 따라 표현은 다르지만 '임박한 변화의 최종점'에 대한 추론들이다. 
 
그럼 대부분의 논자들이 이야기하는 근거를 만나보자.

 



 


 / 그림 1 / 특이점에 접근할 때의 성장 곡선  (39)
 
 위 그림이 이 책에 나온 대부분의 '종말' 또는 '변혁'과 관련한 시나리오의 근거가 되는 그래프이다. 예를들면 '컴퓨터의 연산능력이 지난 50년 동안 그랬듯 18개월마다 두 배로 높아진다, 2020년대 즈음에는 인간의 뇌 기능과 맞먹는 컴퓨터가 등장한다'(38) 는 식의 '성장의 끝','진화의 끝'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곧 '인간을 넘어서는 컴퓨터가 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 되는 것이다. "블레이드 러너"의 시대가 오는 것이다. 이러한 명제?를 부인하려면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데 그것은 인간의 능력- 특히 이 분야와 관련한 능력은 현재의 실적이 증명하는 바가 있으므로-은, 분명 발전할 것이라는 믿음을 버릴 수가 없으므로 이 논점을 수긍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다면 발전에 대한 전망 자체를 비관하는 것이 되어버리니 '딜레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의 진보를 믿자니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존재의 출현을 받아들여야되고 그렇지 않다면 이제 발전은 끝났다고 하여야 하다니... 여기서 많은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전자,기술의 진보에 다른 혁명적인 변화를 수긍하할 것이다. 나 역시 그러하다. 하여 다시 위 그림을 보면 시간이 흐르고, 변화의 속도가 가팔라질수록 '특이점'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 특이점은''방정식이 붕괴하면서 이전에 가졌던 실질적 의미는 모조리 잃게 되는 지점을 일컫는 수학용어'(37)인 것이다.  결국 '끝','마지막','한계'에 다다른다는 이야기이다. 언제? 2012년 쯤에.
 
 '특이점'(37), '오메가 포인트'(53),'임계질량'(85), '카오스포인트'(97), '전환기'(111), '점프타임'(308), 그리고 '마야력의 마지막 날'(155) 등 이 모든 표현이 가리키는 바는 거의 동일하다. 비등점을 향해 달아오른 물이 비로소 끓기 시작하는 시점, 섭씨 99.9 ˚ 에서 100˚로 끓어오르는 시점에 대한 표현들인데 바로 '마지막 날'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다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것은 그럼 그 날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고, 하여야만 하는가이다. 
 
 이 부분에서 책과 나는 조금은 다른 길로  갈라선다. 책은 안정적이고, 미국스럽게도(!), 개인과 인류의 영성을 강조하며 한걸음 물러선 듯한 논지들이 제시된다. 물론 나쁜 결론은 아니다. 하지만 잘 될거라는, 잘되야만 하다는 소명의식으로 세계가 그 '터닝 포인트'를 슬기롭게 넘어설 수 있을까에 나는, 조금 비관적이다. 개인의 견해로서 열심히 살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며 세계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과 그렇게 될 것이라 전망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이미 한참 전인 2006년 겨울에 출간된 보고서. 그에 따르면 지구인구의 단 2%가 세계 부의 50%를, 그리고 단 1%가 40%를 소유하고 있다. (237)
 
 (세계동향) 2015년의 세상은 아주 극소수(점점 줄어들고 있는)만 더 좋아질 뿐, 나머지(급속도로 늘고 있는)의 사정은 악화된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세계와 비슷한 양상을 띤다. (96)
 
 이 책의 논자들도 이런 현실을 부인하지는 못한다. 그러면서도 비전은,전망은 긍정적으로 내놓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그들도 이미 자리잡은 사람들이기때문이라고 보기엔 너무 단순한 판단이리라.
 
 문제를 야기시켰던 것과 동일한 의식상태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아인슈타인) (238)
 
 "인간 의식 차원에서 전 지구적인 혁명이 없다면, 아무것도 좋은 쪽으로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각성하지 않는다면 이 세계 앞에 놓인 환경과 사회,문명 전체의 파국은 불가피할 것입니다." (1991년 2월,바츨라프 하벨,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 (108)
 
 '우주적 인간의 출현'(84), '새벽을 만드는 사람들-비저너리의 출현'(112), '재지역화(144),'이사파-2012년 달력의 출발점'(180),' 2012년, 다시 깨어나야할 시간'(228),'반투명한 사람'(242), 그리고 '2012 케찰코아틀의 복귀'(291) 등 이 많은 표현들이 가리키는 것은 "정신적 깊이의 대변혁"이며 이를 이루거나 이루려는 사람들의 출현을 알리는 것이다.결국 모든 것은 카이로스의 문제이다.즉 우연한 사건들이 일어날 때인 것이다. '산업성장 사회'에서 '생명보존 사회'로 가는 이행과정이라는 것이 이 책의 논자들이 이야기하는 바다. 그 희망들은 전환기를 넘어서기에 차고 넘칠만큼 많고 또한 감미롭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것이 있으니 전망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그 대열에 뛰어들지 않을때에는 희망도 절망으로 바뀌고야 마는 것이다, 그것이 역사이고 미래인 것이다.
 
(중대한 갈림길에서,현재와 같은 점프타임에서)  우리는 낯익은 영역으로 회귀하기를 희망하면서 우리가 따라온 길을 되돌아가는가?  아니면 이렇게 외칠 것인가? 쇼는 계속돼야 한다(Show must go on)'고 (308)
 
 이제 우리는 우리 인류가 이 지구속에서 살아가는 '종(種)의 으뜸에 설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는 일에 마음과 생각을 다'해야 하리라. '결국 우리에게 마지막 남은 희망은 우리 자신 뿐이므로'(55)
 
2008년 4월 4일 밤, 봄날은 오네….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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