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가든]- '치유하는 정원' 이야기를 여차저차하여~
먼 곳, 남의 땅에 가서 만나보았습니다.
떠난 남편에 대한 추억과 아픔까지 다듬어주고 보듬어주는
정원은 그냥 바라만 보면 이 꽃들처럼 수월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은이가 스스로 이야기하듯 고된 노동뒤에야 그만한
아름다운 행복들이 찾아 오는게지요..
우리는 어쩌면 과정 없는 결과만을 바라보며 아름답다,행복하다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천리먼길, 휴양지 브루나이에서 만난 꽃들도 그러하였습니다.
사진에 첨부하지는 않지만 수많은 아름다운 풍경과 꽃들뒤에는
쏟아지는 햇살 아래서 묵묵히 땀흘리며 풍경을 가꿔나가는
수많은 일손들이 있었습니다.
모든 일이 그러하지요.
그냥 스쳐가듯 만나고 바라보는 아름다움은
아무리 훌륭하다 한들 그림 속의 떡이지요.
브루나이, 4박6일, 아름다운 휴양지를 다녀오면서
느낀 한 가지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바라보았을 때 느끼던 아름다움과 만족감만으로는 더 많은 날을
버팅길 수는 없을 거라는걸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깨달았습니다.
이름도 향도 잘 모르는 꽃들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겠지만
곁에서 은은히 가슴을 때려주며 울려주는 나만의 꽃 한 송이가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는 걸 이젠 알게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몇 안되는 나의 기쁨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여행을 떠나기전 바라보던 그 꽃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마침 가장 아끼는 '사랑초'도 수줍게 고개 숙이고 있더군요.
아침에 사진을 찍다 보니 활짝 핀 모습을 찍지는 못하였습니다만
이 조그만 풀꽃 한송이로도 만족할 수 없다면 다른 세상은 또 무엇이겠습니까?
작은 화분들과 꽃나무들을 곁에 두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던차에
[힐링가든]이란 책을 만나 더욱 즐거웠습니다. 부럽기도 하였구요.
지천으로 널린- 널리도록 공을 들인 - 꽃과 풀들, 그리고 대부분을
식용으로 먹는 지은이의 실험정신에서 또 많은 것을 배웁니다.
저는 이 책을
"육식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채식의 세계로 향하는 첫발걸음을 디디게 하는 책"
이라고 부르렵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입안에는 싱그런 초록 풀내음이 고이고
책을 놓자마자 달려가 이름모를 풀꽃들을 먹고 싶었답니다.
조금이라도 더 바라보고 더 누리기 위하여
더 열심히 가꾸며 즐기는 삶을 살아가도록 해볼 터입니다.
비록 육식의 유혹에서 하루 아침에 빠져나오지 못하더라도
천천히 수많은 풀꽃들의 세계로 들어가 그들과 호흡하며 함께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2008. 4. 14. 돌아온 밤, 풀꽃들의 꿈을 꾸며........
들풀처럼